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개정 ‘여전법’ 여파 개원가 주름살 - 카드수수료율 인상 치과 부담 늘어 무이자할부 중단…환자 불편 커져

개정 ‘여전법’ 여파 개원가 주름살


카드수수료율 인상 치과 부담 늘어
무이자할부 중단…환자 불편 커져


지난해 12월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카드수수료율 인상으로 치과병의원의 부담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무이자할부서비스 중단으로 환자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정 여전법은 연매출 2억원을 기준으로 2억원 이하의 가맹점에는 1.5%, 2~1000억원의 가맹점에는 최고 2.7%까지 카드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2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치과의원당 평균 신고수입액이 4억5000만원에 조금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기존 2% 중반대 이하의 카드수수료율을 적용받아온 대다수 치과병의원의 카드수수료율은 최고 2.7%까지 높아지게 됐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치과병의원의 경영환경은 갈수록 악화되는데 카드수수료만 늘어난 것이다. 특히 2.0%대 미만이었던 치과병원의 카드수수료율은 0.5~1.0%까지 인상돼 개원가보다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치과병의원이 우대조건으로 받아온 무이자할부 서비스마저도 중단됐다. 일부 카드사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치과병의원의 자사 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제공 여부가 결정되고 있다.


가령 매출이 많은 병의원은 5개 이상의 카드사에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매출이 적은 일부 병의원은 무이자할부 서비스 자체를 제공할 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치과계 일각에서는 비급여진료가 많은 치과료의의 특성상 의료의 양극화까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구로구의 한 개원의는 “경영이 어려운 동네의원에는 프로모션 자체도 오지 않는다”라며 “1~2개 카드사의 프로모션을 이용한다 해도 환자가 해당 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신규로 카드를 발급받거나 할부이자를 포함한 진료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일부 환자들은 진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 법 개정 목소리 높아져


물론 프로모션 없이도 환자들에게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치과병의원이 추가수수료를 내고 특정 카드사와 제휴를 맺는다거나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여러 카드사의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업체와 계약해도 된다.


실제로 이 같은 방법을 통해 무이자할부 계약을 맺은 일부 치과병의원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무이자할부 혜택을 전면에 내세우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치과위생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더 많은 카드사에서 장기간에 걸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며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에서 일부 카드사 및 업체에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연락이 왔지만 부담이 돼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개원가에서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높아진 카드수수료율에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야만 기존에 이용하던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이자할부 서비스 중단의 여파는 일선 개원가 뿐 아니라 대학병원까지도 전해진 상태다. 개원가보다 더 큰 카드수수료율 인상을 맛본 대학병원의 경우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아예 안 된다거나 극소수의 카드사만 이용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서울 동작구의 한 개원의는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의료가 상업화되는 모습이 싫다”며 “카드사에서는 윈윈이라고 설명하지만 결국 치과의사만 손해보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치협을 비롯한 보건의약단체는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골자로 공동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태이며 치협 대의원총회에서도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내용으로 하는 안건이 상정되기도 하는 등 치과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영민 기자 yym0488@kda.or.kr

관련기사 PDF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