치과업계 ‘손익계산’ 고심
수출 판로 등 확대 경쟁력 있는 제품 생산 주력도
한·미 FTA 발효를 앞둔 이 시점, 국내 치과업계는 어떤 심정으로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까.
우선 국내에 다수 진출해 있는 유력 수입 임플랜트 업체들의 경우 본사의 영업 방침에 따라 향후 내수시장 마케팅 전략에 있어 별 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A 임플랜트 업체 관계자는 “한·미 FTA에 앞서 EU와의 FTA가 체결됐을 때도 특별한 마케팅 전략변화나 제품공급가에 변동이 없었다. 실제 FTA가 제품 수입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외산업체들의 경우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산 임플랜트 업체들과는 차별화된 시장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임플랜트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인데, 그래도 시장개방에 따른 국내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미 FTA 발효에 따라 특허권 등 지적재산의 보호가 강화돼 국산 ‘카피’ 제품들에 대한 ‘오리지널’들의 공세가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관계자들은 국내 시장에서보다는 해외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유명 외산 B 임플랜트 업체의 관계자는 “이미 국내시장 진출 당시 본사에 카피제품들에 대한 규제를 요청한 바 있으나 실효성 등을 이유로 묵인돼 온 측면이 있다. 그러나 내수시장과는 달리 해외시장에서는 국산 제품들이 점차 점유율을 늘려갈 경우 예상치 못한 특허소송 등으로 인해 (해외 업체들의) 강력한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자체 마케팅부서 내 특허전담팀을 운영하며 한·미 FTA의 진행경과를 주목하고 있지만, 기존 수출활성화 전략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미 미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중대형기업보다는 독창적인 기술력을 갖춘 소기업들이 관세철폐 등 시장개방에 따른 이익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C 임플랜트 업체 마케팅 담당자는 “미국시장에 제품을 대량 공급하는 기업은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어 원래 관세에 대한 부담이 없다.
관세철폐에 따른 반사이익은 OEM 방식 등을 통해 소규모 수출을 하는 기업들에게 예상된다”며 “한·미 FTA를 통해 해외공급단가가 떨어지면 분명 수출 호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OEM 방식으로 미국 유명 치과업체에 임플랜트를 납품하고 있는 D 업체 관계자는 “시장개방의 시점을 잘 활용해 고유 브랜드로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등 수출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 치과기자재 시장의 포화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한·미 FTA에 막연한 기대를 거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매출의 60% 수준을 수출에 의지하고 있는 E 재료생산업체 역시 “한·미 FTA가 중장기적으로 치과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은 확실하다”며 “향후 수출 판로 등의 확대를 통해 경쟁력 있는 제품 생산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내부 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골이식재를 주로 취급하고 있는 F 업체는 “한·미 FTA가 결국 서민 경제와 소비 시장의 위축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경기에 민감한 치과의 경우 개원가 뿐 아니라 업계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호에 계속>
전수환 기자 parisie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