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 Essay
제1729번째
최고의 튜닝은?
‘튜닝(tuning)’이라 함은 기성 제품 외관을 바꾸거나 성능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누구나 멋지게 튜닝되어 있는 내 차를 꿈꾼다.
얼마 전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2012 오토 모티브 위크(Automotive Week 2012)’가 열린다기에 시간을 내 방문했다. 전시장에는 자동차와 관련된 부품 및 용품, 설비 등등이 전시돼 있었다.
특히 튜닝 파츠 및 튜닝 차량들도 전시가 되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발길이 옮겨졌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처음에는 레이싱 모델들을 볼 마음으로, 차량 관람에 긴 시간을 할애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알록달록’, ‘무시무시’하게 튜닝된 차량들 사이를 몇 시간 째 배회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튜닝된 차량들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굳이 저럴 필요까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최고의 튜닝은 순정이다”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남들과 다른 나만의 차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의 욕망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
수 백 만원을 넘나드는 최신 오디오 시스템을 보면서 ‘나는 막 귀라 라디오 수준의 음질이면 만족해’라고 자위했고, 트랜스포머처럼 당장이라도 변신할 듯 ‘드레스업(Dress-up)’ 되어 있는 차량들을 보면서는 ‘뭐, 똥차에 광 내 봤자 그냥 똥차지’라고 스스로를 달랠 수밖에 없었다.
관람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관련 인터넷 카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뭔가 내 차에도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검색하다가 바로 튜닝의 끝, 이른바 ‘궁극의 튜닝’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됐다.
최고의 튜닝은 바로 ‘조수석 튜닝’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성능 좋은 오디오 시스템도, 멋드러진 드레스업(Dress-up)도 다 부질 없었다. 옆자리 조수석에 타고 있는 예쁜 여자친구 하나면 얘기 끝이다.
난 이미 최고의 튜닝카를 타고 있었던 것이다.
이형범
(주)더존월드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