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발표 접한 개원가·국민·언론 반응은?
“처참한 심경 … 곳곳서 탄식소리”
“논리싸움 벗어나 끼워 맞춘 것” 비판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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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 개원의 F 원장은 “이미 터진 사안인 만큼 이제는 치과계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단결하면서 이번 사태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일만 남았다”고 단언했다.
#‘밥그릇’ VS ‘본질’ 논쟁 재점화
한편 대다수 언론매체들이 이번 공정위 발표를 다룬 만큼 인터넷 공간에서 표출된 국민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치과가) 얼마나 폭리를 취했었는지 뻔히 드러났다”, “누가 봐도 이건 당신들 밥그릇 싸움”, “유디는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임플랜트 시장을 키운 일등공신” 등 기존 치과계를 향한 노골적이고 원색적인 반응들도 많았지만, “내가 다니는 개인치과는 진짜 양심적”이라며 일반화의 오류를 경계하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차분하게 이번 논란의 핵심을 들여다보자는 의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였다. 이를 계기로 의료의 역할과 본질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되짚자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유명 포털사이트 토론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유디는 1인의 오너가 120개가 넘는 치과를 소유하고 있는 형태로, 엄연하게 현행법상 불법의료기관”이라며 “반값 임플랜트라는 문구가 아닌 그 병원 속에서 환자를 대하는 이들의 속성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정위의 결정은 가격만 낮으면 최고의 선이라는 단순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정”, “의료는 장사가 아니다. 경제논리 이전에 인술로 보아야 한다. 경제논리로 보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본다” 등의 논리에도 네티즌들의 눈길이 쏠렸다.
치과계 외부에서도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내가 봐도 편파적이다. 공정위 입장이 이해가 안 된다”며 “신경 안 쓰고 치협을 때린 것으로 논리 싸움이 아니라 정치적 관계로 해석한 것이며, 끼워 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받아쓰기’언론도 문제 있다
그러나 일간지, 공중파를 비롯한 주류 언론은 물론 다수의 인터넷 매체들의 ‘스탠스’는 획일적이면서도 매우 선정적이었다. 특히 ‘임플란트 전쟁, 90만원 ‘반값’이 이겼다’, ‘치협, 수백만원 임플란트 반값에 제공한 유디치과 왕따시켜’, ‘반값 임플란트 영업방해 치과의사협회에 과징금’ 등 이미 제목에서 일방적으로 유디의 ‘손’을 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일간지에서는 ‘공정경쟁을 파괴하는 의사 이기주의’, ‘치과의료시장도 공정 경쟁 룰 따라야’ 등의 사설을 통해 공정위 발표의 정당성을 포장했다.
이날 특별한 이슈가 없었던 공중파 방송에서도 ‘유디치과 사업 방해 치과의협 최고 과징금’, ‘반값 임플란트가 이겼다’ 등의 제목으로 공정위 발표 내용과 관련된 논란을 심층 보도했다.
보도를 접한 치과의사들은 “불공정한 공정위 발표와 편파적 언론보도로 치과계에 대한 국민 불신이 최고조에 달했다”, “주요 언론들의 깊이 있는 문제 인식이 아쉬운 대목”이라며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치과의사들을 일단 ‘공공의 적’으로 설정하는 기존 언론의 태도가 결국 피상적 문제인식과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최근 한겨레21의 ‘돈이 먼저인 네트워크치과들’(2012.05.14 제910호) 등의 보도는 이번 논쟁의 본질과 실체적 진실을 시의적절하게 파헤치고 있다는 점에서 치과계 안팎의 호평을 받았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