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아픈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살아가야 할 소명을 갖고 사는 우리 치과의사들!
환자들의 컴플레인에 집중해서 살다보면 하루가 어둡고 우울해질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은 긍정과 부정, 행복과 불행이 양면처럼 존재한다. 우리가 어떤 쪽을 선택하고 주목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하루는 달라지게 된다.
난 가능하면 밝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루를 채우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면 행복한 순간이 늘어나고 어느새 난 행복 가득한 사람이 되어 있을거라 믿는다.
난 행복한 순간을 늘리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한다. 이런 노력 중의 하나가 만나면 즐겁고 마음이 치유되는 여후배들과의 만남이다.
처음엔 같은 대학을 졸업하고 한지역에서 개원했다는 것만으로만 모임을 시작했지만 지금 나에게 후배들은 언제나 만나면 반갑고 안보면 보고 싶고, 힘들 땐 의지가 되는 때론 친구 같고 때론 자매 같은 그런 존재이다.
25년전 아는 사람 한 명 없고 한번도 와본 적도 없는 안산이라는 도시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이십대의 패기로 용감하게 개원을 했다. 자신 있었던 것과는 다르게 현실은 버거웠다. 직원채용 문제, 환자와의 갈등, 진료의 어려움, 행정상의 문제 등등. 이런 문제들을 의논할 사람이 없어서 힘들고 아쉬웠고 외로웠다. 오직 내 인생의 동반자인 남편과 의논하면서 서로 의지하면서 그 시절을 이겨냈다.
시간이 흘러 치과도 안정되고 안산도 점차 도시가 커지면서 같은 대학 선후배들의 숫자도 늘고 동문회도 활성화가 되었다.
그런 중에 여동문 후배들의 숫자도 늘면서 여후배들과 따로 모임을 제안했다. 내가 겪었던 어려움이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었고 도움이 되고 싶었다.
2004년 경부터 매주 한번 점심시간에 모이는 우리의 만남은 12년째 계속되고 있고, 세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일곱명이 만나고 있다. 가장 나이가 많은 나부터 열두살 어린 띠동갑 후배까지….
우리들의 대화의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치과진료에 대한 경험과 조언, 치과경영에 관한 얘기, 자녀교육에 관한 얘기, 가족 갈등에 대한 의논, 시사 토론, 친구들 이야기, 취미에 관한 얘기, 여행 얘기 등등 그 내용이 무궁무진하다.
긴 시간 모임을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되고 기쁨과 슬픔을 같이 하며 도움이 필요하면 가능한 사람이 도와주면서 서로에게 보탬을 주고 있다.
우린 취미도 공유하게 되었다. 모두 문화생활을 좋아해서 1년에 서너번 뮤지컬과 영화를 함께 관람하고 여행을 좋아해서 2010년부터는 연 1회 이상 테마여행을 하고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우리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된다. 마치 20대의 대학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설레임이 있다. 우린 2~3년 전부터 모두 골프를 같이 배워서 한달에 한번 정기라운딩을 하고, 시간이 맞는 사람끼리 수시로 같이 운동하고 있다.
같은 취미를 갖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장시간을 같이 할 수 있어서 우리는 더욱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늘어났다, 골프 월례회에는 주변 지역에 살면서 골프를 즐기는 후배들도 합류해서 15명이 같이 하고 있다.
한달에 한번의 만남이지만 5시간정도 같이 운동하면서 얘기하고 즐기다보면 서로를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고, 그러면서 선후배간의 우정이 싹트고 꽃이 피며 열매가 맺는 것 같다.
부자 건 가난하 건, 잘났 건 못났 건 어떤 사람이라도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힘든 것 같다. 사는게 쉬운 사람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살아내기 힘든 세상에서 서로를 위로하며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모임이 있다는 것은 내 인생의 큰 복이며 행운이라 여기면서 항상 감사하고 있다.
‘잘 살아내고 있다’고 서로 위로하며 칭찬해 줄 수 있는 인간관계를 가꾸고 늘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사랑하는 후배들을 생각하고 있으니 난 행복하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현정 강현부부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