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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조금씩

Relay Essay 제2117번째 2118번째

조금씩 조금씩은 내 좌우명이다.
말 그대로 무엇이든지 한 번에 크게 덤비지 않고 실천해 나가다 보면 나중엔 크든 작든간에 결과가 있게 마련이라는 말이다.

무엇인가 계획하고 그것을 실천하려고 할 때 그 실천 가능성이 희박하다거나 턱없이 안된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면, 처음부터 그 계획을 접어 버리기 십중팔구다. 그러나 나중은 생각도 않고 무엇인가를 조금씩 실천하다 보면 조금씩이 모여 상당한 성취를 이루고 점차 그 속도가 빨라지며 목표가 가까워지고 결국은 좋은 성과를 이루게 마련이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티끌모아 태산’ 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말이다. 한번에 어떻게 천리길을 갈수 있으며 어떻게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들 수 있겠느냐!

한걸음을 떼면서 그 먼 길을 다 갈수 있다고 생각 할 수도 없고, 티끌을 모아서 어느 세월에 태산이 되겠는가! 그러나 그 시작은 결국 그 목표의 절반을 달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시작은 반이다’라는 말이 그 말이다. 진리다. 하다보면 그 시작은 미미하지만 결국 그 성과는 장대하게 된다. 실제로 매일 아침 일어나 집 앞마당에 돌멩이를 하나씩 던져 보아라.
그 돌멩이들은 날이 갈수록 모아져서 세월이 흐르면서 돌무덤을 만들고 결국 나중엔 엄청난 돌산을 만들것이다.

우리들은 이렇게 쉬운 진리들을 간과하면서 살아간다.
용기를 갖고 시작하고 저지르면 될 일을 처음부터 두려움이나 겁에 질려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영국의 수상 처칠의 유명한 말 ‘Never give up’ 이라는 말이 있다. 포기하지 마라. 그냥 달려들라는 말이다. 도전하는 것, 도전하는 정신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요. 힘이 되는 것이다.
나는 원래 맺고 끊음이 분명치 못하고 두루뭉실한 그냥 적당히 살아가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래서 그 결과가 깔끔하지 못 할 때가 많다. 언제부터인가 그 생각을 바꾸고부터 매사에 천천히 주의 깊게 실행하면서부터 깔끔해지는 것을 느꼈다. 내 직업이 치과의사여서 디테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긴것도 있겠지만 매순간 순간 조금씩 조금씩은 곧 큰 성취를 만드는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남의 집을 방문할 때 첫인상으로 그 집이 매우 정돈이 잘되어 있고 청결감이 드는 집이 있다. 물론 손님을 맞을 준비로 마음먹고 대청소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집주인의 성격은 숨길수가 없다. 조금씩 조금씩  열심히 집을 가꾸고 정돈하는 사람은 언제나 집이 깔끔하고 깨끗하다. 집주인의 성격이 게으르고 지저분하면 집도 집주인의 성격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항상 청결을 염두에 두고 조금씩 조금씩 해결을 해나가는 사람은 따로 청소를 하지 않아도 깨끗하고 빛이 나기 마련이다. 그것은 집안이나 주변환경뿐이 아니라 기계도 마찬가지이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며 사업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챙겨나가는 일, 바로 조금씩 조금씩이 성공의 길이다.

쉬운 예를 한번 들자.
뷔페 식당에 한번 가보자. 욕심이 많은 사람은 눈에 띄게 접시에 여러 가지 음식을 듬뿍 담아놓고 결국은 다 먹지 못하고 남기면서 또 음식을 가지러간다.
뷔페식당에서는 7번 이상 음식을 가지러 간다는 말이 있다.
조금씩 조금씩 가져가는 것이다. 눈요기도 즐기고 음식맛도 즐기고 여유를 함께 즐기면서 넉넉한 식사시간을 갖는다는 말이다.
무엇인가를 한 번에 해치우려고 하면 시행착오가 있게 마련이다. 시행착오와 실패를 딛고 넘을 때 성공에 이를 수 있다. 욕심부리지 말고 천천히 일의 진행을 갖는다면 시행착오는 줄어들고 원하는 목표에 쉽게 도달할 수가 있다.
천천히 천천히 오늘 지금 실천하자. ‘particle makes perfect’ ’pratice makes perfect’
라는 말처럼.

나는 20여년전 치과 임플란트 술식을  할 때 꽤 오래 걸렸다. 지금은 많이 빨라졌다. 이 역시 조금씩 조금씩의 경험이 쌓이면서 만들어진 숙달의 효과인 것이다. 조금 있다가라든지 한 번에 해버리겠다든지 하는 생각을 버리자. 생각 났을 때 그때 바로 시작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미루다가 잊어먹고 그러다보면 그  일은 못하게 마련이다.

나는 요즘 스마트 폰 앱에 헬스체크기능을 띄워놓고 날마다 만보걷기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이 필요하고 그중 걷기 운동이 최고다.

거실을 왔다 갔다 하거나 내 진료실에서 움직이는 정도는 기껏해야 2~3천보밖에 안된다. 잠실 석촌호수가 필자집 바로 옆이다. 호수가를 한바퀴돌면 약 3Km가 된다. 먼길을 걷는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조금씩 조금씩 걷자. 그 실천들이 쌓이면서 결국에는 많이 걷게 되고 그러면서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다.

60대 초반에 나는 스포츠댄스(자이브)를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댄스학원에 들른 적이 있다. 잠깐 앉아서 구경을 했다. 언감생심 택도 없었다. 동작이 너무 빠르고 난이도가 높아서 할수 없을 것 같았다. 슬그머니 문을 열고 나왔다. 못 할걸 뻔히 알고 덤비는 일은 무모한 일이다. 나 스스로 안 될걸 느끼고 포기하고 나온 것이다. 문을 열고 나와서 한참을 걸었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이 세상에 안 되는 것이 무엇이 있겠나. 불가능이라는 것은 없다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이것은 내 나이도 있고 몸동작인데 쉽게 될것 같지 않은데… 망설임이 많았다. 에라 모르겠다. 한번 덤벼보자. 그길로 바로 다시 돌아가서 눈 딱감고 등록을 해버렸다. 그 뒤로 무려 8개월. 길고 긴 수난의 길이었다. 나이 많은 노인이 그 빠른 동작의 자이브 춤을 배우겠다고 움직이는 몸매가 남들이 보기에 가히 가관이었을 것이다. 더딘 동작에 굼뜨는 몸놀림, 사람들은 등 뒤에서 웃었다. 박수도 쳤다.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그 뒤로 포기하고 며칠을 안 갔다. 등록한 등록비 본전도 생각나고 은근히 오기도 생겼다. 다시 학원 문을 열고 들어가 어렵고도 긴 시련의 춤공부를 했다. 젊은 사람들은 한두달이면 할수 있는것을 나는 8개월이 걸렸다. 자이브는 스텝이 1번에서 56번까지가 있다. 춤말고도 매스텝마다 이름이 있다. 스텝이름 56개를 외우기도 쉽지가 않다. 내 책상옆 벽에다 스텝이름과 번호를 적어놓고 날마다 외웠다. 8개월이 지난 어느 날 나는 드디어 정복했다. 댄스는 종합예술이다. 음악이 있고 리듬이 있고 지루함이 없이 건강을 지켜주는 매우 좋은 스포츠다. 춤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남이 가지지 못한 큰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세기의 화가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에 그린 천정벽화 천지창조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물론 보조인력이 있었겠지만 천정에 거꾸로 매달려서 정상적으로도 그리기 어려운 회화작업을 한다는 것이 실로 상상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이 역시 조금씩 조금씩 수세월의 노력이 쌓여서 만들어진 위대한 결과인것이다.

인도네시아 마자오족이야기다.
그들의 삶은 오직 바다다. 그들은 물고기만 먹고산다. 그들의 최대 잠수시간은 5분이다. 물론 수중장비 없이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이 역시 조금씩 조금씩의 훈련을 통해서 숙달된 결과이다. 그들은 바다 밑 15m까지 잠수한다. 매일의 끼니를 위해 조금씩 조금씩 실행하고 개척한 것이 오늘 그들의 현재를 만든 것이다. 북극 추운 이글루에서 사는 에스키모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빙하위에서 살기 때문에 먹을 것이 없다. 빙하 밑 곧 얼음과 물 사이의 작은 공간이 있다. 그들은 이 작은 공간으로 들어가 홍합을 딴다. 그들은 한끼를 위해 어떻게 그 작은 공간에서 홍합을 따는 지혜를 얻은 것일까? 홍합을 따다 빙하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면 물밑에서 올라와야 한다. 빙하가 깨지면 바로 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위험한 일이다. 그들은 처음부터가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시도하고 도전해서 만든 경험의 학습이 그들의 생존을 보장하게 만든 것이다.

무엇이든지 바로 오늘 지금 조금씩 조금씩 실천해보자.

유태영 유태영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