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대부분을 치과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들의 진료실에서의 하루를 들여다보자. 9시에 출근하면 맨 먼저 예약환자 명단을 들여다보고 오늘 환자진료와 관련해 스탭들과 간단한 회의를 한다. 커피 한 잔 마시고 나니 10시. 진료실에 들어가기 직전, 엊그제 경영세미나에서 배운대로 거울 속 나의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는 연습을 한 후에야 비로소 진료실로 들어가게 된다. 유니트체어에 앉아서 기다리는 환자에게 반갑게 인사를 한 후 마스크를 쓰고 스툴에 앉는다. 오늘따라 손에 물기가 있는지 글러브가 좀 빡빡하다. 반복해서 손바닥을 몇 번 벌려주니 글러브가 제자리를 잡을 때쯤 치과위생사가 조명등을 켜준다. 이미 내 왼손에는 미러가 들려 있고, 핸드피스에 물이 나오나 테스트 삼아 페달을 몇 번 밟아 보고 구강내 진입을 하는데, 동시에 자리 다툼하듯 들어오는 치과위생사의 석션팁에 시야가 가려지니 내 의자를 약간 이동해 자연스러운 진료자세를 잡아본다. 이제 조명에 그림자가 생기면서 직립자세 진료가 힘들어진다. 에이! 모르겠다. 최대한 구강에 근접한 곳으로 내 눈을 가져다 놓으니 허리가 틀어지고 목이 틀어진다. 한 두해도 아니고 20여년을 같은 자세로 진료하니 이
대학을 떠난 지 15년이 됐어도 국제학술대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이렇게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이유는 대학에 몸담고 있을 때 대학의 사정으로 여러 학회에 참석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어서 참관기를 통해서나마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도시간급행열차(ICE)로 1시간 10분 거리에 있는 뷔르츠부르크에서 열린 ‘제110회 독일해부학회 총회 및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귀국길에는 프랑크푸르트 막스프랑크 뇌연구소를 방문, 옛 동료 학자들을 만나 교류하는 한편 최신 연구경향과 시설들을 파악하고 돌아왔다.약 700여명이 등록했는데 학술대회의 공용어는 세계화 추세에 따라 영어였다. 이번에 열린 독일해부학회 학술대회는 미국, 영국, 한국 등 19개국에서 참석한 가운데 심포지엄(해부학은 영상이다), 다양한 주제의 구연발표(242연제), 포스터전시(188연제), 해부표본 및 기자재 전시가 진행됐다. 치의학 분야는 3연제(교정학-치아이동, 임상을 위한 위 입술동맥 및 아랫입술동맥의 분포양상, 치아줄기세포)였다. 발표논문의 분야는 교육방법, 육안해부학, 임상해부학, 실험형태학, 신경해부학, 신경생물학, 신경면역학,
최근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C형 간염 집단감염이 이슈가 되고 있다. 1일 현재 이곳에서 발생한 C형 간염 환자는 총 77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의원의 의사가 2012년 교통사고를 당한 뒤 뇌손상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장애등급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모았는데 간호조무사인 부인이 의사를 대신해 일부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놀랍다.의료계의 이번 사태가 연일 이슈가 되다 보니 보건복지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지만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라는 점이 아쉽다. 보건복지부는 3년마다 면허신고 시 하도록 하던 보수교육 이수 여부를매년 점검하면서 의료윤리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대리출석 방지를 위해 출결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보수교육평가단’을 복지부에 설치해 각 협회가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보수교육 내용 및 관리방안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의료인 면허신고제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보수교육 대리출석에 대한 행정처분 근거 마련, 면허신고 시 의료법상 의료인 결격사유 점검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물론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다 보니 정부에서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은 공감하지만 이는 이미 뒷북이라는 비난을 면치못할 뿐만 아니라 이
fault line(단층선 또는 충돌선)은 지형학에서 단층면(斷層面)이 지표면과 만나는 선을 말한다. 기복이 많더라도 단층면이 수직이거나, 단층면은 경사를 이루었으나 기복이 없으면 단층선은 직선상으로 나타나고, 이에 반하여 지형면에 기복이 있거나 경사진 단층면의 기복과 경사가 클수록 단층선은 심한 굴곡을 그리면서 나타난다. 지표면이 직선상으로 만나는 경우 지형도나 지질도 상 안정된 지형으로 나타나나, 단층선의 심한 경사와 굴곡이 불규칙하게 그리면서 만나는 경우 지진이나 화산폭발 등 예기치 않은 자연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다른 의미의 fault line은 테니스나 베드민튼의 라켓 관련 용어로 쇼트라인에서 뒷벽으로 연장된 코트에 쇼트라인과 수직으로 그어진 라인이며, 두 곳의 서비스 라인으로 코트의 뒤를 나눈 라인이다. 이 라인 안에 볼이 떨어지면 게임은 진행되나 라인밖에 떨어지는 경우 점수를 잃게 된다. 보이는 의미상으로는 그저 하나의 선에 불과하나 그 선 하나의 차이로 부조화가 일어날 경우 원하지 않는 결과가 오류와 충돌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도 이와 같은 많은 충돌선이 존재한다. 관념적 구조에 의해 표현되는 사고 및 행
아직 나는 30대 초반으로 인생을 논할 나이는 아니지만 요즘 들어 ‘나는 행복한가?’라는 의문을 가지며 내가 지나온 길과 내가 지나가고 있는 길, 그리고 내가 나아갈 길에 대한 고민이 많다. 물론 행복하지 않아서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인생의 목표를 항상 무언가에 두기 위해 늘 생각한다. 나는 지금 사계절 중 여름에 있으며 뜨겁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선택할 것이 여전히 많고, 해야 할 것과 의무와 책임감도 예전보다 늘었다. 어릴 땐 갖고 싶은 것을 가지면 행복했고, 20대에는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행복했으며, 나이가 들어갈수록 행복은 어려운 것이며, 늘 노력해야 가질 수 있음을 알아가고 있다.책에서 보듯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다”라는 말은 곱씹을수록 진리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행복은 가지기 어려우므로 가까운데서 찾으라는 것이다. 인터넷에 “행복(幸福)”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라는 사전 뜻이 나온다. 추상적인 단어로 감정적인 단어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상담사 코언(Cohen)에 따르면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①가족과 친구 그리
외야로 애매하게 공이 날아가면 외야수끼리 부딪히기도 하고 서로 미루다가 공이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외야수 중에 누군가가 미리 “마이볼!”하고 외칩니다. 진료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가령 “엔도 준비해 주세요”라고 했는데 누군가 “예! (엔도 준비하겠습니다)”하고 ‘마이볼’을 외치지 않으면 원장은 불안합니다. 지금 엔도 준비는 하고 있는지, 지시 사항이 전달은 되었는지…가끔 진짜로 엔도 준비가 안 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치과에서는 ‘마이볼’을 외쳐 달라고 합니다. 물어보기도 잘하고, 훈수도 잘하고, 대답도 잘하는 스탭!저희치과는 스탭들에게 원하는 것도 많습니다.그런데 스탭들이 커뮤니케이션 스트레스에 대한 글을 읽고 나서 건의사항을 제기하였습니다. 요지는 원장 때문에 주눅이 드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특히 지시사항을 전달하거나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시 물어 보면 ‘아직 그것도 모르고 있느냐’ ‘그런 걸 물어보냐’와 같은 느낌을 주는 눈빛(일명 레이저), 한숨, 정적 등의 불편한 기류를 원장이 연출한다는 것입니다. 가끔 “원장님 레이저가 너무 쎄요^^”라며 살짝 언질을 받기도 했었는데, 왜 그런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
최근 치과기공사가 버젓이 면허대여를 통해 치과의원을 운영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치과는 2년 전에도 면허대여를 통한 불법진료를 하다 폐업한 뒤 올 봄도 또다시 명의대여를 통해 치과의료 행위를 계속하다 모 지회의 현장 조사에서 포착됐다.이번에 적발된 사례에서 보듯이 면허대여를 하다 단속에 걸렸다하더라도 명의만 바꿔치기해 또다시 불법 행위를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명의대여를 한 치과의사는 이전에도 면허를 대여해 준 의혹이 있었을만큼 한 번 그 유혹에 빠지면 벗어나기 쉽지 않다. 그나마 치협이 사무장병원의 폐해를 먼저 경험하고 의료법 개정의 최선두에 서서 정부와 국회를 설득, 의료법 개정을 이뤄내 독버섯처럼 번지는 추세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었다. 이를 통해 정부와 관계당국이 이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돼 매우 긍정적인 성과와 예방효과가 나타나고는 있다. 그러나 정부와 사법당국이 보다 더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보다 단속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처벌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도 의료인과 비의료인 모두에게 자격정지와 벌금 처벌이 내려지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정부 당국과 사법 당국은 더욱
홍순관은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느릿느릿 노래하는 가객이다. 어쩌면 태생적으로 세상의 북소리에 발맞추어 살 수 없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대중들에게도 사랑 받기를 원하지만, 그의 노래가 달콤하거나 자극적인 소리에 길들여진 대중들의 마음에 파고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의 눈이 향하고 있는 것은 세상의 작은 것들이다. 너무 작아 사람들의 눈에 띄지도 않는 것들 혹은 사람들이 한사코 외면하려 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래서인가? 그의 노래에는 대중들을 숨막힐 듯한 흥분으로 고양시키는 고음이 별로 없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마음이 고요해지고 영문을 알 수 없는 슬픔의 세계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물론 그것은 우리 심성을 파괴하거나 메마르게 하는 정서로서의 슬픔이 아니라 모든 존재자들에 대한 연민으로 이끄는 슬픔이다. “노을이 물들어 서산에 해지며는/부르던 이 노래도 고향집으로 갈까/이 세월이 가면 고운 노래도/시간에 흩날리어 찾을 수 없게 되오/성모 형 지금이야 우리가 부를 노래/아버지 들려주던 그 노래를 부르오”(성모 형). 함께 노래운동을 하던 성모 형이 속절없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부재가 만들어낸 공허감과 그리움을 이렇듯 가만히 읊조
치과의 진료는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필자가 강의 때 이 질문을 했더니 어느 치위생사분께서 “9시 30분요”라고 답하였던 기억이 난다. 2014년에 존스 홉킨스 병원을 제치고 全美 5000개 병원 가운데 최고의 병원에 등극했던 메이요 클리닉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메이요의 진료는 환자가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 순간 고객이 보게 되는 것, 듣게 되는 것, 느끼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 중심으로 “고객”을 “관리”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경험”을 개선하는 CEM이 점점 더 강조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지난 번에 예고했던 필자의 기억 속 최고의 치과 예고편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그 치과의 문을 열고 처음 들어섰을 때였다. 그 때 그 치과의 첫인상을 잊을 수가 없다. 미소. 특별한 미소를 보았다. 따뜻함, 편안함, 기쁨, 마음의 치유를 느끼는데 불과 몇 초가 걸리지 않았다. CS 교육을 받은 결과로서의 미소와는 차원이 달랐다. 안 웃으면 매맞는 아이의 미소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의 미소가 같겠는가? 직원 분들의 표정을 보면서 필자의 마음 속에 떠오른 한 단어는 “행복”이었다. 진짜 미소에는 그런 감정이 배어
대한치과의사문인회 회원들이 11월 7일, 8일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으로 가을문학기행을 다녀왔습니다. 1박 2일로 진행된 문학기행 첫째 날 특별강연 연자로 김영훈 시인이 ‘아름다운 시 창작’에 관해 일목요연한 강의를 해주셨고, ‘아버지’란 주제로 여러 시인의 작품을 회원들이 번갈아 읽어보며 시 창작에 관한 기본기를 다졌습니다.특별강연을 마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신덕재 회원의 ‘나’, ‘틈새’임용철 회원의 ‘사월에’, ‘아득하니’라는 자작시 낭송이 이어졌습니다.정원에는 낙엽을 잠재우는 가을비가 내리고 거진앞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다내음과 어슴프레한 시간들과 간간히 들리는 웃음소리로 마음이 촉촉하게 힐링되는 시간이었습니다.문학기행 둘째 날 특별강연 연자로는 김영진 회원의 ‘세종에서 성종시절까지의 조선사탐구’에 관한 특별강연을 들었습니다. 6권의 참고서적을 읽고 준비한 강연이었던 만큼 해박한 역사에 관한 지식과 재미난 야사까지 두 배로 즐거운 조선사탐구강연이었습니다. 흥미로운 특별강연이 끝나고 가을과 마주하러 화암사에 갔습니다. 가을비속에서 젖어 있는 형형색색의 운치 있는 단풍나무들과 제법 많은 강수량으로 생명력을 되찾은 계곡물이 요란스레 이합집산하는 풍경이 절로
치협과 한국치과대학장·치의학전문대학원장협의회가 지난 20일 제2차 공동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신제원 한국치의학교육평가원장이 ‘적정수급조정을 위한 치과의사 국가 간 이동에 따른 국내외 동향과 규제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하면서 해외에서 교육을 받은 치과의사의 국내 유입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치과의사 인력수급은 점점 악화되는 개원 환경 속에서 치과의사들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지 오래다. 더군다나 치과의사 인력이 과잉 공급됐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상황인데 해외에서 교육받은 치과의사의 유입 문제는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워크숍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헝가리에는 특별입학시험을 통해 30명의 한국인이 입학해 있고, 본지에서 보도된 바 있듯이 일본의 사립치대들이 특별입학전형을 통해 한국 유학생들을 대폭 선발해 와 외국치대 유학생의 한국 유입이 우려된다.이에 따라 치협과 관계 당국은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적정한 치과의사 인력 수급을 위한 대책 마련과 실천이 시급한 상황이다.다행히도 치협과 한국치과대학장·치의학전문대학원장협의회가 지난 4월 정원 외 입학 인원을 현재 10%에서 5%를 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