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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알아차림…

Relay Essay 제2109번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자신이든 타인이든 생각을 변화시키는 일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그런 변화는 지속되는가? 사회생활의 경험이 많아질수록 관계와 소통은 복잡하고 난해해진다. 이러한 이유를 팍팍해진 세상의 인심과 삭막해진 사람들의 인간미로 돌리는 걸 알아차린다. 어쩌면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지난 해 한동안 흥행했던 응팔(응답하라 1988)에 심취해 옛날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며 과도한 감정이입을 하기도 한다.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서로의 긍정적 울타리가 되어 살아가는… 지금의 눈으로는 너무도 비현실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한 그런 과거가 아닌가?

인간에게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은 어쩌면 몸의 세포 수보다 더 많고 복잡해서 도무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이다. 자신이나 타인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일은 이세돌보다 더 많은 기보를 입력하고 더 빨리 연산하고 찾아내는 알파고라도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생각이나 감정은 상황 자체보다는 그들이 그 상황을 해석하는 맥락에서 더 좌우되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생각을 할지, 어떻게 느낄지는 당사자 과거의 여러 상황과 변수를 다 고려하더라도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관계와 소통을 포기하고 그만큼을 감수하며 사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상대와 부딪히고 갈등이 생기기도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이다. 또는 관계와 소통을 우선시하며, 타인을 이해하려고 내 마음의 술렁거림을 애써 누르기도 할 것이다. 누군가를 상사로 두거나 누군가를 양육할 입장에 있는 상사이거나 흔히 선택하는 대처는 아닐까? 아니면 상대든 나이든 그런 맥락의 맞물림에서 충돌하거나 타협하거나 협력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어떤 방법이 최선일지 알 수는 없다.

그저 나는, 잠시 멈춤을 시도하고 술렁이는 나의 마음을 알아차린다. 잔잔하게 일어나는 가슴의 콩닥거림과 약간 거칠어진 호흡을 주시한다. 그런 나의 몸과 마음을 지켜본다.

전신질환과 치주질환의 관계에 대해 많은 보고들이 있다. 이전보다 좀 더 넓은 시야에서 구강병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치주질환을 잘 관리하고, 운동하며, 좋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기는 생각보다 쉬운 일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늘 순위에 없는 일일 수도 있다.

오늘은 내 몸과 마음 그리고 수없이 일어나는 생각과 타협하기로 한다. 내 몸을 위해서 10분간 일어서서 일하기, 점심 후 산책하기를 할 것이다. 마음에겐 한 잔의 커피와 오랜 친구와의 수다를 선물하자. 그래도 빈 순간이 있으면 잠시 멈추고 끝없이 이는 생각을, 마음을 지켜보기로 하자.
존 카밧진이 말하는 마음 챙김이 태평양을 건너고 현해탄을 넘어 소백을 지나고 태백산맥을 넘어서 강릉에 도달해서는 이런 탱자가 되고 말았구나. 그래도 마음의 여유가 있으면, 이 순간 이런 마음과 생각임을 감사하자. 그런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도 살아보자.

배수명 강릉원주치대 치위생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