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아버지께 벌써 문안을 여쭸어야 했는데, 이제서야 안부를 여쭙게 되어서 송구하기 그지 없습니다. 어버이날이면 가슴에 카네이션도 달아드리고 용돈도 챙겨드리면서 동행을 해드렸어야 했지만, 바쁜 업무를 핑계삼아 인륜의 근본인 효(孝)를 다 못했던 점에 대해 지면을 빌어 용서를 구합니다. 그렇게 바쁜 업무가 무엇이냐고 물으실 것 같아 제가 그 동안 했던 업무에 대해 말씀을 드린 후에 어버이께 부탁을 하나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가지 업무가 있었지만, 장성요양병원 화재 이후에 최근 청와대와 보건복지부 등이 소리높여 외치고 있는 ‘사무장병원척결’ 그것이 가장 큰 업무로, 3년간 열심히 한 덕분에 조만간 결실을 맺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사무장병원’이라는 것이 낯서실 것 같아 사무장병원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사무장병원의 정의와 유형은 이렇습니다.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사람이 의사의 면허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무자격자가 환자 진료행위를 하는 일명 ‘돌팔이치과’, ‘야매치과’라는 것이 하나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의사 1명이 다른 의사의 명의를 빌려 여러 개의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으로 일명 ‘기업형사무장병원’이라고 합니다. 둘 다 불법이지만,
나는 1992년에 ‘최치원치과의원’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에 개원을 하였다. 그 당시에는 본인 이름을 치과이름으로 정하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해당 분회의 내규가 있기도하였지만 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이름이 불리워지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과 내 이름을 걸고 책임감 있는 진료를 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했다. 이름은 정했으니 다음으로는 전화번호를 정해야 했다. 가능하면 2875를 나는 받고 싶었으나, 회선이 없다는 전화국 직원에게 통사정 한 선친 덕분에 2875번호를 받아들고 뿌듯한 감정을 가졌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치과의사를 비롯한 치과계종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번호는 ‘2875’일 것이다. 지금이나 그 때나 우리들이 전화번호를 2875로 받았으면 하고 묘한 집착 아닌 집착을 부리는 이유로 ‘치과’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나의 자긍심과 소속감을 표출하고픈 무의식 속의 생명력(vital sign)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를 해본다. 혹시 2875번호를 부여받지 못한 치과의사들은 2828, 2800, 2275, 2804, 8275 등으로 아쉬움을 달랬지만 모두가 받을 수 없는 번호이기에 2875소유자는 일종의 기싸움에서 손맛을 느낄 수 있었던 우리들만의 이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던 민족해방의 성지, 종로2가 파고다공원을 들어가 보았다. 트랜지서터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뽕짝)와 관광버스음악(이박사메들리 등)에 맞춰 춤을 추는 노인들, 윷판을 깔아놓고 술판벌이는 음주윷놀이, 야바위꾼, 사이비건강식품과 기구를 파는 잡상인들, 박카스할머니 등. 파고다공원을 포털에서 검색해보았다. 관련어로 ‘파고다공원 노인’, ‘탑골공원’, ‘종묘공원’, ‘박카스 할아버지’, ‘탑골공원 할머니’, ‘할머니도 여자다’, ‘파고다공원의 할아버지들’ 등이 나오는데 다소 놀랍고도 의아하다. 이러한 노년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일탈행위들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파고다공원은 이제 노인에 대한 사회의 가십거리를 넘어 노인의 문화아이콘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 나도 나이 들면 파고다공원을 가야할텐데 어쩌지?…. ㅠ.ㅠ^^ 치과의사로 살아가고 있는 나의 노년은 어떨까에 대해 (어림잡아)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치과의사로서 언제쯤 은퇴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까지는 없다. 때가 되면 은퇴하겠지 생각이고. 가족들과 여유있게 평이한 문화생활(외식, 영화감상, 여행 등)을 즐기고 그 동안 미뤄왔던 취미생활을 해볼까? 하는 막연한 생각들만
내가 대외협력이사 시절이었던 재작년. 김세영 전 협회장님을 모시고 아프리카 말라위에 다녀온 적이 있다. 치협의 해외사회공헌사업 일환으로 말라위 구물리라지역 거점병원에 앰뷸런스 기증과 운영지원을 위해 다녀온 출장이었는데,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지만 척박한 이 대륙에서 이들이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사실과 이 땅에서 생존할 수 있는 이들만의 힘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출국준비는 여느 출국준비와 다를 바 없었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출국하기 2주 전에 반드시 말라리아와 황열 등 아프리카 풍토병에 대해 예방접종을 꼭 해야만 했다. 그 이유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있는 면역이 이국인들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환경. 그것도 사회적인 환경이 아닌 생물학적인 환경이 역사를 지배한 단면을 예방접종과 미생물로 해석해 보고자 한다. 지구가 태어날 때부터 같이 존재했다고 알려진 미생물이 38억년을 살아왔지만, 인류가 진지하게 미생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여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망원경이 400여년전 발명되었던 것에 비해 현미경은 훨씬 후인 140년 전 발명된 것으로 인류에게 미시적인 사건들에 대해
승리(勝利)!!! ‘상대와 겨루거나 싸워서 이긴다’는 뜻으로, 패배(敗北)와는 정반대말이다. 태고로 삼라만상 모두 ‘승리’라는 전리품을 품에 안고자 계획하고, 준비하고 충돌하며 끝까지 살아 생존이 보장된 후에야 비로소 번영과 영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보편적인 진리가 되었다. 또한 이에 대해 문명의 교육과 학습은 각 개체의 유전자에 ‘승리’=‘번영’이라는 공식이 깊게 각인되어 유지되어온 것은 사회의 역사가 되었다. 달리기는 목적지까지 빨리 달려가는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요, 축구는 골을 많이 넣어야 승리, 야구는 홈플레이트를 많이 밟아야 승리하는 운동의 공식이 이제는 사회 전반에 걸쳐 공식적인 약속으로 된 것이다.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 더티플레이와 파울의 규칙이 있고, 관중들의 평가가 있고 본인의 준비와 훈련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승리”의 방정식에 ‘왜곡’이라는 놈이 개입하는 경우도 있다. 왜곡의 예로 술과 도박을 보자. 세상에 있는 술을 모두 마셔버려 술에 승리하는 사람, 도박에 심취해 연구하거나 편법을 통해서라도 많은 판돈을 거머쥔 사람을 승리자로서 추앙하고 부러워하며 상종(相從)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에, 술을 끊은 사람과 도박을 끊은 사람에게
2014년 광복절 오전 11시.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진 대한치과의사협회 정효수 군무이사는 의료진과 가족의 소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48세를 일기로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현직에 있는 치협 임원이 임기 중 사망한 경우는 2010년 고 한문성 재무이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협회관계자들과 지인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19명으로 구성된 이사진들과 담당부회장 10명은 역할분담을 통해 약 3만여명의 대한민국 치과의사들의 이미지제고와 진료, 사회적인 환경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맡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회무를 펼치고 있는 사람들이다. 집행부의 회무는 1개월 마다 열리는 정기이사회와 부정기적으로 열리는 임시이사회, 1년에 2차례 정기감사와 정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평가와 조정을 받게 된다는 것쯤은 회원들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회원들을 위해 회무를 얼마나 성실히, 열심히 하였는 지에 대한 평가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가야 하는 실무이사들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맡은 분야의 실무위원회를 구성하여 사무국 직원들과 함께 기본업무 이외에 생겨나는 빈틈을 채우려고 거의 매일같이 회의와 보고서작성,
치과의사전문의제도, 영리병원, 사무장병원 등 치과계의 굵직굵직한 화두들을 두고 ‘입법예고’, ‘가이드라인’, ‘척결’ 등등의 단어들이 양산되면서 대립된 의견과 토론이 한창인데, 각자의 자리에서 정당한 주장과 논리를 펴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풍경이다. 주장과 논리의 뒤에 따라오는 처방과 해결방안의 제시 역시 각양각색으로, 동일한 목소리가 나지 않는 것을 어떻게나 당연히 받아들임에 있어 전혀 인색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는 성숙함을 지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 속에 직접, 간접적으로 관여 되어 있는 개인, 단체, 정부, 언론 등 다양한 이익의 주체와 대변자들은 하나 같이 ‘국민과 회원에게 행복한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명분을 삼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하고 있다. 국민과 회원에게 선사하겠다는 이 ‘웃음’의 정성분석을 해 보고자 서론을 이끌어 보았는데, 그럼 어떠한 웃음을 국민과 회원들에게 선사를 하여야 할 지에 대해 ‘미소(微笑) ’를 대입시켜 설명해 보고자 한다. 1986년 프랑스의 심리학자 기용 뒤센이 자신의 저서 ‘표정의 문법’을 통해 진짜 웃음의 조건을 밝혔던 ‘뒤센스마일(Duchenne Smile)’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의 얼굴에 있는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