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이 되고자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슴 속에 품게 되는 봉사 하는 삶. 치과의사가 되고자 결심하였을 때에 꿈꿨던 내 미래의 모습 중에는 봉사하는 나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모습의 나에 다가가고자 치의학 전문대학원 재학 중에도 봉사 동아리 활동을 하며 봉사의 즐거움을 알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치과의사가 되어 수련의로 바쁘게 생활하다보니 봉사는 어느새 먼 훗날에 할 수 있는 일로 생각하고 마음의 한 구석에 밀어 놓고 잊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양연미 교수님(전북대학교 소아치과)을 통하여 가까운 익산에서 7월 2일과 3일 양일간 ‘스마일 재단’의 봉사가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오랜만에 함께 봉사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스마일 재단’이라는 이름은 이전부터 들었던 적이 있었지만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정확히 알고 있지 못했고, 소아치과 전공의로서 장애인 학회에 참가하면서 스마일재단과 나성식 이사장님 만나볼 기회가 생겨 어렴풋이 장애인 구강보건을 위하여 일하는 단체로 알게 되었을 뿐이었습니다. 장마의 시작으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흐린 날씨였지만 치과의사가 되어 진료 봉사를 하게 되는 첫 기회에 설레는 마음으로
3개월 전 보도된 부산지역의 이른바 ‘먹튀 치과’가 여전히 문제다. 해당 치과에서 진료 받은 환자들이 사기죄로 고발까지 검토하는 모양이다. 지난 2011년 호텔과 함께 의료관광 특화 병원을 컨셉으로 오픈한 이 병원은 치과를 비롯해 외과, 비뇨기과, 피부과 등 총 12개 진료과를 개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격경쟁에 나서 개원가의 눈총을 받아왔다. 그런데 지난해 말 병원의 느닷없는 폐업 탓에 치료가 중단되고, 치료비마저 환수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환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사실 먹튀 치과는 부산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울 및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도 개원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한 치과병의원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을 하거나, 해당 지부에는 가입조차 하지 않으면서 1~2년 개원하다 다른 지역으로 이전 개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철새처럼 이동하는 치과의사들의 경우 많은 환자 수를 확보해야 양도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바른 진료를 하기보다는 위임진료나 과잉진료 등 위법한 진료를 하면서 환자 수를 늘렸다가 양도해 이를 물려받은 치과의사만 고생하기도 한다. 이런 먹튀 치과들을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피해자가 계속 양산된
요사이 신문들을 보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힘을 발휘하다가 문제가 된 사건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누구든지 힘이 생기면 그것을 쓰고 싶은 욕구가 올라옵니다. 힘이 있으면서 적절하게 조절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인간 삶의 자체가 욕구를 발사하는 것이기에 여건이 허락되는 범위 내에서 가지고 있는 힘을 사용합니다. 가정에서도 부모가 자식에게, 경제권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힘을 사용합니다. 직장에서도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본인의 생각대로 해주길 원합니다. 사회적으로도 권력이나 재력이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 힘을 휘두르고 싶어 합니다. 힘이 있으면 본인의 잠재적인 욕구를 발휘하기가 쉬워집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것이 힘의 발산이 아니라 옳기 때문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의 위치에서만 보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힘이 있으면 그 생각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자식으로 살았어도 부모가 되면 자식을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직원으로 살다가 사장이 되면 직원의 입장이 되기 어렵습니다. 피지배자였던 사람이 지배자가 되면 피지배자의 심정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위치가 변한 것입니다.
'당신 꿈은 무엇인가요? 인생의 목표는?’ 최근 아르바이트 직원분과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길고 가늘게 사는 게 인생 목표라 급여가 적더라도 근무 시간이 길지 않고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직장을 다니고 싶다”고 대답했다. 처음에는 어쩜 이렇게 꿈도 목표도 없을까 싶기도 하여 살짝 당황스럽기도, 안타깝기도 했다. 아니, 누구는 벌써 20대에 청년사업가가 되어 회사를 차렸다 하고, 누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었다 하며, 또 누구는 어느 누구도 이뤄내지 못한 도전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는데, 그저 길고 가늘게 사는 게 목표라니. 이 얼마나 허망한 꿈이란 말인가. 그런데 그의 대답보다 나를 더 당황하게 만든 것은 대답할 때 그의 당당하고 자신감 있던 표정이었다. 나는 그저 그런 삶을 택한 그가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오히려 당당하였던 것이 놀라웠고, 순간 어쩌면 이상한 것은 그가 아니라 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하였다. 어쩌면… 그래 어쩌면 나는 꿈 사대주의자였는지도 모른다! 남들이 우러러볼 수 있는 무언가 거창하고 대단한 꿈이 아니면 가치가 없다는 나만의 그릇된 편견에 빠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문득
국민투표와 브렉시트 영국이 국민투표 결과 EU 탈퇴를 선택하였다. 투표율 72%에 탈퇴 52.1%라는 의외의 결과로 캐머런 총리의 정치생명은 사실상 끝났다. 과거 독재자들이 국민투표를 즐겨 이용한 이유는, 현직 프리미엄으로 통상 긍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전례를 보더라도(1975년 EC 잔류 찬성표가 67.2%), 설마 탈퇴는 없으리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었다. 국가 신용등급이 추락하고 세계1위의 금융업이 휘청거리며 외국기업이 떠날 기미가 보이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뒤늦게 후회하며 재투표를 요구하는(Regrexit) 목소리가 높다. 노인들이 자신의 미래결정권은 훼손했다고 원망하지만, 25~34세의 38%는 탈퇴(Brexit)를 찬성했고, 65세 이상에서 39%는 잔류(Bremain)를 택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청년·노인을 막론하고 모두 분노의 폭발(Breakout of Wrath), 막말로 “홧김에 서방질한 꼴”인데, 폭발시점만 투표 전과 후로 달랐을 뿐이다. 노인들은 화려했던 대영제국(British Empire)의 황혼을 지켜본 향수(鄕愁)와, 영국이 자존심을 굽히고 ‘유럽경제공동체’에 가입 신청을 했을 때(EU 前身, 1961) 오만한 프랑스
'한글’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한글과컴퓨터가 치과병·의원을 대상으로 정품 프로그램 구매를 유도하는 공문을 무차별적으로 발송해 개원가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처음에 치협에 공동구매를 제안했다가 나중에는 개원가에 무차별적으로 공문을 발송해 공동구매를 유도했던 수법과 똑같은 방식이다. 정식으로 프로그램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치과에까지 무차별적으로 보내진 공문에는 “소프트웨어를 불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정황을 파악한 바…기간 내에 회신이 없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을 통해 직접 이 침해 사실을 확인할 예정이며, 불법사용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민형사상 조치를…”이라는 내용까지 들어있다. 공문에 첨부된 QA 안내문은 더욱 가관이다. ‘불법SW 적발시 5000만원 이하 5년 이하 징역이지만, 구매의사 있을 경우 고소 취하 가능, 불법 SW 사용 시 단속된 시점에 구매해도 형사·민사처벌 면책 가능, 합의 안될 경우 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이라는 표현이 들어있다. ‘겁박’ 수준이다. 토종기업 한컴의 이번 경우도 MS사례와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치과를 우습게 보고 팩스 한장으로 공문을 보내고 마치 예비범죄자 취
어젯밤에도 고등학생 아이는 굳게 닫힌 방안에서 뭘 하는지 언제 자는지 알 수가 없다. 중학생 때는 감정의 기복만 보이더니 고등학생이라고 핸드폰을 장만해 주자마자 이성 친구부터 사귀어 학원이 끝나고 들어올 시간에도 소식이 없다. 기분이 좋을 때는 웃음소리가 하늘을 찌르며 ‘오바’하다가 갑자기 침울해 져서는 ‘불러도 대답 없는 당신’이 된다.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모르는 엄마는 어리둥절하다. 이 와중에 엄마는 먹어라, 먹어라, 빨리 자라, 빨리 자라며 같은 소리만 반복하니 식상한 아이의 귀에는 우이독경이다. 잘 먹어야 에너지도 생기고 키도 쑥 쑥 클 텐데, 젊은(?) 그들은 건강을 과신하며 MSG의 맛만을 선호한다. 빨리 자야 다음날 피곤하지 않게 일어나고 학교에서도 안 졸릴 텐데 아침잠이 그리도 많으면서 가볍게 엄마 말을 무시한다. 낮에는 종일 헤매다가 해가 뉘엿뉘엿해지면 갑자기 눈이 초롱초롱 해 지며 그들만의 리그를 시작한다. 그 시간에 이미 늙은 엄마는 기운이 빠져 귀가한 아이에게 갈 감시의 눈길을 거둘 수밖에 없다. 혹시 일부러 저러는 건가? 생각하면 부아가 치밀어 오르지만 왠지 조심스러워서 굳게 닫힌 아이 방문은 두들기지도 못한다. 참는다.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2016년의 반이 지났습니다. 새해 책읽기 계획이 얼마나 실천되셨는지요. 저도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막상 읽은 책은 많지 않았습니다. 문득 내로라하는 골초였던 소설가 김 훈의 금연기가 생각납니다. 담배 끊기의 괴로움에 대해 산사의 스님에게 토로하자 그 스님이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그냥 끊으면 되지!” 무릎을 쳤습니다. 그냥 하면 되는 건데. 우리는 그냥 하면 되는 것을 하지 못해서 얼마나 많은 일을 미루고 또 놓치며 살았는지 모릅니다. 책을 읽고 인생이 바뀌었네, 일 년에 책을 적어도 몇 권을 읽어야 하네, 성공을 위해서 꼭 이 책은 읽어야 하네, 고전은 나이 들어서 꼭 다시 한 번 읽어봐야 하네, 등 책에 대한 이야기는 많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책에 대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압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의미 없는지 말입니다. 책은 성공을 위해서 읽는 것도 아니고 무언가를 바라고 읽는 것이 아닙니다
출근 길 차안에서 한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의사가 쓴 수필집에 실린 내용이 나오고 있었는데 내용을 요약하자면, 한 노부부가 병원을 찾았다. 진료가 필요한 환자는 할머니였고, 할아버지는 보호자로 내원하셨다. 하지만 유독 이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큰소리로 병원이 떠나갈 듯 이야기를 하였고, 할머니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고 한다. 진료를 보면서도 할아버지는 의사가 한 얘기를 모두 가로채 할머니에게 큰소리로 호통치듯 얘기 했으며 “꼭 약은 먹어야 하나? 얼마나 약을 먹어야 하나? 이 약을 먹으면 완치가 되나?” 하고 큰소리로 따지듯 말씀하셨다고 한다. 이에 기분이 상한 의사는 한 달 뒤 다시 내원한 노부부를 진료하면서, 들어오자마자 “약은 꼬박꼬박 먹었습니다”라고 얘기하는 할아버지를 무시하고, 할머니를 보며 “약은 아직도 1년 정도는 더 드셔야 돼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살짝 미소를 띄우며, 할아버지를 쳐다봤고 할아버지는 조용히 의사의 귓전에 “아내가 귀가 잘 안들립니다”라고 말하셨다. 그리고 나서 다시 할아버지는 큰소리로 “약을 1년 정도 더 먹어야 된대”라고 말씀하셨다. 진료가 끝난 후 할아버지는 의사에게 조용히 “저희 아내가 귀가 안 들리는 걸 창
치협이 지난 5일 치과의사 보톡스 시술 관련 ‘대국민 성명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6월 의협이 기자회견에서 ‘치과의사가 미간, 이마 등에 미용 보톡스 시술을 하면 안 되는 열 가지 이유’라는 책자를 배포, 사실을 왜곡함과 동시에 국민과 대법원의 판단을 흐리는 행태를 보임에 따라 더 이상 이를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의협 기자회견에서는 동료 의료인인 치과의사를 폄훼하는 듯한 발언까지 서슴없이 나와 의료인으로서의 기본 양식마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는 분위기도 전해진 바 있다. 치과계가 이 같은 풍파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난세 속에서 얻은 것도 있다. 치협이 나서 치과진료 영역에 대해 올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대국민을 상대로 홍보함으로써 구강악안면외과를 전혀 알지 못했던 국민들도 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치과의사 보톡스 시술과 관련한 일련의 치과계 대응은 치과의사들이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는 ‘치과계의 힘’을 보여줬다. 전국에서 치과진료 영역을 사수하기 위한 성금이 치협에 답지하고 있어 대법원 보톡스 재판을 위한 법률비용 및 홍보비용으로 사용될 전망
패왕별희(覇王別姬)는 1993년 개봉된 유명한 영화의 제목입니다. 이 영화는 제목대로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초나라의 항우가 한나라의 유방에게 ‘해하’에서 포위되어 우희가 자결하는 상황을 묘사한 말이 바로 패왕별희 입니다. 역발산 기개세(力拔山氣蓋世)로 유명한 항우의 ‘해하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 만한데 시운이 불리하니 나의 명마도 나아가지 않는구나. 나의 말조차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니 어찌해야 하나? 우희여, 내 그대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우희는 다음과 같이 답가를 하고 자결을 합니다. ‘한나라 군사들이 이미 땅을 차지하여 사방에 초(楚)나라 노랫소리 가득하고, 대왕(大王)의 의기(義氣) 다했으니 천첩인들 어찌 편안히 살겠습니까?’ 사면초가(四面楚歌).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는 유명한 사자성어입니다. 사방에서 초나라의 노래가 들리는 완전히 포위된 어려운 형국을 말하는 것입니다. 기원전 203년, 유방이 대군을 이끌고 항우를 추격하고 한신, 팽월 등이 측면 지원에 나서자 항우의 군대는 해하에서 완전히 포위되고 말았습니다. 그 때, 사방에서 초나라의 구슬픈 노랫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구월 깊은 가을 사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