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한센인 정착촌 돌며
33년 ‘아름다운 선행’감동
한센인 모임, 강대건 치의에 감사패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33년의 봉사는 단 한 번도 알려지지 않았다.
강대건 원장(강대건치과의원)의 아름다운 선행이 최근에야 언론을 통해 전해지기 시작했다. 강 원장의 한센병 환자 봉사의 역사는 30여년 전인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카톨릭치과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던 강 원장은 고 기창덕 원장의 소개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를 펼치고 있는 녹야회와 함께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녹야회와 함께 처음으로 봉사를 시작한 곳은 포천시 변방에 위치한 한센병 환자 정착촌이었다.
이 곳을 찾은 강 원장은 치과의사가 된 후 처음으로 한센병 환자를 진료하게 됐다. 먼 훗날 녹야회 소속 한 치과기공사는 “그 때 강 원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라고 전했을 만큼 한센병 환자 진료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강 원장은 포천에 이어 안양 나사렛마을에서 치과진료봉사를 계속했다. 발치 치료 위주로 진료를 했던 포천 봉사와 달리 이 곳에서부터는 환자들에게 틀니도 무료로 해줬다. 강 원장은 “발치만 해주다보니 환자들의 불만도 있어 안양에서부터는 틀니도 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14년간 진료봉사를 한 나사렛마을 초기 1~2년 이후부터는 혼자서 봉사를 다녔다. 틀니도 직접 제작하고 환자 진료기록도 스스로 작성했다. 그렇게 만들어준 틀니만 5000여개, 진료기록 노트만 10여권에 달한다. 그 후에도 강 원장은 대구, 익산, 고창 등 전국을 누비며 한센병 환자를 위한 총 33년간의 진료봉사를 펼쳤다.
강 원장의 이 같은 헌신적인 봉사의 원동력으로는 무엇보다도 종교의 힘을 꼽을 수 있겠지만 소외된 환자들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신념 또한 그 못지 않다. 강 원장은 “돈이나 명예 등 그 어떤 욕심도 없었다.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순수한 목적이 있었기에 오랫동안 봉사를 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강 원장은 알려지지 않았던 봉사는 지난 7일 가톨릭 한센인 모임인 ‘한국가톨릭 자조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게 된 계기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81세의 고령의 나이임에도 지난해까지 봉사를 해온 강 원장의 남모를 선행이 치과계 가족 모두에게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유영민 기자 yym0488@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