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1 (토)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정부 '시간선택제 일자리', 개원가 ‘시큰 둥’

의료계·근로현장 “현실과 맞지 않다” 불만, 희망급여·퇴사처리 등 절차 복잡 골치거리



정부가 신규 일자리 1만개 창출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이 개원가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마포구에 개원하고 있는 A원장은 얼마 전부터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제도를 활용한 구인에 나섰다. 정부보조를 받아 인건비를 줄이면서 바쁜 시간대에 보조 인력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에 복잡한 신청절차를 거쳐 인력 구인에 나선 것. 그러나 막상 구직자들의 문의를 받고 보니 희망급여에서부터 퇴사처리 문제 등 골치 아픈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A원장은 “마음에 드는 인력을 쓰려면 거의 정직원 수준의 급여를 주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셈”이라며 “괜히 귀찮은 일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시행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란 근로자가 사업주와 협의 하에 근로시간, 근로형태 등을 선택해 일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고용노동부가 임금의 50%를 1년간 지원한다.

일반 치과의원의 경우는 고용노동부 워크넷을 통해 시간선택제 창출 계획 심사 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으면 고용인원 1인당 월 최대 8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정부가 사회보험료의 사업주 부담금을  2년간 100% 지원한다.
 
이 제도를 시행하며 고용노동부는 의료계의 경우 고질적인 보조 인력난 해소와 육아휴직에 따른 대체인력 확보, 피크타임 때 인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최근에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 병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도 개최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이 제도를 바라보는 개원가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서울지역의 한 개원의는 “정부지원이 있다는 말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치과위생사들이 요구하는 급여 수준에 맞추려면 차라리 풀타임 직원을 뽑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구직자의 경우 1인당 최대 정부지원금인 80만원을 다 받을 수 있는 급여수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실제 급여는 월 160여만원 수준으로 풀타임 근무자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시간선택제 근무자는 정규직으로 특별한 해직사유가 없는 한 고용주에게 고용해제 권한이 없어 부담이 된다는 것이 개원의들의 설명이다.


또 고용노동부 워크넷을 통해 1차 면접권이 정부기관에 있어 구인자나 구직자 모두에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는 의료계에서 뿐만 아니라 제도 도입 당시 일반 근로현장에서도 지적됐던 문제점이다.

A원장은 “복잡한 서류요구 조건에 비해 고용주에게는 별다른 메리트가 없는 제도 같다”며 “관심을 갖던 동료들도 내가 하는 것을 보고는 마음들을 접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