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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7번째) 의료봉사? 마음나눔!

Relay Essay
제1757번째


의료봉사?
마음나눔!


의료봉사를 가려고 하면 맨 처음으로 떠오르는 생각은 부담감이다. 요즈음처럼 치과계가 어려울 때, 나 자신 추스르기도 힘든 상황에서 남을 위한 물질적 봉사나 재능 기부는 그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봉사를 위한 물질적 지원, 개인 부담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며칠간 진료를 비워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봉사전후의 밀린 진료로 인한 번잡함은 물론 진료봉사 준비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휴진의 이유로 진료봉사를 이야기 한다는 것이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 보기에 잘난 척 하거나 위선적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소심함 역시 부담으로 다가온다. 


2012년 6월 2일 떠난 연길과 훈춘 의료봉사는 수하물 속의 기구소독제의 운송불가 판정으로 인하여 더욱 복잡하게 시작되었다. 이번 진료봉사는 리빙웰 덴탈팀 식구들 중 5명의 치과의사와 그리고 진료봉사를 도울 가족 4명 등 전체 9명이 중국의 연길과 훈춘 두 곳에서 친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료하는 것이었다. 


치료 대상인 연길 사랑의 집은 한국 선교사님이 운영하는 곳으로 장애아동을 포함한 약 70명 정도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이다. 그런데 건물의 벽돌색이 다른 모자이크 한 것같이 여기저기 얼룩덜룩하였다. 이는 여러분들의 지원과 자원봉사가 이루어질 때마다 공사가 진척되어서 색이 다른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서야 의미가 있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사람들의 마음의 모임, 돕고자 하는 작은 마음들이 모여서 건물이 되었다는 사실이 봉사란 큰 것이 아니라 작은 마음의 나눔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끼게 하였다.


그리고 이번 봉사를 통해 내가 나누어 준 나의 재능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었다. 내가 드린 것보다 진료 받으신 할머니나 아이들 눈을 보면서 느낀 그분들의 마음에서 느껴진 감사함, 행복감, 그리고 은혜들이 훨씬 컸다는 생각은 봉사의 본질은 재능의 기부, 베품이 아니라 섬김이며 마음의 나눔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였다. 뿐만 아니라 함께 간 봉사단원들, 김현철 선생님 가족, 오규명 선생님 가족, 구강병원, 미치과 선생님댁 가족 등 서로 위하고 섬기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기쁨 역시 의료봉사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였다.


사실 매번 진료 봉사를 할 때마다 재능 기부라는 생각에 제일 중요한 것은 조금이라도  진료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여왔다. 그러나 이번 봉사에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치과진료가 무서워 굳어 있던 아이들이, 치료를 통해서가 아니라 치료 이후 오선생님 가족과 필자의 작은 아이 윤제가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칫솔질 방법도 가르쳐 주고 장난도 칠 때, 마음을 열고 아주 작은 선물을 주면서 환한 얼굴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정작 아이들한테 필요한 것은 일회성의 치료가 아닌 따듯한 마음과 사랑의 나눔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진료 후 있었던 백두산 관광에서 악천후로 천지를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백두산의 원시림을 거닐면서 느꼈던 행복감이나 훈춘 구강병원과, 연길 미치과의원이 리빙웰치과 병원과의 자매결연, 김현철 선생님의 두 차례 강연을 통한 진료교류 등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의료봉사에서 행해지는 의료행위는 하나의 매개가 될 뿐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나눔’이라고 생각한다. 의료봉사를 무엇을 준다고 생각하기보다 다른 사람을 섬기고 마음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행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본질적인 봉사의 기쁨이 아닐까? 누군가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자체가 기쁘고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승철
 마포 리빙웰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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