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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8번째) 내 어깨 위의 천사

Relay Essay
제1818번째


내 어깨 위의 천사


내 어깨 위의 천사에게 나를 돌봐줘서 고맙다고 인사해요.
내가 할 수 있을까, 못하면 어떻게 하나, 내가 그런 능력이 될까, 잘 해낼 수 있을까, 나를 응원해줬던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사서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딱 나를 가리키는 말이다. 과도한 걱정 탓에 뭔 걱정할 일이라도 생기면 잠도 잘 못자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걱정을 해대니 나 자신이 힘들기도 하고 덩달아 얼굴표정도 방글방글하지 못하고 근심이 가득하게 되니 주위사람들에게도 긍정에너지를 주지는 못할망정 빼앗기까지 하는 것 같아 미안하고, 그 미안함에 걱정이 더 커지곤 한다. 퐁퐁 샘솟는 웃음에너지의 원천이 되어야 할 나이 어린 원내생이자 집에서는 늦둥이 딸인데 이것 참….
이런 걱정병 때문에 내 처음 내딪는 발은 두근함을 넘어서서 무슨 지진이라도 난 데 서 있는 사람 마냥 와들와들 떨고 있을 때가 많다.
치과의사 국시를 준비하며 걱정을 하지 않고 여유로운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만은 나는 특히나 더 걱정을 주렁주렁 매달고 준비했던 것 같다.
국시공부를 하면서 이때까지 배웠던 것이 예전에 처음 배울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또 한번 더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며 아하! 하며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기분좋음에 희열을 느끼기도 했지만 혹시나 하는 두려움에 많이 떨기도 했었다. 동아리 국시 백일 술자리에서는 소맥 피쳐를 들고는 호기롭게 “국시수석 제가 한다니까요! 하하” 하며 후배들에게 큰소리 땅땅 쳤지만 말이다.
세상 모든 풀들의 잎새 하나하나마다 그 잎새를 보호하는 천사들이 있고 그 잎새를 향해 천사들은 이렇게 속삭입니다. “무럭무럭 자라렴. 내가 보호해줄게.”
잎새 하나하나에도 천사들이 있는데, 우리 사람 한명 한명에게도 당연히 천사가 존재하지 않을까요? 내 어깨 위의 천사에게 그동안 나를 돌봐줘서 고맙다고 인사하세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 중 하나에 있는 글귀인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멋진 말인 것 같다. 내 어깨 위에 항상 수호천사가 앉아있고 나를 돌봐주고 있다니 정말 든든하지 않은가!
경쟁에 치일 때, 자꾸만 자신감이 없어지고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무서워질 때, 나를 도와주고 응원해줬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실망시킬까봐 걱정될 때, 이 말을 떠올리면 든든해지면서 으샤으샤 힘을 내서 다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이번에 국시 수석합격 후 많은 축하를 받으면서, 기뻐하는 부모님, 교수님, 친구들을 보며 항상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고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에 참 행복하고 고마웠다.
앞으로도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과 사랑하는 수호천사와 함께 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야지!


김지현
원광대 산본치과병원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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