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담쟁이 고즈넉한 돌담에 푸르고 넙적한 담쟁이 잎이 탐스럽게 걸려 있다. 소소한 바람이 담쟁이 잎을 스치고 지나간다. 바람결을 따라 담쟁이 잎이 파도치듯 춤춘다.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이야기 하듯…….어느 잎은 간지럽다고 웃고, 어느 잎은 슬픈 마음에 눈물을 흘리며 흐느낀다. 속내를 보이기 싫은 잎은 수줍은 듯 몸태를 기울고, 호방한 잎은 너털웃음에 힘차게 세상을 뒤흔든다. 이 모습은 여름 담쟁이다. 여름 담쟁이는 부러울 것이 없다. 힘차게 자랄 수 있는 물이 넉넉하고, 강렬한 태양은 담쟁이 잎을 짙푸르게 만들고, 담쟁이 넝쿨은 무서울 것 없이 맹렬히 뻗어 간다. 세찬 장맛비에도 몸 한번 툴툴 털면 빗물이 산뜻하게 떨어져 더더욱 깔끔해 지고, 폭풍우가 몰아쳐도 서너 번 허리를 기울었다 일으키면 거뜬하다. 여름 담쟁이는 담쟁이의 절정기이다.잔서리가 내리는 어느 날 밤, 검푸르던 담쟁이 잎이 어느 순간 단엽(丹葉)으로 변했다. 다소곳이 숙인 붉은 담쟁이 잎은 지난날을 회상하며 꿈의 잔치를 하고, 잔바람에 맥없이 떨어지는 잎이 아름다웠던 세월의 날개를 너울너울 춤추며 마지막을 완성한다. 마지막 잎새를 연상케 하는 가을 담쟁이의 잎은 마음의 허전
겨울 담쟁이 고즈넉한 돌담에 푸르고 넙적한 담쟁이 잎이 탐스럽게 걸려 있다. 소소한 바람이 담쟁이 잎을 스치고 지나간다. 바람결을 따라 담쟁이 잎이 파도치듯 춤춘다.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이야기 하듯…….어느 잎은 간지럽다고 웃고, 어느 잎은 슬픈 마음에 눈물을 흘리며 흐느낀다. 속내를 보이기 싫은 잎은 수줍은 듯 몸태를 기울고, 호방한 잎은 너털웃음에 힘차게 세상을 뒤흔든다. 이 모습은 여름 담쟁이다. 여름 담쟁이는 부러울 것이 없다. 힘차게 자랄 수 있는 물이 넉넉하고, 강렬한 태양은 담쟁이 잎을 짙푸르게 만들고, 담쟁이 넝쿨은 무서울 것 없이 맹렬히 뻗어 간다. 세찬 장맛비에도 몸 한번 툴툴 털면 빗물이 산뜻하게 떨어져 더더욱 깔끔해 지고, 폭풍우가 몰아쳐도 서너 번 허리를 기울었다 일으키면 거뜬하다. 여름 담쟁이는 담쟁이의 절정기이다. 잔서리가 내리는 어느 날 밤, 검푸르던 담쟁이 잎이 어느 순간 단엽(丹葉)으로 변했다. 다소곳이 숙인 붉은 담쟁이 잎은 지난날을 회상하며 꿈의 잔치를 하고, 잔바람에 맥없이 떨어지는 잎이 아름다웠던 세월의 날개를 너울너울 춤추며 마지막을 완성한다. 마지막 잎새를 연상케 하는 가을 담쟁이의 잎은 마음의 허전함을 나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