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을 돌며 페이닥터도 하고, 대진의도 하고, 검진의도 하고, 종병과장도 했다. 최근 4개월간 선배님들, 동기들과 함께 신규 개원자리를 겨우 찾았다. 병원 인테리어 하면서 가구를 골라야 하는데, 사실 나는 가구가 싫다. 이사를 너무 많이 다녀서다. 광주, 대전, 강남, 동작, 안산, 수원. 같은 동네, 심지어 같은 건물 내에서도 이사를 해봤다. 월세, 전세, 자가, 기숙사, 사택, 단독주택, 다세대, 다가구, 오피스텔, 아파트, 주상복합 안 살아본 방식이 없다.가구는 뭔가 무거워서 무섭다. 가구 발이 내 발등을 찍고, 모서리가 옆구리를 찌를 것만 같다. 포장이사 같은 거 하면 좋은데, 학생 때 이사를 다니고, 신입일 때 다니니까 몸으로 나르고, 좁은 공간에 뭐 들어가지도 않고, 어떤 교직원들이 대학 기숙사의 공간에도 맞지 않는 가구들을 계약해버린 바람에 문도 제대로 안 열리는 학교 기숙사에 살아서. 기숙사도 학기 때마다 방을 옮기라는 통에 새 학기의 시작은 땀으로 얼룩지고 아름답지 못했다. 수험생이라고 촘촘하게 3면을 막아버린 독서실에 사람을 강제 수용시키질 않나. 고등학교때, 대학때, 국시때.이사하기 귀찮으면 버리고 가도 되고, 엘리베이터 없고, 바퀴가
지난 4월 25일 치협 정기대의원총회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의장단의 원숙한 진행, 대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집행부의 원활한 준비 등 삼박자가 어우러져 치과계의 단합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치과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귀중한 자리였다고 평가할 만하다.이번 총회에서는 반세기가 넘도록 숙원과제로 남아있는 치과의사전문의제도, 협회장 선거제도의 직선제 개선 여부, 기업형 사무장치과 척결 과제, 고령 및 신입회원의 회비 조정, 미불금 조사위원회 구성 등의 중차대한 안건이 다뤄졌다. 소수정예 치과의사전문의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대의원들의 의지는 변함이 없었다. 협회장 선거에 대한 직선제로의 개선을 골자로 하는 정관개정안은 부결됐지만 치협 선거제도개선특별위원회에서 치과계 의견을 수렴하는 등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내년 총회에 집행부 안으로 협회장 선거 직선제 개선을 위한 정관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어서 또 다른 기회가 남아있기도 하다.기업형 사무장치과와 관련 증거 수집은 물론 적절한 법적조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했으며, 첨예한 논쟁이 예상된 미불금 문제는 개선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결
흡연은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히지만 담배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아이러니 하게도 담배(tobacco)는 만병통치약으로 사용되었다. 아메리칸 인디언은 담배가 상처를 치료하고 치통을 완화하는 효과를 갖는 것으로 믿었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에 의해 담배는 16세기 유럽에 급속도로 전파되었고 다양한 치과 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되었다.1874년 미국에서 상품화된 ‘Dental Snuff’는 snuff(코담배)와 chewing tobacco(씹는 담배)에 소독제 또는 제산제로 추정되는 물질을 첨가하여 만든 제품이다. 이 담배는 치통, 신경통과 괴혈병에 효능이 있다는 엉터리 광고가 배포되었고 심지어 충치를 예방하고 치아 미백 효과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황당한 제품의 개발자가 볼티모어 치과대학을 졸업한 치과의사 Robert Morgan(1844-1904)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나니 기가 막힌다.현재는 흡연이 폐암, 심장병, 구강암 발병과 높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입증되어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금연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금연 운동에 적극적으로 앞장선 치과의사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봄으로써 지금 의료기관에서 시행중인
임플란트의 보편화가 가져온 치과계의 변화는 지난 호에 말씀 드린 치과의 ‘치료 구성(treatment mix)’를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기존의 수복 보철 치료 구성을 대폭 변화시킨 것이지요. 예를 들어 상실치를 대처하는 기존의 치료는 브릿지 보철과 의치가 전부였지만 임플란트 도입 후 이를 대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종래의 수복 보철인 ‘깎고 씌운다’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치료로 큰 변화가 된 것입니다. 임플란트 도입은 치과 개원가에 큰 성장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면서 치료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임플란트 도입 후 현재 치과 개원 상황을 보면 부정적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먼저 치료 구성의 변화로 인한 혼란입니다. 기존의 수복 보철 중심의 치과에서 임플란트 도입이 빠른 치과와 늦은 치과의 갭으로 인한 혼란입니다. 두 번째는 임플란트 수가의 급격한 하락입니다. 기존 수복, 보철의 치과 치료는 일정한 치료 사이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치료의 질을 논하기 전에 수복, 보철의 한계점으로 인해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재 치료의 사이클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치과 개원가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치료
아버지!!가슴 속 깊이 깊이 흥건히 고인 울음을 속절없이 토해내고 있는 오늘밤은 유난히 아버지를 향한 불효녀의 그리움의 회환이 아스라히 떠오르는 밤입니다.아버지 떠나신지 어느듯 이십년 되어가고 차디 찬 북망산 어딘가에 자리잡고 계실 당신이 그리워 별도 달도 보이지 않는 오늘밤 같은 수많은 밤에 겨울을 지난 찬바람을 맞으며 목놓아 통곡하고 싶은 날이 많았습니다.1996년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초가을 날, 칠순 생일상을 받으신 한 달후, 홀연히 어머니와 4녀1남을 남겨두고, 우리들의 곁을 떠나신 그날, 죄 많은 셋째 딸은 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우들을 치료하다가 당신의 비보를 듣고 당신께서 누워계시던 병원까지 울며 달려갔던 그 한 시간이 지금도 생생합니다.살아 생전 그토록 보고 싶어하셨던 할아버지 사진 옆에 당신의 사진을 걸어두고 항상 진료 틈틈이 책을 즐겨보시며 태우시던 그 담뱃대는 제가 고이고이 간직하여 당신께서 소중하게 간직하셨던 할아버지의 유니트체어와 엑스레이와 기구들과 함께 저의 작은 병원 로비앞에서 매일매일 저의 하루를 지켜보고 계십니다.아버지!지난 주에는 세종시 청사 보건복지부를 찾아가서 할아버지의 경성치전 졸업 학적부와 치과의사 면허번호를 내 눈으로
대구광역시에서 전과 10범의 종교인이 가짜 조합원명단으로 의료생활협동조합(이하 의료생협)을 개설한 후 사무장병원 4곳을 운영하다 적발됐다.이 종교인은 2개의 의료생협을 만든 뒤, 2010년 8월부터 한의원, 요양병원 등 4개소를 개설해 요양급여비 73억6000만 원을 챙겼다.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의료생협이다. 의료생협은 ‘진화된 사무장병원’이라는 불명예스런 정의가 의료계에 내려진 지 이미 오래 됐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의료생협 빙자 사무장병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의료생협이 개설한 61개소 의료기관 중 49개소가 사무장병원으로 밝혀졌고, 59개소에서 불법행위가 적발됐다. 의료생협이 개설한 의료기관의 80%가 사무장병원인 셈이다.불법 의료생협형 사무장병원이 문제가 되는 것은 조합원의 건강증진이라는 설립목적에 벗어나 난 채 영리추구에만 급급해 과잉, 덤핑 진료로 국민건강을 해치고 의료질서를 문란케 한다는 것이다. 과잉·허위청구 등으로 건강보험재정까지 축내는 주범이 되고 있는 것 역시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의료생협형 사무장병원이 활개를 치고 있는 이유가 뭘까? 단연코 물러터진 현행 법 규정 때문이다.현행 협동조합기본법과 소비자생활협동조합
텀블러는 약간의 보온기능을 지닌, 음료를 마시기 편하게 만든 밀폐가 잘 된 컵이다. 품질은 시중의 상품과 같으나 값은 더 비싼 이 텀블러를 팔고 있다. 파는 재미가 쏠쏠하다.이런저런 모임에서 무조건 들이댄다.물론 자세한 설명과 본인의 결정에 따른다.나의 뜻을 다른 이에게 설득력 있고 호소력 있게 전하는 것이 참 어렵다. 그리고 물건을 팔고 대가를 받아야 한다. 그것도 기분 좋게 내주는 돈을 원한다. 찜찜하게 내는 돈은 원치 않는다. 유별난 장사라고도 한다.이 불경기에 찬 밥 더운 밥이 웬 말이냐!배가 부르네! 세상물정을 모르구만!그래도 나는 끝까지 이대로 간다.그런데 의외로 호응이 좋다.고마울 따름이다.따뜻한 물을 그대로, 찬 물은 찬대로 보관해 주는 텀블러를 닮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많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여유있게, 마음은 있고 경제력이 부족한 사람은 부족한 대로 뜻을 전한다. 모든 것이 다 하나가 되어 큰 강을 이룬다.남을 돕는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분명한 것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감을 느낀다. 성공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한 것이라고 한다. 인간은 모두가 성공하고 싶고, 행복을
“광풍이 일어나 바다 물결을 일으키는도다 그들이 하늘로 솟구쳤다가 깊은 곳으로 내려가나니 그 위험 때문에 그들의 영혼이 녹는도다 그들이 이러저리 구르며 취한 자 같이 비틀거리니 그들의 모든 지각이 혼돈 속에 빠지는도다”. 시편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압도적인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은 무력하다. 속수무책이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도와줄 이 하나 없는 암담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선원들은 하늘을 바라본다. 시인은 바람과 물결에 시달리던 선원들이 고통 속에서 부르짖자 “그가 그들의 고통에서 그들을 인도하여 내시고 광풍을 고요하게 하사 물결도 잔잔하게 하시는도다”라고 노래한다. 이 구절을 반복하여 읽으며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은 현실 속에서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일렁이는 바다 물결 속에서 속절없이 죽어간 이들이 떠오른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 그리고 내전에 가까운 상황에 내몰려 자유의 새 땅에 당도할 희망을 품고 리비아 해안을 떠났던 700여 명의 아프리카 난민들 말이다. 희망의 여정은 죽음으로의 항해가 되었다. 도움은 어디에서도 오지 않았다. 검푸른 바닷물결 속에서 기적같은 도움을 기다렸던 사람들의 절망을 떠올리니 숨이 막힌다. 절망의 바다는
난 하나님보다 하느님이 좋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다. 예수님, 부처님, 알라신, 시바신이 하나님일 수 있다.그러나 하느님은 하늘 어딘 가에 계시기도 하고, 내 마음 속에 있기도 하고, 큰 나무 등걸 아래에도 계시고, 부엌 봉당 한구석에 있기도 하고, 장독대에 놓인 맑은 정한 수 한 그릇에도 있다. 하느님에게는 정(情)이 있고, 마음이 있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무엇이 있고, 언제 어디서나 품어주고 어루만져 주는 게 있다.그래서 기대고 싶고, 같이 하고 싶고, 의지하고 싶고, 허물을 털어 놓아도 나무라지 않고, 보듬어 줄 것만 같다.항상 고맙고, 의논하고, 떼쓰고, 응석 부리고, 울면서 하소연 하고, 속내를 털어놓고, 웃으며 감사도 한다.첫째로 하느님께 감사할 것은 내가 남을 위해 의료봉사를 할 수 있다는 거다. 먹지도 못하고 입지도 못하던 시절에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한 외국인의 도움으로 질병의 아픔과 고통을 이겨 내 지금의 나를 만들고 내 또한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 이에게 의료봉사를 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기쁘고 고마운 일인가?하느님 감사합니다.둘째로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내가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는 거다. 사실 돈이 많으면 좋다. 죽
서울 강남권에 밀집해 있는 대형 성형외과들이 양악·윤곽수술 등이 가능한 치과의사를 고용하고 명의를 불법적으로 대여해 치과를 개설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말 대형 성형외과에서 양악수술 중 사망사고가 발생한 후 각종 언론에서 치과의사가 양악수술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말도 안 되는 보도를 접해 상실감이 큰데 불법 면허대여 행위까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니 개탄스럽기만 하다.2000년대 중후반부터 양악수술이 성형외과의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면서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성형외과가 양악수술을 할 수 있는 구강악안면외과 출신 치과의사를 대거 채용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치과계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 치과의사들의 ‘외도’를 막기 위해 학회 차원에서 구강악안면외과 본연의 위치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를 하기도 했다. 심지어 모 대학 의국의 경우 성형외과에 취업하거나 협진하는 형태로 양악수술 등의 진료를 하고 있는 모교 의국 출신들의 의국원 자격을 정지하고 제명하는 등 강경 조치까지 발표했지만 성형외과의 상업주의에 편승한 행태는 근절되지 못했다.물론 적법한 절차에 따른 치과와 의과와의 협진을 통해 환자에게 이득이 된다면야 두말할 나위 없이 바
사건개요하악 전치부의 발치, 하악 우측 브릿지의 제거 및 해당 부위의 시술 후 급성뇌경색이 발생하였다.치료계획환자(남/69세)는 하악 #32, #41~#44 치아 상담을 위해 A치과에 내원하여, #42, #43, #44 발치 및 #42, #44, #45, #46에 임플란트 식립 등을 치료계획으로 수립하였다.치료과정 A치과에 브릿지 치아의 동요로 인해 내원하였고, 고혈압으로 아스피린 및 기타 약제를 복용중이었다. A치과에서는 치조골파괴 진단 후 아스피린 복용을 7일간 중단하고 #42, #43, #44 발치 및 #42, #44, #45에 발치 후 즉시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추가로 #46부위에 임플란트를 식립하였다. 다음날 환자는 허약과 다리에 힘이 풀리고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으로 B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으며, 우측 뇌경색을 진단받고 신경외과적 초기처치 후 포괄적인 재활치료를 시행하였다. 현재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어렵고 걷기 힘든 상태로 지속적인 재활 및 간병이 필요한 상황이다.분쟁쟁점환자 : 70세 고혈압 환자임에도 시술 전 혈압조차 확인하지 않고 무리하게 하악의 치아를 발치하고 임플란트 시술하여 다음날 급성 뇌경색이 발생하였다. 현재 우측 뇌가 손상되어 좌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