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 Essay
제1754번째
아버지, 나의 아버지!(II)
제게 생명을 주시고, 뼈와 살을 내어주시고
고운 모습을 담아주시면서
모나지않게, 불합리하지않게
아름다이 길러주신 아버지께서는
그 세월만큼의 고단한 여장을
되걸어서 가시는 고통을 바라보았던
불효한 여식의 오늘밤은 유난히 아픈 연민이
새록새록 솟아납니다
짧지도 길기도 않았던 70년 세월중
삼십 여일 생과사의 갈림길에서
삶의 끈을 놓칠듯, 놓칠듯…
추석 빔 준비하던 어느 초가을날…
당신께서는 세상과 이별의 준비를 하셨고
사랑하던 4녀 1남 들을 남기시고 떠나셨습니다.
아버지 떠나신 날
이사람 저사람들 있어 떠나신줄 알면서도
떠나시지 않았는지 알았습니다.
떠나신 다음날은 이곳 저곳에서 조문하는
일가친척 친지들과 맞절하며
아버지 옆에 계신줄 믿었습니다.
그리고 하얀 꽃상여 타고 산에 오르시던 날
할아버지, 할머니 옆에 계셔서
아버지 외롭지않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아버지 지금 어디쯤 계시는지 궁금하옵지만
평생 그리워하셨던 할머니 만나셨는지 궁금하옵지만
떠나신 서러움에 가슴 미어집니다
아버지 쓰셨던 진료실 체어, 기구들 모아모아
제 진료실 한켠에 모셔두고
아버지 보고파질때마다 들여다 보며 눈물 짓습니다.
이승에서도 당신 가신길 따라 가고있고
언젠가는,
저승에서도 당신이 가신 그 길을 따라 가겠지만
당신이 주신 그 많은 정을 어찌 다 갚으리오,
혹여 불효녀 때문에 갖고 가신 근심있으셨다면
수정처럼 맑은 물 흐르는 곳 그 물속에
모두 흘려보내시고 이제는 편히 쉬옵소서…
이미 이생과 인연은 다하시어 떠나셨지만
그 곳에서 다시 뵈올때까지
선한 인연 맺으시어 유희하는 세계에서
멋진 생을 사시기를 삼가 소원하옵나이다.
2012, 6월 더운 여름날 당신의 셋째딸 소함
김미애
경희치대 여자동문회장
송파 예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