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 Essay
제1825번째
다른 조직 속 같은 업무 즐겨찾기
육군에서 장병 정신교육과 공보업무, 문화예술업무를 담당했던 정훈장교로서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들과 동고동락하며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대위 전역후 부산대학교병원, 그중에서도 군에서 계속해왔던 홍보분야 업무를 전담하는 홍보팀으로 입사하여 또 다른 ‘홍보인생’을 살고 있다.
취업대란이라는 어려운 시절에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는 30대 초반의 나이로 전역했으나 ‘스스로 가장 잘한다고 믿어왔던 일’, ‘계속 하고 싶었던 일’을 찾게 된 것은 천운이라고 생각하고 오늘도 언론매체를 상대로 수화기를 들고, 보도자료를 작성하며 부산대학교병원의 다양한 활동상을 알리고자 노력중이다.
군에서의 공보업무는 부정적인 사고는 대중들에게 거짓 없이 사실 위주의 내용만을 공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긍정적인 내용은 널리 알림으로써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 및 친지들의 걱정을 줄이고자 노력한다. 그렇다면 병원조직은 어떠한가? 병원에서의 홍보업무는 많은 고객들이 병원을 믿고 찾아와 진료 받고 수술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 개인의 술기(術技)능력은 물론 진료과의 성과 및 수술실적, 방문편의와 친절함을 소개하여 궁극적으로 경영이윤을 창출해 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런 가운에 내가 하고 있는 홍보활동들은 나의 소속기관이 해당산업군내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기를, 소위 가장 잘 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근간으로 이루어진다. 한마디로 내가 믿고 뛰는 만큼 목표달성이 가까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예술 업무를 한 번 살펴보자. 주어진 사업예산 한 푼 없이 오롯이 실무자의 개인역량과 인맥만으로 문화예술 공연단체를 섭외하여 1년에 두어번 무료로 공연을 유치할 수 있었던 군과는 다르게 병원에서는 예산도 풍부하고 특히 내가 근무하고 있는 부산지역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부산대병원은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공연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 심심치 않게 걸려온다. 빈익빈 부익부한 상황에 “예전에 돈 한 푼 없이 과연 어떻게 일을 진행했었을까?” 라는 묘한 기분에 젖어들때가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문의해온 공연단체의 실력을 검증하고 문제점은 없는지 등 제반 준비사항을 챙기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내가 병원을 대표하는 실무주체가 되어 성사시키는 문화예술 분야의 업무를 통해 공연을 듣거나 혹은 전시회를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마음의 안식과 휴식을 제공하고 그 분들의 얼굴에 미소가 머금어져 있을 때의 만족감과 자부심이 업무에 분투하고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혹자가 내게 그랬었다. 군과 병원은 그 조직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수성 때문에 업무에 적응하기 까지 마음고생이 심할 것이라고….
물론 그랬었다. 환경이 바뀌고 함께 일하는 사람이 바뀌었으니 내가 먼저 기존의 생활방식을 바꾸고 모르는 것이 있다면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보면서 밑에서부터 배울 수 있는 용기와 열정으로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건 마음고생이 아니고 당연한 과정이고 순리라 생각한다.
그런 마음가짐 덕분인지 입사 8개월만에 병원장에게 지목돼 국립대병원 최연소 비서도 해보았고, 백년해로할 배우자도 만나 결혼까지 골인했다.
이제 입사 1년 6개월이 지나가지만 자기 직책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통해 기쁨과 보람을 찾아갈 수 있다면 “‘입사 몇년차’ 라는 것은 단지 숫자놀이에 불과할 뿐이다” 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몸이 불편하신 고객을 옆에서 도와드리고 웃으며 길 안내를 해드리는 순간 역시 내가 병원의 직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만족을 느끼는 소소한 행복과 만족이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 다짐해본다. 앞으로도 계속 주어진 직분에 헌신하고 구성원과는 협력하며 내원객에게는 친절함과 웃음을 잃지 않는 부산대병원을 대표하는 최고의 직원이자 홍보맨이 되겠다라고!
끝으로 입사한지 일년도 되지 않은 신출내기 직원을 비서로 발탁해주셔서 더 큰 안목으로 병원을 바라보는 관점을 만들어주시고 결혼식 주례까지 해 주신 박남철 전 원장님과 평생의 반려자로 내 옆을 지켜주고 있는 고객지원팀 노지명 수간호사에게 감사와 고마움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최성배
부산대병원 치과진료센터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