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일탈(逸脫)이란 어느 사회가 규정한 정도(正度)를 벗어나는 행위를 말합니다. 어떤 사회이냐 어떤 시대냐에 따라서 일탈인지 아닌지가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에는 여성이 짧은 치마를 입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지만, 오늘날은 패션으로 인정합니다. 최근 남성들이 화장을 하고 머리에 염색을 하고 파마를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남성상을 흐리는 일탈로 간주되었습니다. 우리는 어쩜 일탈과 방황을 꿈꾸면서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같은 생활, 틀에 박힌 일, 강요된 사회규범 등에 지친탓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것조차 허용하는 시간,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책을 통해 일탈을 경험하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책을 통한 방황은 의외의 내면 성장을 가져다줍니다. 내가 꿈꾸던 일탈을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나 스스로 금기시 했던 내용들이 담긴 책을 남몰래 읽으면서 느끼는 희열과 그것을 통한 잠깐의 방황은 사고에 유연함을 주고 지성을 단련시키며 남을
모처럼 가족들이 모여도 할 말이 별로 없다. 살아가는 삶의 현장과 관심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의례적인 안부를 묻고는 입을 꾹 다문다. 그러다가 누구 입에서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오면 대화는 돌연 활기를 띤다. 대개 실수담이지만 지나간 일이기에 다들 유쾌하게 그날을 떠올린다. 당사자는 전혀 기억에 없는데 다른 이들이 소상히 기억하는 경우도 있고, 서로 상충되는 기억도 있다.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기억의 편린들을 모아보면 사건의 전말이 재구성된다. 그런 이야기 속을 헤매다 보면 우리가 가족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가족이란 핏줄을 나눈 사람이기도 하지만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어떤 이들에게 과거는 지긋지긋해서 다시는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시간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언제라도 돌아가 쉴 수 있는 마음의 고향이기도 하다.아이들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드는 이야기들은 인생의 내용이 된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삶의 ‘저자’(author)이다. 어떤 이는 그래서 ‘원본’으로 태어나 ‘복사본’으로 살아가는 것을 타락이라 일렀다. 인생의 황혼기를 지나고 있는 어른들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달라 청하면 별다른 게 없다고
‘CSI’와 같은 수사드라마를 보면 용의자의 말보다는 그의 몸짓을 보고 단서를 포착하는 일이 많다. 영화 ‘공공의 적’의 예를 들면, 주인공 강철중 형사(설경구 분)가 살인 사건 피해자들의 아들, 조규환(이성재 분)과 경찰서에서 대화를 나누던 도중에 실수로 떨어뜨린 볼펜을 줍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그 때 조규환이 눈물을 흘리면서 동시에 책상 아래로는 다리를 떨고 있는 것을 보고 그가 범인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렇다면 치과에 내원한 고객의 몸짓을 보고 심리를 파악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고객의 눈에 비쳐지는 당신의 몸짓을 개선하는 것이다. 옥외 광고, 병원 홈페이지, 대기실 입구에 있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의료진의 프로필 사진이다. 그 사진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거의 대부분 팔짱을 끼고 있다. 미소를 지으면서 팔짱을 끼고 있으면 부조화스럽고, 무표정하게 팔짱을 끼고 있으면 조화로우나 최악이다. 최악이 훨씬 많다. 아! 권위적으로 보이고 싶었다면 대성공이다.팔짱 낀 모습은 부정적이다. 마치 방패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소통하기 어려울 것 같은 마음이 들게 만들고 실제로 그런 결과로 이어진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어서 그렇다
오늘은 2015년 12월 23일이다. 지난 6월 27일에 미국 아이오와에 도착해서 이틀간의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아이오와 치과대학 노인치과 클리닉에서 펠로우 직책으로 노인진료를 시작하였다. 1997년부터 2002년까지 5년 동안 첫 번째 유학을 하면서 갈고 닦았던 영어도 이미 13년이나 지나서 거의 다 잊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무척 긴장이 되었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하루 종일 환자를 진료하고 화요일과 목요일은 세미나 주제를 선택하고 관련된 논문을 5개를 찾아서 패컬티와 동료 펠로우들에게 금요일 밤 12시까지 보내야 한다. 매주 수요일 밤에는 30분 정도 발표를 해야 하고 질문과 토론을 한다. 다행히 영어는 곧 회복이 되어서 환자와 소통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지만, 진료기구나 진료방식이 달라서 무척 당황하였다. 특히 수 십 년 동안 원장으로서 누구의 지시를 받는 생활을 하지 않다가 직급상 펠로우보다 상위에 있는 패컬티로부터 지시를 받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배우러 온 나의 위치를 항상 되뇌면서 지시 받는 것에 적응하려고 애썼다. 환자들도 좋은 매너를 가지고 있어서 진료시간은 매우 즐거웠다. 특히 환자 한 명당 진료시간을 두 시간
치협이 오는 3월 6일 코엑스에서 개원정보 박람회를 연다. 최남섭 협회장은 신년사에서 “무엇보다 저희 집행부가 새해 들어 최우선으로 추진할 일은 개원환경 개선”이라고 밝혀 치협이 회원 중심의 회무를 펼치는데 가일층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 야심찬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져 어려운 개원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치협은 그동안 동네치과 살리기를 위해 금연치료와 노인요양기관 촉탁의제에 치과의사를 포함시키는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에 머물지 않고 새해에도 일자리 창출과 원활한 보조인력 수급 사업에 더욱 노력해 나가는 한편 공약사업이기도 한 보험 2000만원 시대 역시 추진해 나감으로써 개원의들의 수입증대에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특히 치협은 젊은 치과의사들이 치과의사로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개원환경 개선 및 청년 치과의사 지원 사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왔다. ‘청년 치과의사 지원 별도회계’를 신설, 운영하면서 새내기 치과의사, 공보의 등 젊은 세대들을 위한 회무를 펼쳐 왔다. 또 청년 치과의사 지원을 위해 ‘덴탈 시니어 오블리제’ 사업을 펼쳐 선배 치과의사들의 참여를 유도한 바 있다.이번 개원정보 박람회를 주관하는 위원회도
매년 이 맘 때가 되면 필자의 모교대학동창회에서는 2월 졸업을 앞둔 후배들을 위해, 이른바 ‘신입동창회원환영식’ (이 행사를 DCODental Community Orientation이라 이름지어 진행해왔다)을 준비한다. 모교의 동창회원은 8000여명에 이르는데, DCO라는 신입회원환영식을 치르고 입회한 후배들은 지난 몇 년간 기껏해야 400여명 정도이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에게 해주는 신입생오리엔테이션도 아니고, 어엿한 치과의사들에게 기성세대의 무슨 잔소리가 새삼 필요한 것일까하며, 혹자는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겠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대학교육종료와 현장실무개시의 연결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은 치의학외의 다른 전공분야에서도 부쩍 활발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예컨대 서울대학교의 정치외교학과에서는 GLP(Global Leaders Program)으로 졸업생들이 재학생들을 가이드하고 양성함에 학부과정중의 졸업생참여, 토크콘서트 등을 수시로 가지며 자연스러운 선후배간의 멘토링이 이루어지는 네트워킹을 구현하기 시작했고, 동대학의 공대출신의 여성동문들이 여성재학생들과의 모임을 도모하여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숙원을 2015년에 ‘WIINS(Wo
얼마전 오래간만에 통화한 지인으로부터 최근의 걱정거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나온 걱정거리는 다름 아닌 가족처럼 지내는 애완견의 병치레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난 추석에 성묘를 함께 다녀온 후에 시름시름 앓기에 동네 동물병원에 방문했으나, 원인을 찾지 못하고 동물종합병원에 가서야 원인을 찾아내고 5박 6일간 입원치료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살인진드기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사람에게도 치명적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완치방법은 사실상 없는 듯합니다. 400여만원을 치료비로 사용하고도 완치는커녕 다시 시름시름 앓고 있는 자식 같은 애완견을 보고 있자니, 거액의 치료비를 생각하는 자신으로 인해서 우울하다는 것입니다. 완치만 된다면 400만원 보다 더한 돈을 쓸 수도 있으나 그렇지도 못하다니 슬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예전에 산부인과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개의 분만료 보다 못하다는 푸념 섞인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있습니다. 건강보험 진료비의 비현실성과 함께 비급여 진료비도 경쟁적으로 할인이 되어 의료인들의 경영상태가 어렵고, 최근에는 특히나 여러 가지 관련 사안들마다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고령화로 인해서 사회
‘소득-지출 분석시스템’(이하 “PCI분석시스템”이라 한다)은 국세청에서 보유하고 있는 과세정보자료를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여 일정기간 신고소득(Income)과 재산증가(Property) 소비지출액(Consumption)을 비교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PCI분석시스템은 국세청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과세자료중 최근 5년간 개인의 재산(부동산, 차량, 비상장주식, 회원권 등)증가액과 소비지출액(신용카드·현금영수증사용액, 해외체류비 등)을 합계한 금액에서 국세청에 신고(결정)한 소득금액을 차감한 금액이 소득탈루혐의 금액으로 판단하는 모델이다. 국세청은 PCI분석시스템을 활용하여 소득세 성실신고사전지원안내와 성실신고 여부를 사후관리하여 신고소득에 재산증가 및 소비지출사항이 반영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조사대상자로 선정하기도 하며, 고소득 자영업자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시에도 신고소득에 비해 재산증가나 소비지출이 큰 사업자 위주로 선정할 뿐만 아니라 취득능력이 부족한 자(소득이 없는자, 미성년자 등)가 고액의 부동산 등을 취득시 자금출처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가령, 2015년 고소득자영업자 기획세무조사대상자 선정시 병원을 경영하는 A원장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준으로 2010년부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송년 분위를 좀 내기 위해서 한 식당을 찾았다. 치과에서 직원회식 때 가끔 들르던 곳인데,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연말 분위기도 낼 겸해서 기분 좋게 예약을 했다.연말이고 주말이라 미리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직원들은 매우 분주했다. 당연히 주문을 해도 기다리는 시간은 길어졌고, 뭔가 부탁을 하면 계속 반복해서 얘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반찬이 부족해 더 달라는 얘기를 적어도 네 번 이상했는데도, 식사를 다 마치고 한참 후에야 가져와서 “이제 됐다”고 말했더니 점원이 하는 대답이 걸작이었다. “더 달라고 했잖아요”라고. 물론 더 달라고 한 건 맞지만, 이미 식사는 다 마친 후 였고, 뒤 늦게 반찬을 가지고 온 것은 생각하지 않고, 미안하다는 말은커녕, ‘바쁜데 장난을 치냐’는 식의 대답이었다.순간 그 대답에 필자도 짜증이 나서 “몇 번이나 얘기 했는데 이제 가져 온 거 아니냐”고 쏴 붙였다. 기분 좋은 가족 송년회가 일순간 험악한 분위기로 변해버렸다.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잠시나마 고민했지만, 그래도 말할 건 해야겠다는 마음에 식당 사장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어떤 직원인지 말하지는 않았는데, 식당 사장이 그 직원을 지목하면서 “하루
회원 여러분과 치과계 가족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2016년 새해에도 소망하시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고, 벅찬 기대와 희망 속에서 한해를 시작하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볼 때, 의료정책의 급격한 변화와 갈수록 척박해지고 있는 개원환경 속에서도 회원 여러분께서 부단히 노력해 주신 결과, 나름의 진전을 이뤄갈 수 있었던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치협 집행부도 어느 때보다도 타결하기 어려운 난제들 속에서 차분하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던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에 국민의 구강건강 증진이라는 일념 하나로 치과의사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계시는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소통의 치협’, ‘회원을 위한 회무’를 추진하며 중차대한 치과계의 현안들에 대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주고 있는 치협 임직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회원 여러분! 우리 치과계는 현재 의료변화의 파고 속에 수많은 현안과 정책 과제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치과계의 숙원 과제인 ‘치과의사 전문의제도’, 치과계가 중심되어 개정됐던 ‘1인1개소법’, 반드시 척결해야 할 ‘네트워크형 신종 사무장치과’, 치과계의
힘들었던 2015년이 가고 병신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는 국가적으로도 메르스 사태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였으며, 치과계에도 엄청난 사건과 부침이 특히 많았던 해로 기억된다. 그에 따른 여파와 해결해야할 과제는 새해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장 이달 30일에는 치과의사 전문의제도의 향방을 놓고 임시대의원총회가 개최돼 새해부터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1인 1개소 강화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의료법 위헌심판제청 판결도 나올 예정이다.또한 치협이 지난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한국치의학융합산업연구원 설립도 2월 임시국회에서 결정나고 노인요양시설의 치과의사 촉탁의제도 도입이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4월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협회장 직선제 도입이 최종 결정될 예정으로 있는 등 치과계는 이전보다 훨씬 더 큰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국가적으로도 지난해 말 단행된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라 새해에도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볼 때 치과계의 살림살이도 나아질 것 같지는 않고 당분간 힘든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그러나 치과계는 이전에도 많은 우려와 걱정이 있었지만 그 어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