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원장을 위한 경영 이야기(9)
돈을 좇지 말고 쫓아 내라
장성원 원장이 ‘젊은 원장을 위한 경영 이야기’를 중심으로 회원들이 치과를 운영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는 생생한 치과경영 비법을 10회에 걸쳐 자세히 전달합니다.<편집자주>
클리닉 손자병법
장성원
·서울 이잘난 치과의원
·치협 경영정책위원
마지막으로 최인호씨가 쓴 ‘상도’(商道)에 나오는 예화를 들면서 제 연재를 마치고자 합니다.
조선시대 최고 거부 임상옥에게 세 사람이 와서 장사 밑천으로 한 냥을 빌려달라고 청하길래 그는 닷새 뒤에 이문(이자)과 같이 갚으라고 약조를 맺고 빌려주었다.
그렇게 해서 닷새 뒤에 세 사람이 다시 돌아왔는데 A는 다섯 푼을, B는 한 냥을, C는 열 냥을 이문으로 가져왔는데 세 명이 돈을 번 방법이 서로 달랐다. A는 한 냥으로 짚을 사서 짚신을 만들어서 다섯 푼의 이문을 남겼고, B는 대나무와 창호지로 종이연을 만들어서 팔았는데 마침 설날 대목이라 잘 팔려서 본전 한 냥 이외에 또 다른 한 냥을 이문으로 남겼다고 한다.
그런데 C는 한 냥을 받아서 아홉 푼은 술을 마시고, 한 푼으로 종이를 사서 의주부윤에게 소지(所志)썼다고 한다. 소지란 관청에 올리는 소장이라고 해서 오늘날의 진정서와 비슷한 것이다. C는 이 기발한 방법을 통해 의주부윤에게 열 냥을 얻어내서 임상옥에게 가져온 것이었다.
그래서 임상옥은 다시 A에게는 백 냥을, B에게는 이백 냥을, 그리고 C에게는 천 냥을 빌려주면서 “각자 재주껏 장사해서 일 년 뒤 오늘 이 자리에서 보자”고 했다. 세 사람이 뿔뿔이 흩어진 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왜 세 사람에게 다른 액수의 돈을 빌려 주었냐?”고 물으니까 임상옥의 대답은 이러했다.
“A는 꼼꼼해서 절대로 낭패를 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장사는 한 푼으로 한 푼을 버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씨앗을 뿌려 씨앗을 거두는 농사꾼이나 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은 굶어 죽지는 않겠지만 절대로 부자가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예로부터 ‘부지런한 사람은 굶어 죽지는 않지만 큰 부자는 되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백 냥을 빌려 준 것입니다.”
“B는 A보다 머리가 좋고, 시기를 살필 줄 아는 눈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장사는 한 치 앞의 때를 살피다가는 낭패를 보기 마련입니다. 때를 살피는 장사꾼은 한때 성공할지 모르나 언젠가는 그 때를 타서 실패할 수 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자는 부자가 되어도 거부는 되지 못합니다. 또한 그는 장사를 상술에만 의지하려 합니다. 장사는 절대로 기술이 아닙니다.”
그러면 왜 돈을 벌려고 땀을 흘리지도 않았던 C에게는 가장 많은 돈을 빌려주었냐는 질문에 “내가 C에게 천 냥을 빌려 준 것은 그가 돈에 집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돈으로써 돈을 벌려 하는 사람은 절대로 돈을 벌 수 없습니다. 돈은 사업을 하다가 보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지 돈을 좇으면 사업은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라고 임상옥은 대답하였다.
일 년 뒤 A는 대장간을 해서 돈을 벌어서 원금과 그에 따른 이문을 가져왔고, B는 바닷가에서 소금과 건어물을 사서 내륙지방에 되팔아서 그 돈으로 농산물과 약초를 산 뒤 전국 각지에 팔아 크게 돈을 벌었다고 하면서 원금과 두둑한 이문을 가져왔다.
그런데 C는 맨손으로 돌아와서 임상옥이 물으니 그는 평양에 가서 말장사를 하려고 하다가 기생과 눈이 맞아서 오입질만 하다가 천 냥을 모두 탕진하고 돌아왔다고 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