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개원 자리가 곧 묘자리 된다 카더라’, ‘어중간하게 치과 차리면 안 된다 카더라’
직접 확인된 바 없는 연예가 소문을 일컫는 일명 ‘카더라 통신’. 개원을 고민하는 젊은 페이닥터들 사이에서도 어려운 개원환경을 우스갯소리로 빗댄 카더라 통신이 있다고 해 살펴보니 흥미롭다.
개원 자리가 곧 묘자리가 된다는 말은 그만큼 신규 치과가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아 개원과 동시에 바로 월세 걱정부터 해야 하는 상황을 빗댄 말. 개원 첫 해는 미리 1년 치 월세자금이라도 확보해야 안심이 될 것 같다는 것이 요즘 젊은 치과의사들의 생각이다.
병원 규모에 있어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추세다. 아예 처음부터 무리를 하더라도 목 좋은 곳에 큰 평수의 치과를 차리거나, 아니면 작은 평수와 최소한의 기자재 투자로 개원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개원에 대한 고민은 병원시설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직원이 3명 이하면 휘둘린다 카더라’, ‘상담실장 월급이 페이닥터 월급 보다 높다 카더라’, ‘직원이 상전이라 카더라’ 등 직원들을 관리하는데 따른 어려움도 곧 닥쳐올 현실이다.
젊은 페이닥터들 가슴에 가장 와 닿는 말은 까다로운 환자들에 대한 내용이다.
‘내 진료철학이 먼저가 아니라 환자의 진료철학이 먼저라 카더라’, ‘개원하고 3달 이내 임플란트 못 심는다 카더라’, ‘환자가 먼저 임플란트 가격을 제시한다 카더라’, ‘고민한 치료가 최고가 아니라 남들이 많이 하는 치료가 최고라 카더라’ 등 환자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담은 카더라 통신이 공감을 얻고 있다.
가장 슬픈 것은 어렵게 개원했더니 환자가 없는 상황에 대한 말들이다. ‘개원 시 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은 원장실에서 스트레칭 하는 법이라 카더라’, ‘세상은 넓고 치과는 많다 카더라’ 등 환자가 없어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과 과당경쟁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개원가 환경을 빗댄 말들이 씁쓸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믿을 선배 하나 없다 카더라’ 같은 말도 있다. 선배를 믿고 선배가 운영하던 치과를 인수했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병원경영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못할 때를 비유하는 말이다.
2년차의 한 페이닥터는 “처음에는 경험을 쌓자는 생각에 페이닥터를 시작했는데 직접 환자들을 대하고 어려운 개원환경을 접할수록 개원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 개원가 어디를 봐도 블루오션은 없고 레드오션 뿐”이라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