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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8번째) change your altitude!

Relay Essay
제1728번째


change your altitude!


1999년 스위스의 정신과의사이자 열기구 전문가인 버트랜드 피카드 (Bertrand Piccard)는 열기구를 타고 지구횡단비행을 도전하였습니다. 피카드는 3.7톤의 LNG를 탑재한 Breitling Orbiter3 라는 열기구에 몸을 싣고 스위스를 출발하여 단 19일 만에 4만5000km를 비행하여 지구를 한 바퀴 횡단하는데 성공합니다.

 

열기구를 움직이는 방법은 전적으로 바람의 방향에 달려 있습니다. 바람의 방향을 잘 타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지만, 때로는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지구 대기는 서로 각기 다른 바람 층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열기구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려면 고도를 바꿈으로써 가능해 집니다. 열기구는 모래주머니, 물, 필요하지 않은 연료와 장비를 버림으로써 고도의 변화가 간단히 이루어지지만, 일단 버리면 주울 수 없기 때문에 고도를 바꾸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이 한정된 시간과 연료를 싣고 지구횡단비행을 하고자 하는 큰 목적이 있다면 더욱더 신중을 거듭해야 합니다.

  

횡단비행도중 연료부족과 실패의 불안감에 휩싸이던 피카드는 기상학자의 조언을 무시하고 고도를 높여서 제트기류를 타고 평상시의 두배의 속도로 비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북극쪽으로 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기상학자와 논쟁을 시작합니다. 이때 기상학자는 피카드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고 합니다. “진짜 원하는게 뭐요? 틀린 방향으로 한번 빨리 가 보고 싶다는 거요? 아니면 천천히 옳은 방향으로 가겠소?” 결국 기상학자의 조언을 듣고 올바른 항로를 선택한 피카드는 늦었지만 세계일주를 성공리에 마치게 됩니다.

  

우리가 만일 삶의 궤적을 바꾸려 한다면, 열기구의 비행경로를 바꾸는 것처럼 고도를 바꿈으로써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인생에서 고도를 바꾼다는 것은 심리적, 철학적, 정신적 수준을 끌어 올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요? 열기구 비행에서는 간단합니다. 바로 모래주머니가 있기 때문이죠. 인생에서도 모래주머니를 버림으로써 우리는 고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낡은 습관, 과거에 대한 집착, 이기심 등등의 모래주머니들을 말입니다. 만일 우리가 인생의 고도를 바꿀 수만 있다면 인생은 더 이상 한 방향으로만 가는 일차원이 아닐 것입니다. 인생은 가능한 모든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매우 많은 선들로 이루어져 있는 삼차원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항상 원하는 방향으로만 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자 하지만, 바람과 시련이 우리를 원치 않는 방향으로 밀어 냅니다. 사실 어떤 모래주머니를 버려야 하고 어떤 고도를 선택해야 하는지는 쉽지 않은 선택이며 도전입니다. 올바른 고도의 선택을 위해서는 피카드의 기상학자처럼 우리도 친구, 가족, 선배들과 함께 우리의 삶의 방향에 대하여 수시로 상담하고 수정해야 합니다.

  

치과의사로서 우리들은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여행하고 있을까요? 일부 항해자들은 과다한 욕심과 이기심 이라는 이름의 모래주머니와 함께 제트기류를 타고 북극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한정된 시간과 연료를 가지고 출발하는 탐험가처럼 치과의사들도 모두가 자신만의 목표와 꿈 그리고 비전을 가지고 여행을 시작합니다. 여행 중 우리는 시련과 바람에 시달리며 더 빠른 속도로 날고자 하는 유혹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욕심과 이기심이라는 이름의 모래주머니를 버리고 올바른 방향과 적당한 속도로 여행하는 것은, 의료인으로서 인간으로서의 도리와 역할을 수행하면서 치과의사로서의 인생의 여행도 성공적으로 마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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