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장비 “계약서부터 꼼꼼하게”

AS·보상조건 등 업체 분쟁 갈등 불씨
예방이 ‘최우선’ 개원가 각별한 주의 필요

자재·표준위 ‘가이드라인’ 제작

최근 치과 기자재업체와 개원가의 갈등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분쟁의 예방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수년 전부터 판매가 급격히 늘어난 치과용 디지털 영상촬영장치의 경우 계약 단계에서 A/S 및 보상조건 등을 꼼꼼히 체크하지 않아 심각한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만큼 개원의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지난 2011년 3900만원을 주고 파노라마를 구매한 40대 개원의 A 원장은 3년 내 CT로 전환할 경우 일정 금액을 보상받기로 하는 특약사항에 합의했다.

문제는 바로 다음 해 5천만원 수준의 CT가 출시되면서 시작됐다. A 원장이 특약에 따른 보상판매 적용을 요청하자 판매 회사 측은 “1억2000만 원 이상의 CT에 한정된 특약이므로 적용을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퇴사한 당시 판매 사원은 “(판매할 때) 얘기를 못 드려서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업체 측의 공식 입장과 A 원장의 요구사항 사이의 격차는 메울 길이 없었다. 이 같은 사례는 계약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는 시장 상황에 의해 발생된 분쟁이다.

#고가A/S·수리지연 불신의 ‘단초’

치협 회원고충처리위원회(위원장 조대희·이하 고충위)에 따르면 이 같은 디지털 영상 장치의 구입이나 A/S와 관련된 업체와의 갈등은 가장 빈번하게 접수되는 분쟁유형 중 하나다.

경기 지역에서 개원 중인 B 원장은 한 회사의 외국산 디지털 엑스레이를 4400여만원을 주고 구매한 지 4년 후 고장이 나자 A/S기사로부터 1600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요구받았다. 수리가 지체되는 것도 모자라 이 같은 고액의 비용을 청구받자 결국 그는 고충위의 문을 두드렸다. 이후 해당 업체 대표에게 “1600만원 청구는 사실무근이며 수십 만 원을 상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답은 받았지만 이미 업체 A/S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것은 물론이다.  

C 원장은 디지털 장비 A/S와 관련해 일정 금액의 재료를 구매해 주는 방식을 전제로 한 신규계약을 제시받고 큰 혼란에 빠졌다. 보증 기간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와 같은 제안을 접한 C 원장은 해당 계약 자체와 업체에 대한 강한 불신을 토로했다.

#무상·유상기간 만료 사전 통보 ‘필수’

이 같은 상황은 단순한 업체와의 갈등을 넘어 결국 정상적 진료에 결정적 차질을 주는 문제로 확대 재생산 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치협 자재·표준위원회(위원장 김종훈)에서는 이와 관련 제품 계약서 작성 시 A/S 관련사항 등의 조건을 명확히 해 제품의 유지보수 계획을 확립할 수 있도록 ‘치과용 디지털 영상촬영장치 계약서 작성 시 주의사항’을 마련해 최근 각 시도지부로 전달했다.

주의사항에 따르면 개원의들은 하자보수 및 반품으로 인해 진료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실일에 해당하는 리스료 등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협의해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기간만료 시점에 A/S 계약기간 연장 등 적절한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무상 A/S 기간만료 및 유상 A/S 기간만료 통보 관련 조항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자세한 ‘가이드라인’은 치협 홈페이지(http://www.kda.or.kr) 내 ‘회원전용페이지’→‘각 위원회’→‘자재·표준위원회’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

디지털 촬영장치 계약 주의사항
1. 제품명 및 수량 반드시 명시
2. 부가세 포함 등 판매금액 확인
3. 무상 A/S 기간 구체적 확인
4. 판매금액 지급시기·방법 확인
5. 하자보수 및 반품 의무사항 확인·명시
6. 유상 A/S 조건, 기간, 수수료 등 명시
7. 기간만료 통보 조항 삽입
8. 결함 관련 책임소재, 손해배상 여부 확인
(자재·표준위 주의사항 중 일부 요약·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