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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마케팅 ‘효과없고 돈만 든다’

연예인 마케팅 ‘효과없고 돈만 든다’


사진 한장에 무료시술·수백만원 요구
주변 치과도 활용 홍보 차별화 안돼
엄청난 투자비용 결국 환자에게 전가


지난해 말 서울 강남에 개원하고 있는 A원장은 한 마케팅 업체로부터 떨떠름한 제안을 받았다.


유명 연예인이 다수 소속돼 있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협약을 맺고 있다는 이 업체는 일정 비용을 내거나 무료로 라미네이트 시술 등을 해주면 연예인 사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처음에는 망설이던 A원장은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마케팅 업체의 달콤한 유혹을 못이기고 계약을 맺었다. 곧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인터넷 홈페이지와 치과 내부에 내걸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기대했던 홍보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A원장은 “환자들이 솔깃하긴 했지만 연예인 보고 왔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면서 “이미 주변 치과들도 연예인 마케팅을 하고 있어서 차별화가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 막대한 돈과 시간 필요


일부 상업적인 치과병의원을 중심으로 연예인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서울, 특히 강남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한 건물에도 2개 이상의 치과가 입점해 있을 정도로 워낙 경쟁이 심하다보니 타병원과의 차별화 방안으로 연예인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들 치과병의원은 인터넷 홈페이지나 치과 내부 인테리어 등에 연예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도배하며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는데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마케팅 업체에서 연예인 사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양악수술, 라미네이트 시술 등의 치과치료를 무료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인기 있는 연예인일 경우 수백만원에 달하는 돈을 지불해야 할 뿐 아니라 마케팅 효과 극대화를 위한 홍보비용도 추가로 써야한다.


연예인 마케팅에 대해 언론 및 블로그를 통해 비판해 오고 있는 류성용 원장(뉴연세치과의원)은 “연예인이 오는 병원이라는 이미지로 환자들을 현혹시키는 이러한 행태를 볼 때면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며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일정부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도를 벗어난 지나친 마케팅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과잉진료 등 환자 피해 우려


하지만 심각하게 우려해야 할 점은 치과병의원이 연예인 마케팅을 펼치며 지불한 비용은 결국 환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기 때문에 투자비용 회수를 위해 과잉진료를 한다거나 수가를 더 높일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환자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 치과병의원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고가의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강운 치협 법제이사는 “연예인 마케팅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밖에 없다”면서 “외부에 보여지는 것보다 치과의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자신의 의술에 자신 있는 치과의사라면 당당하게 실력으로 환자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도 넘은 연예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상업적인 치과병의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영민 기자 yym0488@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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