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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다녀온 인턴

Relay Essay 제1908번째

‘별 들이~소곤대~에는~ 홍콩의 밤~거어~리~’

유명한 옛날 대중가요 한 소절처럼, 야경이 아름답다고 소문난 홍콩을 주말 밤도깨비 일정으로 다녀왔다. 2박3일간의 여행도 휴가도 계획하기 어려운 인턴 생활이지만 나에게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해줄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했다.

이틀 동안 곳곳을 돌아보면서, 홍콩은 영국문화와 중국문화가 공존하지만 너무나 중국스러운 독특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본 홍콩의 거리는 초고층 빌딩들이 대부분이었고 높은 산 위에도 집이 많았으며, 여러 가지 교통수단이나 에스컬레이터 등은 속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빨랐다. 호텔이나 쇼핑몰 등의 여러 가지 서비스 부분은 영국식인데 딤섬과 먹거리 자체는 홍콩의 전통 음식점들이 더 많았다. 스타의 핸드프린팅이 있는 거리와 많은 홍콩 스타들의 밀랍인형이 전시된 곳들을 둘러보면서 홍콩은 관광지로서 잘 개발된 나라란 생각이 들었다. 옛날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곳들은 어른들을, 디즈니랜드 등의 놀이시설은 아이와 가족들을, 홍콩의 밤은 젊은 연인들을 홍콩으로 이끌어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각국 사람들이 여행을 하고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어느 항구의 한적한 곳에서 본 홍콩 밤하늘은 별이 보이는 하늘보다는 외롭고 슬프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는 회색의 하늘이었고, 높은 건물의 빛과 바다는 그 밤하늘을 더욱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 속한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들과 관광지와 시장 등의 다양한 지역에서 손님들에게 웃으며 물건을 건네고 상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지금의 내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치과의사로서 동경하던 대학병원에 인턴으로 합격하게 될 때만 해도 나는 뭐든 열심히 즐겁게 일할 것을 다짐했었는데,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의 생활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고 열심히 해도 잘 할 수가 없어 많이 위축되어 있었다. 좀 더 큰 시야를 가지고 멀리 내다보고 지금 힘들지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생활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과거에 내가 배운 것과 새 직장에서 새로 배워가는 것들 모두 내 것이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금상첨화가 아닌가….

여행을 마치고 일찍 공항에 도착하여 월요일 새벽비행기를 탔다. 한국에 도착하니 월요일 새벽 6시30분. 비행기에서 잠을 자고 많이 걸어 다녀서,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추억과 반성으로 가벼웠다.

이제 인턴생활 힘내서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부랴부랴 출근 준비를 하러 집으로 향했다. 반짝이던 홍콩의 밤이 한국으로 돌아와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떠오른다.

장윤정
부산대학교치과병원 진료처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