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제1765번째) 나와 우리가 만나는 25thHybridTimeSquare 기대 (하)

Relay Essay
제1765번째


나와 우리가 만나는 25thHybridTimeSquare 기대 (하)


<2058호에 이어 계속>


각설하고 우리 졸업 동기들은 모두 63명이었다. 졸업정원제로 104명이 예과에 입학하였지만, 위 기수 선배 11명을 포함하여 본과로 올라온 수가 80명이었으니, 대략 함께 입학한 동료들의 탈락 수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고, 본과 1학년을 거치면서 또 다시 다수가 탈락하여 결국 63명만이 졸업을 하게 되었다. 그때 유행한 이야기가 생각나네. 비록 모든 과목에서 저공비행을 할지라도 결코 한 과목이라도 과락(F)을 맞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지상과제(?)라고, 그래도 총 학점이 일정 이상의 점수는 되어야 하니까 모든 과목에서 완전저공비행은 안돼, 안돼. 아무튼 여러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한 과목 과락으로 탈락하는 동료들이 생겼으니 말이야. 금번 25주년 졸업 여행에는 63명 모두가 참여하기를 바랬지만, 그래도 그 중 2/3인 42명의 동기들이 참여하게 되었으니 주최측의 체면은 선 것 같고(?). 지금이라도 당장 모두들 다같이 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목적지는 일명 삼다도(三多島)라고 부르는 탐라 랜드다.


15일 저녁에는 추억 사진으로 가을 밤을 수놓을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되기도 하고 아 그때는 그랬지 아 이런 시간들도 있었네, 등등 여기저기서 마구 쏟아져 나올 빅-마우스(big-mouth)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넥타이 풀고, 와이셔츠 단추도 몇 개 내리고,  그렇게 우리의 추억의 밤은 깊어가겠지. 그래도 정말 오랜 만에 만났는데 아무렴 그렇지 요즘 민감한 이슈들에 입을 대지 않고 지나갈 동기들이 아니지 않겠나. 글쎄 잘은 모르지만 소주 몇 잔 돌면 어떤 광란의 밤을 연출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살짝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 좀 골치 아픈 이야기이긴 하지만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가슴 가진 20~30대의 진보(좌파), 더 성장을 해야 먹거리라도 생길 것이 아닌가라고 설파할 머리 가진 40~50대의 보수(우파), 글쎄 누군가는 말했지. 兩派(좌우파)를 경험하지 않고 ‘어찌 한 국가와 사회의 일원으로 제대로 된 멋진 인생을 살았다고 말 할 수 있겠는가’라고. ‘아프니까 청춘이고, 외로우니까 노인이다’는 멋진 카피라이터가 있던 데. 그럼 우리네 이야기는 결국 가슴 달린 진보와 머리 가진 보수, 청춘의 아픔과 노인의 외로움을 양 극단으로 하는 스펙트럼 그 어느 지점을 달려가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제 하늘의 명을 아는 나이 지천명(知天命)에 이르렀으니, 정의(正義)를 정의(定義)하는 것도 서로 다양할 테지. 그러니 비록 어느 한쪽의 진영 논리와 편집증적인 논리 전개를 할지라도 끝까지 들어 줄 수 있는 도량은 가져야 하지 않겠나? 서로의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관점으로 넉넉히 바라보아야 하겠지. ‘잔잔하게 말하는 큰 소리가 있고 크게 말하는 작은 소리가 있다’고 들었다. 제발 조용 조용 이야기하라고.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출신이 부산 갈매기(seagull)인걸. 시끌시끌(seagull seagull)하게 소리 한번 질러도 안되겠나.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면 정해진 시간표대로 나누어지겠지. 지나온 삶의 이야기들을 주섬주섬 피어 올릴 올레파와 인생 OB(out of bounds)와 벙커에서 빠져 나온 이야기로 웃음 꽃을 피울 골프파로 말이다. 그래도 친구들아, 이것만은 간직하자. Hello로 시작해서 Olleh로 마치자. OB로 시작해도 GS(good shot)으로 마치자. 제발 타향 까마귀에서 고향 갈매기로 갈무리하자. 글구 또 각자의 길을 따라 사뿐사뿐, 터벅터벅, 툭툭, 하악하악 남은 길을 걸어 가자. 그 길 끝에서는 비록 3등으로 만날지라도 삼류로는 만나지 말자.
동기들아,


내키지는 않지만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 김동률의 “사랑한다는 말”이라는 노래 가사다. “사랑한다는 말 너무 흔해서 하기 싫은 말,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내 입가에서 맴도는 그 말, 사랑한다는 말”


허허, 따라 하는 것도 좀 어색하네. 우짜겠노. 부산 갈매기라서 그렇지.


이성근
일산 예치과의원 원장

관련기사 PDF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