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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인 이미애 교육칼럼] 20년 짜리 자녀교육 프로젝트 “현명하고 신중하게”

국자인 이미애 교육칼럼

  

█ 연재순서

자녀교육 - 20년 프로젝트이며
                  무한도전임을 인정하자


▪글로벌 스탠다드의 중요성
▪좋은부모 강박증에서 벗어나기
▪경시대회 필요할까?
▪국제중 또는 국제학교 어떨까?
▪특목고 외고 국제고 자사고 도대체 차이가 뭐지?
▪대안학교 조기유학 후회하지않을 선택일 수 있을까?
▪입학사정관제 - 뭘까?
▪대입 수시와 정시, 선택의 문제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


20년 짜리 자녀교육 프로젝트
“현명하고 신중하게”


아이는 성년이 아니다
불안함과 미숙함을
인정하지 않으면
소통은 매번 불통으로

직장맘이 갖는
미안해 심리 역이용한
자녀요구 들어주다
결국 아이 망칠수도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그리고 사랑의 결정체라고 하는 아이를 갖는 일까지는 분명히 아름답기만 한 일이다. 우리는 그때 몰랐다. 아이를 기르는 일이 이렇게 매일매일 전쟁의 연속이고 인내력 테스트이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인 줄. 언제 아이가 울지 모르는 공포와 수면부족으로 인한 고문과 육체노동은 오히려 가소롭게 느껴진다. 아이가 커가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은 마치 괴물을 잡는 게임에서 스테이지가 바뀌면 새롭게 세팅이 바뀌고 어떤 괴물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공포와도 같다. 그런데 부모는 이것을 외면하거나 남에게 떠맡길 수가 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만 18세에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19세에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를 대학까지, 또는 성인이 될 때까지 기르는 일에 약 20년이 걸린다고 보고 자녀교육을 20년짜리 프로젝트로 생각해보자.


20년이 걸리는 일은 20년이 지날 때쯤 그 결과가 보이므로 이렇게 긴 결과를 위해서는 신중하게 발동을 걸 필요가 있다. 즉 초기에 조금 덜컹거리더라도 끝나가는 시점까지 시뮬레이션을 해보았을 때 봐줄만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초기에는 멋들어져도 결과는 엉망일 수도 있다.


다만 자녀교육 프로젝트는 다른 프로젝트와 달리 중도폐기가 불가능하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아이가 20살이 되었을 때 본인이 기대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아이에게 그 화살을 돌릴 수도 없다. 그러므로 철저하고 신중하게 20년기한을 염두에 두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좋은 결과가 있도록 현명하게 기획하고 진행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망치는 일을 하지 않기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주의사항만을 먼저 언급한다.

  

# 아이는 성인이 아니다

  

아이를 이해하라는 말은 아이가 아직 성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이해하라는 말이다.


많은 엄마들은 ‘아이와 싸운다’는 표현을 한다. 이 “싸운다”는 표현은 엄마자신이 아이보다 어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아이와 똑같은 수준에서 본인을 보고 있다는 말일 뿐이다. 직장에서 상사와 직원이 싸울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아이와 싸운다는 표현을 쓰는 엄마라면 부모와 자녀라는 관계정립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 잔소리는 하는만큼 자녀와 멀어진다


잔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귀담아 듣지않을 것이 뻔한 잔소리를 하고 싶으면 먼저 심호흡을 하고 다음 눈을 감고 1.2.3을 센다.


예를 들어 아침에 늦게 일어난다고 아침마다 잔소리를 하면 아이가 일찍 일어나게 될까? 여전히 늦게 일어날 뿐이고 게다가 아침마다 잔소리 듣고는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없다. 결국 그런 잔소리는 아이의 하루를 망치는 저주일 뿐이다. 그래도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된다면 오늘부터라도 종교를 갖고 잔소리를 하고 싶어질 때마다 묵주든 염주를 집어들도록.


# 아이의 센스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중·고생들이 본인이 어떠한 개성을 지녔는지 잘 알지 못하고 또래의 유행에 민감해진다.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머리스타일을 자존심의 척도로 삼고 게임과 축구에 몰두해있고 여학생들은 아이돌과 음악, 그리고 화장에 관심이 있다.


엄마들의 눈에 더없이 촌스럽고 엽기적이지만 또래문화의 광풍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나에게도 촌스러웠던 시절이 있었듯이 아이의 그 시기도 지나가기 때문이다. 깻잎머리 여학생도 나이들면 더 이상 깻잎머리를 하지 않을 것이며 촌스러운 머리길이에 목숨걸던 남학생도 더 이상 그런 머리꼴을 하라고 해도 안하게 되는 날이 온다.


그 나이또래의 아이들이 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면 더 문제일 수 있다. 비비크림을 바르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취향도 인정해주고 가능하다면 같이 골라주는 것도 좋다. 쿨한 엄마로 보여지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아이들은 꼰대 스타일보다는 쿨한 스타일의 친구엄마를 다들 부러워할테니까. 어린 아들의 센스를 존중해주었던 G드래곤의 엄마덕분에 지금의 G드래곤이 있다.

  

# 미안한 마음에 대한 보상은 부적절하다


특히 직장맘의 머리 속에는 항상 “미안해”라는 단어가 박혀있다. 아이가 뭘 못해도 그게 왠지 잘 봐주지 못하고 시간을 같이 하지 못한 엄마탓인 것 같아서 미안하고, 아이가 뭘 잘 해도 엄마가 더 잘 봐주었으면 더 잘했을 것 같아서 미안하다. 이래도 미안하고 저래도 미안하다. 이 마음을 벗어나야 한다. 집에만 있으면서 하루종일 아이에게 촉수를 세우고 일주일에 서너번을 학교에 가서 사는 엄마들의 아이들도 여전히 뭔가 못 할 수 있고 또 뭔가 잘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중학생 이상 자녀에게 엄마가 자녀와 같이 있는 시간과 개입정도에 비례해서  지적, 정서적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없는 한, 더 이상 시간상 같이 해주지 못해서 아이의 성취도에 부정적 결과가 온다는 근거없는 자책감은 갖지 말아야한다.

 

‘미안해’심리를 역이용한 자녀의 요구를 들어주다가 결국 아이를 망쳤을 때는 그 결과에 대해서 아무도 책임을 질 수 없으며 다시 새로 시작할 수도 없다.

  

이미애
-고려대/ 고려대 대학원 졸업
-미국 조지아대학교 영어교육학 석사
-강남파고다학원 영어강사 13년
-2006년 네이버카페 ‘국자인’ 설립
-2009년~현재까지
  자녀교육 대입관련 특강과 설명회 진행

  

저서
퀵퀵영어속공법(2001, 미래M&B)
영어로 수다떨기 (2001, 김영사)
EZ Grammar for Conversation
(2001, 파고다출판사)
국자인-엄마의 자격 (2012, 중앙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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