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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6번째) 값진 경험, 그리고 새로운 시작

값진 경험, 그리고 새로운 시작
-제13회 전국 치대·치전원 학생학술경연대회에 참가하며


2010년 8월, 선배의 권유로 제37회 APDSA(Asia Pacific Dental Students Association)에 참가하게 되었다. APDSA는 아태지역 치과대학생들의 학술·문화교류의 장이자 38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제적인 친목도모 행사로, 37회는 일본에서 개최되었다. 국제교류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부푼 가슴을 안고 선배들과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APDSA에는 City Tour, Cultural Night 등 여러 행사가 있지만, 메인 프로그램 중 하나는 바로 SRC(Scientific Research Competition)이다. 당시 본과 3학년이었던 이주호 선배가 한국 대표팀 중 하나로 참가했고, 3rd prize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처음엔 정확히 어떤 프로그램이었는지 잘 몰랐지만, 실험과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를 발표하는 대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흥미가 생겼다. 행사가 끝나고 한국에 돌아온 후에 연구를 시작하고 싶어서 학생 연구활동에 대해 더 알아보았다.


그렇게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서 막막했다. ‘나는 여러 가지로 욕심이 많은 성격이라 동아리 활동 등 시간을 투자하는 것들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모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아직 학생이라 아는 지식이 많이 부족한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같은 고민들이 처음 해보는 연구 활동에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주호 형이 나에게 자세한 설명도 해주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나를 설득했다. 방학이 시작돼 선배와 함께 연구 지도교수님인 김해원 교수님을 찾아뵈었고, 나는 연구활동을 시작했다. 첫 목표는 국내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학술경연대회 참가였다.


교과과정 외에는 처음 해보는 실험이라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실험실에 들어갔는데, 교수님들과 그곳의 연구원 분들이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긴장을 풀고 쉽게 적응하게 되었다. 그러나 세상에 쉬운 것 하나 없다는 말이 있는데 나의 연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밤새 연구에 필요한 재료 제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데이터가 잘못 나와 처음부터 다시 한 적도 많았다. 거기다가 연구 외에도 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던 나였기에 항상 시간에 쫓기며 실험하였다. 스트레스는 쌓여만 갔고 시작할 때의 의지가 불안과 걱정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렇게 약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여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그때부터는 다른 일들은 제쳐두고 실험에 몰두하였더니 그제서야 연구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였다. 학기가 시작된 후에는 더 바빠졌다. 학교 공부를 하는 틈틈이 수업이 끝나면 가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완벽하지는 않지만 발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수준의 데이터가 모였고, 발표대회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사실 나는 무대공포증이 있었다. 남들 앞에만 서면 굉장히 긴장되어서 말도 제대로 못 했고, 이런 점은 발표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했다. 발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자신감인데, 내 약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이때 나에게 큰 힘이 된 것은 다름 아닌 끊임없는 연습이었다. 반복적인 연습은 물론 선후배들과 동기들에게 발표해보면서 단점을 수정하였고, 처음 듣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에 개선을 거듭하였다. 그 결과 어느 순간 무대공포증은 사라져 있었고 무대에 올랐을 때 전혀 다른 모습의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지나친 연습 때문에 목감기에 걸려서 대회가 끝난 후에도 고생하는 대가를 톡톡히 치렀지만 말이다.


드디어 대회 당일, 내 차례가 되어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섰다. 연습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해서인지, 발표를 시작하는 순간 실수를 하고 말았다.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발표를 했고, 나의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각오로 발표를 이어나갔다. 발표를 끝내고 다른 참가자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다른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의 연구가 활발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에 관한 발표는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있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시상식을 했고, 나는 대상을 수상했다.


생각지도 못한 수상에 감격해 있을 틈도 없이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이 상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출발이라는 것이었다. 내년에 있을 Student Clinician Program(세계 치과대학생 학술 연구 발표 경연대회)에 참가하게 될 한국 대표로서, 더 수준 높은 연구와 발표를 하여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연구 수준을 세계에 알려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남은 시간동안 연구 내용을 더욱 보완하여 세계에 부끄럽지 않을 대한민국 치과대학 학생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할 것이다.

  

박양훈

단국치대 본과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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