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자네가 왜 거기서 내려다보며 내 절을 받는가? 내가 늘 자네를 놀렸었지. 자네 그 돼지 입술에는 먹을 복이 주렁주렁 매달렸고, 돌아가신 부모님이 모두 90을 훌쩍 넘어 수(壽)하신 집안이니, 내가 못해도 10여 년은 자네 절을 받을 거라고… 그런데 이게 웬 청천벽력인가? 요즘 세상에 7학년은 노인정(老人亭) 총무도 안 시켜준다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는 법이 어디 있나? 삼신할머니가 빚어준 관상이 마음 쓰는 심상만 못하다는 말이 틀림없나 보네그려. 어릴 때부터 통 크고 담대하여 친구의 청을 거절 못하던 자네였지. 본과 3학년 때 학생회장 선거에 당선된 뒤, 서울대 총학생회장 때는 6·3사태 시위주동자로 구속당하고, 가까스로 무기정학으로 살아남았지. 명석한 맏형님 덕분에 그 몹쓸 놈의 연좌제에 물려 군 생활도 고생고생하지 않았는가. 초등학교 때부터 선생님들이 감탄한 달필(達筆)은 뛰어난 보철치료 솜씨로 이어지고, 강직한 책임감과 함께 환자들의 믿음을 얻어, 으능정이 알토란같은 땅에 치과의사들의 로망인 빌딩을 올렸지. 대전 지부장 때는 대담한 결단으로 부지를 사들여 지부 건물을 짓고, 협회 감사 때는, 보이지 않게 사비(私費)를 털어가며 건강보험수가 상
피렌체 관광을 하다가 시내 한복판에 있던 특이한 조형물들을 본 적이 있다. 귀국 후에 그것이 무엇이었는가를 조사해 보니,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허큘리스(Heracules)였다. 이 조형물들의 특징은 매우 잔인하게 사람들을 쳐서 죽이는 모습들이었는데, 예술품이라는 생각이 들다가 사라져버렸다. 어쩌면 작가는 인간의 잔인함을 표현하려는 의도를 가졌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허큘리스는 힘의 상징이고 부러움의 대상인데, 잔인하다는 것은 좀 의외다. 예로부터 우리들은 가르침을 숭상해왔다. 가르침을 숭상했던 것은 삶을 가치 있고, 또한 평온하게 유지하기 위한 지혜였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부자보다는 지혜 있는 사람들을 존경해 왔다.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하면서도, 더 큰 가치는 지혜에 두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마음으로는 지혜 있는 사람들을 숭상하면서도,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 우리들이라는 사실이 재미있다. 재미있다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이율배반적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 나라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홍길동이 50주년을 맞이했다. 50년 만에 그 만화영화를 다시 보면서, 만화영화의 초기 작품이었음에도 상당한 수준의 작품이었다고 느껴지
어렸을 때부터 소록도에서 살다시피 하여 그곳에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던 저에게 소록도 병원에서의 자원봉사는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제가 봉사했던 ‘사랑 병동’은 한센병과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이 계신 병동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한센병과 정신 질환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데다가 환자분들도 낯선 저를 보고 소리를 지르며 경계하시는 탓에 도움을 드리는 것이 수월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다해 턱받이를 매드리고, 양치질, 세면 등을 도와드리면서 그분들의 하루 중에 많은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점차 서로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고 진심으로 교감하게 되었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환자분들을 알아갈수록 그분들께 막연한 선입견을 가졌던 저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고, 섣부른 선입견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같이’의 중요성이었습니다. 환자분들 중에는 매일 같은 일이 일어나는 하루지만, 연명하시는 것에 의미를 두고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매일
박용호 원장 박용호 치과의원 원장 대한치과의사문인회 회장(전) 한국문인협회 회원 치과신문 논설위원 치의학 박사 수필집 《와인잔을 채우다》 5년 전 어떻게 아시고 중1 때 영어 선생님이 찾아 오셨다. 호마이카 선생님. 노총각 대머리가 가구처럼 빛나 붙은 별명이었다. 교장을 끝으로 퇴직하셨다. 70대 중반 왜소하지만 단단하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부천에서 승용차 몰고 오셨단다. 끝의 어금니가 한 개 흔들리는 것 제외하곤 건강한 편이라 다시 한 번 놀랐다. 마모증 치료와 치석 제거를 하고 主訴인 동요치는 그냥 더 사용하시도록 권유했다. 선생님의 교육방식은 독특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자 몸짓으로 연신 몽둥이를 휘두르며 발음 고저와 강약을 지도했다. 영어 한 과가 끝나면 무조건 외어야 했다. 공포의 암기검사 날이면 회초리를 들고 단체 암송을 시킨 후 교실을 누볐다. 입 모양 보고 버벅대는 학생들에게 여지없이 머리통을 내리쳤다. 학기 말에는 책거리로 영어 암송대회가 열렸다. 그는 ‘개념 있는’ 선생님이었다. 중2 여름방학, 만리포로 단체 해양훈련을 갔다. 저녁 백사장에서 급조된 긴 상 깔고 식사 중이었다. 그때 걸인이 나타났다. 아무 말 없이 갑자기 시커먼 영상이 우
최근 치과에는 생소한 의료법인과 1인 1개소법의 연관성에 관한 논쟁이 벌어지는 듯하여 그에 관해 살펴보기로 한다. 1973년 신설된 의료법인 제도는 당시 사정상 의료취약지에 의료인이 병원급 의료기관을 설립하지 않고, 공공병원을 설립할 형편도 되지 않자, 시도지사가 개설 등 감독이 가능한 경우 의료인 및 일반인까지 법인설립 권한을 부여하고, 중복개설을 허용하되 비영리성을 기본 전제로 도입된 제도이다. 일부 의료취약지 의료법인 병원들의 경우 소위 ‘차관 병원’이라고 하여 한시적으로 국가가 보증해 외국 차관을 사용하도록 하기까지 하면서 설립을 독려했다는 사실에서도 제도도입의 취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비영리성을 담보로 개설 허가된 의료법인 병원들의 경우 필연적으로 수익이 나면 안되고, 또한 나기도 어려워 경영상의 애로를 지속적으로 호소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다양한 구제책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병원경영지원회사(MSO) 제도 도입인데, 입법과정 당시 시민단체 등은 이를 두고 ‘비영리법인의 영리부대사업 확대’라고 정의내리며 반대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일부 단체에서 의료법인 간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에 있으나 ‘영리병원 반대’라는 국민정
베트남 빈 그룹 산하 종합의료기관인 빈멕의 모하메드 알리 아부 바카르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 15일 서울대치과병원(원장 구 영)을 방문했다. 이날 바카르 최고운영책임자는 한국과 베트남의 의료시장 비교, 교육 및 연수프로그램을 이용한 교류 등에 대한 논의와 함께 베트남 구강보건증진을 위한 협력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전신마취시설과 회복실 등 병원 시설과 시스템을 직접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서울대치과병원이 독자 개발해 사용 중인 치과병원 맞춤형 의무기록시스템 ‘DENHIS(DENtal Healthcare Intelligence System)’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바카르 최고운영책임자는 “베트남 치과의료체계의 발전과 구강 보건 증진을 위해 서울대치과병원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나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단국대 치주과학교실(주임교수 신현승)의 혁신적 치의학 교육 내용이 공중파에 소개돼 화제다. 단국대 측은 지난 2일 EBS 신년특집 다큐멘터리 ‘소프트웨어 교육, 길을 묻다’에서 대학에서 활용되는 소프트웨어를 통한 교육혁신 내용 중 치주과학교실의 수업방식이 소개됐다고 최근 밝혔다. ‘소프트웨어를 통한 교육 혁신이 대학에서도 가능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방영 내용에서는 박정철 치주과 교수의 본과 2학년 학생 수업 일부가 공개됐는데 구글 카드보드를 이용한 수술방 체험, 구글 forms를 이용한 quiz 그리고 Youtube live를 통한 치주수술 생중계 및 실시간 질의응답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 수업방식을 제시했다. 해당 수업이 진행된 단국치대의 ALC(Active Learning Classroom)는 크롬북 80여대가 설치돼 있고 사다리꼴 모양의 책상을 갖춰 2인부터 6인까지 다양하게 그룹화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만큼 다채롭고 혁신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국내 최초의 구글 이노베이터로서 대한민국 치의학 교육의 혁신을 위해 다양한 시도와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박정철 교수는 “더 좋은 도구와 소프트웨어는 끊임없이 나올 것”이라며 “그러한 것들의 가능
“전신질환이 있거나 특이체질인 환자의 상태를 숙지하고 치료나 처방에 임할 수 있는 능력, 즉 치과의사가 내과의사의 지식과 외과의사의 안목을 겸비해야 할 시점이다.” 심평원 치과자문위원과 중앙약사심의위원으로 활동하는 김영진 치의학 박사가 ‘치과처방의 완성’ 제하의 단행본을 지난 1월 7일 펴냈다. 122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출간한 ‘치과의사를 위한 의약품 편람’ 이후 다수의 치과약물요법 관련 전문서적을 낸 김영진 박사가 20여년에 걸친 보완작업 끝에 완성 한 역작이다. 이 책은 3개의 대단원과 35개의 소단원을 통해 치과의사들이 임상에서 접하는 전신질환이나 국소질환의 종류와 증상, 치료법 등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이에 합당한 전신요법과 약물처방을 예시하고 있다. 특히 치료성공률과 환자의 전신건강상태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대체약물요법을 강조하고 있다. 김 박사는 “치과수술 전후에 대체치의학적인 요법을 병용요법으로 구사함으로써 치료성공률과 환자의 전신건강상태를 향상시킬 수 있다”며 “환자의 전신건강상태, 약물부작용, 과민성, 내성 등을 고려해 사용하는 약물의 용량을 줄여야할 때 한약재와의 병용요법이나 특정대체요법으로 만족
치과의사 동문 선배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예비 치과의사들에게 격려와 사랑의 조언을 건넸다. 서울치대·치의학대학원 동창회(회장 박희운)가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룸에서 ‘DCO SNU 2020(Dental Community Orient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2020)’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DCO SNU는 오는 2월 졸업을 앞둔 동창회 신입 회원(74회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치과계 입문 오리엔테이션 성격의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치과의사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날 행사에서는 허수복 DDH 대표(루센트치과의원)가 ‘디지털 치과학과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로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디지털 치료에 대해 강연했고, 이어 정관서 서울치과의사신협 이사장이 신협 활동 내용 소개와 개원 및 병원 운영에 대해 강연했다. 초청 강연에 이어 ‘멘토링’ 시간도 가졌다. 서울치대·치의학대학원 선·후배들이 원탁에 둘러앉아 졸업 후 진로, 개원, 진료, 치과계 미래 등 향후 치과의사의 삶에 대한 졸업생의 고민을 나누는 방식으로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그 밖에 허희경 소프라노의 축하공연, 백순지
부산지부(회장 배종현)가 회원 스티커와 병의원 체크리스트를 최근 배포했다. 지부 측은 소속 치과 병·의원임을 인증하는 스티커와 매년 점검해야 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각 회원들에게 배포했다고 최근 밝혔다. 부산지부의 로고와 함께 제작된 이 스티커는 지부 회원 간의 유대 강화 및 회원 병원에 대한 시민 홍보·신뢰성 확대 등을 목적으로 제작됐다. 또한 코팅용지로 제작된 B4 사이즈의 체크리스트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의무교육 및 의무검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류현호 부산지부 기획이사는 “회원의 권익 보호와 회원 중심의 정책 및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부산지부에서 이번에 회원 스티커와 체크리스트를 제작하게 됐다”며 “의무교육·검진 뿐 아니라 매년 납부해야 할 협회, 지부, 학회, 구 회비 등의 관리대장도 포함했으니 적극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체크리스트 첫 페이지에는 네 개의 QR코드가 있는데 이것은 의무교육에 관한 내용으로 치협 및 부산지부 홈페이지로 연동되며 내용을 확인 후 휴대폰에서 QR코드를 스캔한 다음 접근할 수 있다. 단, 부산지부 홈페이지 접근 시에는 로그인이 필요하다.
지난 16일 열린 대한구강병리학회 창립 58주년 학술대회에 김현풍 나라사랑 막걸리사랑 총재(이하 나막사)가 참석해 애국과 막걸리에 대한 철학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병리학회동문회에서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 김현풍 총재는 ‘막걸리를 통해 우리 민족의 정신과 얼을 되새겨 보자’는 강의를 펼쳤다. 김 총재는 “막걸리는 단순히 술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신이 깃든 음식이다. 윤리와 도덕, 예의를 중시하는 우리 민족의 정신을 되새기며, 치과의사들의 윤리회복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자”고 말했다. 또 이날 행사에서는 임창윤 명예교수가 나서 ‘구강병리학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치과 의료기기 업체들의 제품 시험평가 및 인허가 절차가 보다 편리해질 전망이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과의료기기시험평가센터(소장 김광만)가 의료기기 비임상 시험기관(GLP)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과 지난 1월 15일 KTR 과천본원에서 치과 의료기기의 신속한 인허가를 돕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그 동안 업체가 치과 의료기기를 허가받기 위해서는 GLP 생물학적 안전성 보고서(세포독성, 감작성시험, 자극성 시험 등) 및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보고서(BSA)를 함께 제출해야 했고, 두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선 각 기관을 일일이 방문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번 협약으로 두 업무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게 돼 결과적으로 치과 의료기기 국내 허가 절차가 보다 편리해질 예정이다. 연세치대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치과 의료기기 업체가 기관별로 허가를 의뢰하는 불편함을 덜게 됐다”며 “BSA 평가보고서 발행과 더불어 KTR 비임상 시험 등 치과 의료기기 허가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