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 한곳서 선거진행…비용절감·화합 기대”
특별 좌담회 선거인단제 도입 향후 전망 치의신보는 지난 7일 변화된 치협 회장 선거제도와 관련 치과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해 바뀐 제도의 의미와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좌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사안별로 요약·정리했다. ■ 장 소 : 치협 중회의실 |
직선제 징검다리로만 생각하면 발전없어
회원 민의 반영 못한 총회 결과 아쉽다
김홍석 : 지난달 정기대의원총회를 통해 치협 회장 선거제도가 62년만에 기존 대의원 간선제에서 선거인단제로 개선됐다. 이러한 변화의 의미와 시사점을 먼저 듣고 싶다.
양혜령 : 무엇보다 회원들의 참여 확대와 책임 있는 결정이 뒤따른다는 것이 선거인단제의 장점이다. 직선제 전단계로 선택한 좋은 발전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고영훈 : 우선 총회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고 싶다. 회원 대부분이 직선제를 원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대의원들이 회원들의 민의를 반영 하지 못하는 것을 이번에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의결순서를 바꾸거나 직선제 단일화안, 기명투표를 통한 의결을 했으면 결과가 바뀌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성희 : 선거인단제가 직선제 시행 시 야기되는 비용 낭비 등의 단점을 보완하고 확대 회원 참여라는 직선제의 장점만 취한다면 훌륭한 제도로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선제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시행착오적 과정으로만 여기면 발전적인 제도가 될 수 없다.
조유영 : 앞서 의협의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선거인단제가 현 추세에 맞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 제도 운영에 있어서도 보통 어렵고 복잡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전체 회원 수가 적은 치협의 경우 잘 준비하면 타 단체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철신 : 선거인단제가 뛰어난 제도라 대의원들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기존 대의원 간선제만은 바꾸자는 판단이 반영됐다고 본다. 특히, 치협이 오랫동안 고정된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큰 홍역 없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제도를 개선했다는 것을 높게 평가하며 이는 후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 직선제 지지여론 속 선거인단제 선택, 대의원 속마음은
직선제 찬성하지만 ‘속도조절’ 고심 결과
여론조사 낮은 회수율이 대의원 결정 영향
김홍석 : 치협 정기대의원총회에 앞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나 총회 현장에서의 분위기를 보나 직선제안에 대한 우세여론이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 대의원들이 직선제안 대신 선거인단제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철신 : 이번 총회 결과를 보고 대의원들의 결정이 회원들의 민의와 괴리됐다는 일부 의견이 있는데 이를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정관개정을 위해 2/3의 찬성을 얻는 것이 쉽지 않아서 그렇지 60%의 대의원이 직선제안을 찬성했다. 다만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속도조절에 고심한 결과로 해석된다.
양혜령 : 선거제도 개선방향에 대한 사전 여론조사 회수율이 28.5%로 낮았고 이중에서도 평소 변혁을 앞장서 외쳤던 30대의 참여가 낮았던 점 등이 대의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렇게 참여율이 낮은 상황에서 직선제로 바로 가기보다는 선거인단제를 한번 거쳐야 한다는 속내가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향후 회원여론 수렴과정에서는 참여율을 높이는 방법의 개발과 함께 일부 회비 미납회원들에 대한 구제책 마련이 필요하다.
█ 의협 사례를 통해 본 제도시행의 전제조건
선거 무관심 등 회원 참여율 높이기 관건
선관위원 반종신제 등 지속성 담보가 우선
외부 인사 감독·선거비용 제한·지원 필요
김홍석 : 치협 선거인단제 운영의 제반사항과 구체적 선거방식을 논하기에 앞서 의협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조유영 : 선거인단제에서 관건은 선거인단의 구성인데, ‘무작위’ 선출이라는 방법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의협 회원 8만7000명을 대상으로 투표권자를 제한하고 연령과 지역적 안배, 전공의, 군진 등 각 집단을 고려해 선거인단을 구성 하는 것을 도저히 중앙에서 컨트롤 할 수 없었다. 이에 시·도지부에 일임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투표권을 가진 회원들의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선거에 대한 관심들이 없어 애를 먹었다. 직선제에서 선거인단제로 전환한 이유가 회원들의 낮은 참여율이었는데 제도 개선 후에도 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김홍석 : 그렇다면 효율적인 선거인단제 진행을 위해 수반돼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조유영 : 기본적으로 치협 선관위 위원의 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 기록으로 선거진행 경과가 남는다 해도 경험이 있는 인원이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틀리다. 치협 선거제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선관위원들이 반종신제 형식으로 장기적으로 가는 방향을 택해야 한다.
한성희 : 선거절차 진행에 있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협조를 받는 방법도 고려했으면 한다. 치협 상황에 맞게 선거제도 운영에 대한 조언을 받으며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성공적인 제도운영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홍석 : 구체적인 선거제도 운영방안과 관련해 선거공영제 등 추가 고려사항은 없을까.
양혜령 : 선거과정에서 외부의 객관적 인사가 선거과정을 감독하도록 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후보들의 과도한 선거비용 지출을 막고 젊은 층도 후보로 나올 수 있도록 선거비용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다. 선거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의 범위를 중앙에서 관리하면서 일정금액 지원하는 방향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