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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낮추고 인간적 모습 보여주라”

“나를 낮추고 인간적 모습 보여주라”

 

의료경영
20년 노하우
책으로 펴낸
김태훈 원장

  

‘누가 내 환자를 훔쳤을까’ 의료경영서 출간
 직원과 환자심리 정확히 이해 만족감 줘야
 병원운영 팁·임상매뉴얼 저술 도움 주고파

  

“병원경영이 악화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치열한 개원환경? 갈수록 똑똑해지는 환자? 말을 듣지 않는 직원? 근본적인 원인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신입니다.”


치과네트워크, 클리닉센터 건설, 의료장비 개발, 임플란트 회사 등 20여 년간 다양한 사업을 하며 “간신히 살아남을 정도로만 실패한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는 김태훈 원장(일산 모아치과의원)이 최근 ‘누가 내 환자를 훔쳤을까(Wonder who stole my patient?·명문출판사)’란 의료경영서를 내놨다.


스펜서 존슨의 자기계발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패러디한 제목이 눈길을 잡는 신서는 환자를 도둑맞은 사건정황 소개부터 시작해 피해자·목격자 진술, 용의자 심문, 과학수사, 범인색출 등 사건을 수사해 나가는 흥미로운 구성을 통해 김 원장의 병원경영 노하우를 풀어낸다.


김 원장은 “결국 환자를 빼앗아 간 범인은 원장 자신”이라며 “‘비현실적 낙관주의’에 빠져 세상의 흐름과 고객의 요구를 외면한 채 ‘진료만 잘하면 좋은 의사’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동료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치과의사는 진료라는 상품을 팔고 있는 서비스 제공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이 상품은 단순한 테크닉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의 공감을 통한 신뢰형성, 직원들과의 원만한 관계형성, 병원의 세부적인 환경과 분위기를 통한 브랜드 마케팅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치과의료도 하나의 서비스로 주위 치과들만이 경쟁상대가 아니라 환자가 선택 가능한 모든 소비재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는 것인데, 저비용의 치료 시에는 환자들의 실용주의적인 소비형태를 정확히 파악해 대처하고 고비용 진료 시에는 로얄리스트가 되고 싶어 하는 환자심리를 정확히 이해해 만족감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치과의사는 직원과 환자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병원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김 원장은 “최소한의 규율을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며, 실현가능하고 정확한 보상이 명시된 비전을 제시할 때 직원들은 원장을 존중하고 원장의 철학대로 환자를 대하게 된다”며 “환자의 치료계획을 스텝과 함께 논의해 보라. 그리고 때론 병원 외적으로 자신의 개인적 고민도 털어놓는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보라. 직원들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우스갯소리로 예쁘고, 일 잘하고, 월급 적게 받아가는 직원이 최고라는 말을 동료들과 하곤 한다. 월급은 모르겠지만 예쁘고 일 잘하는 직원을 만드는 것은 원장 자신이 변화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국내 45개 지점을 운영 중인 모아치과네트워크 창립멤버로 누구보다 앞서 의료마케팅의 중요성을 설파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네트워크의 근본취지는 가치 있는 진료이념을 공유하고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의료인이 진료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부 네트워크치과들이 저수가 일변도 경영으로 개원가를 흔드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 동료들이 무분별한 저수가 네트워크치과들이 오히려 나의 진료와 서비스를 더 돋보이게 하는 조력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실력과 좋은 마인드만 갖췄다면 병원은 영원한 블루오션이라는 것인데, 김 원장은 무엇보다 ‘나를 낮추는 자세’를 손꼽았다.  


김 원장은 “젊은 치과의사들이 개원가에 들어오며 겪게 되는 어려움을 크게 공감한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병원운영의 실질적인 팁과 임상표준매뉴얼 등을 더 저술해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사회적으로는 치과의사들이 서로 협력하며 국민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집단이라는 인식을 줄 때 치과계의 파이가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수환 기자 parisien@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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