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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생선 가게 이야기

Relay Essay 제1906번째

어느 생선가게 이야기입니다.

6년 동안 열심히 생선공부하고, 20년 동안 생선을 팔아서 아이들 공부시키고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 왔습니다.

정부에서는 생선 값을 통제합니다.

손님들이야 싸고 싱싱한 생선을 사게 돼서 좋다고하는 데요
원산지 가격과 유통비는 상승하고 제 이득은 줄고….

그래서 건어물을 팔아 이익을 보충하며 근근이 살고 있습니다. 

횟감 전문, 연체수산물 전문, 패류 전문에 건어물 전문까지 뭔 전문이 그리 많은지요.

손님들은 당신은 무슨 전문이냐고 묻네요.

어떤 이는 생선 공부를 4년 했는지, 6년 했는지, 다른 유통이나 해양공부를 하고 다시 생선 공부를 했는지, 내년부터는 생선공부만 7년 하는 학교가 생긴다는데 그곳을 나오면 더 좋은 생선을 팔 수 있는 건 아닌지도 물어 봅니다.

또 전문공부는 2년을 했는지, 3년을 했는지, 최소한 3년은 해야 전문소리 들을 수 있는 건 아닌지….
답변하기 힘든 이야기만 골라서 합니다.

맛있고 좋은 생선을 잡고, 손질 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서 우리 장사 잘되게 하는 건 좋기는 한데요.

있는 생선 요리조리 쪼개서 서로 전문이라고 못 팔게 하고 저희네 생선만 특별하다고 하면 결국 누가 살아남을 런지 걱정이 앞서네요.

생선가게는 점점 늘어나고 생선 팔겠다는 사람들은 지금도 열심히 공부해서 이제나 저제나 가게 하나 차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어 저희 생선가게는 점점 힘들어 지겠죠.

손 놓고 폐업할래도 아는 게 이거 하나라서….
가게만 수십 개 차려서 박리다매로 승부하던 업주 때문에 머리 아팠습니다.

여기서 배웠는지 너나 할 것 없이 싸게 팔아 나만 잘살자는 업주들은 점점 늘고 있어 느는 건 스트레스 밖에 없습니다.

생선 공부하는 사람들을 줄여서 시장을 붉은 바다가 아닌 푸른 바다로 만들고, 자율이라는 생선 가격 중 정부가 통제하는 근본적인 부분을 합리적으로 고쳐 줬으면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이런저런 전문들 전문적인 것만 담당하게 자격증 주고요.

대신 나와 같은 비전문들은 진짜 전문적인 것이 필요 없다면 그냥 살 길 마련해 줬으면 합니다.

전문적으로 더 공부한 분들은 더 나은 생선 가게를 위해 공부해서 보다 전문적인 것에만 노력했으면 합니다.

우리들 먹고 사는걸 고민해주시는 우리 리더를 우리 손으로 뽑게 해서 다 같이 잘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가져 봅니다.

참 상식적인 건데 나만 그런 건지, 아니면 제가 너무 순진한 건지….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나요?

최정규
규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