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추(秋)는 벼 화(禾)자와 불 화(火)자가 결합된 단어이다. 거두어들인 곡식을 볕에 말리는 풍경을 묘사한 것이라는 말이다. ‘말의 우주’에서 우석영 선생은 그것을 뒤집어 곡식이 태양처럼 불타오르는 사태라고 푼다. 듣고 보니 그럴듯하다. 곡식 뿐인가? 사과도 감도 붉게 무르익고 있다. 익숙한 방문객처럼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가을날’이 찾아온다.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훌륭했습니다./주여, 해시계들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드리우시고,/오곡 무르익은 들판에 바람이 불어오게 하소서.//주여, 마지막 남은 열매들까지 익게 하시고,/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열매들이 영글도록 재촉하시어/단맛 중의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며들게 하소서.”교우 한분이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 가지를 꺾어다가 사무실 창틀에 걸어놓았다. 일을 하다가 문득 눈을 들어 창쪽을 바라볼 때마다 그 붉은 감 열매는 수줍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곤 했다. 나 또한 흐뭇한 미소로 응대했다. 채 두 주가 지나지 않았는데 딱딱하던 감이 홍시가 되었다. 무르익은 것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는데 곁님은 질크러지기 전에 먹어야 한다고 채근한다. 그제서야 할 수
쿠키의 유혹을 뿌리치는 세 가지 방법 (2014.4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Heidi Grant Halvorson) 성공하는 사람들이 잘 하는 9가지의 저자,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의 모티베이션 연구소 부소장)번역 장은빈올해 봄 놀라운 소식을 접하고 크게 힘들었던 적이 있다.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를 판교테크노밸리로 옮기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던 수빈이 아빠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큰아이 초등학교 1학년 같은반 친구들 3가족은 친구이상으로 친하게 지내왔던 터라 충격은 더했다. 한달안에 적합한 심장기증자를 만나야하는데 누군가가 뇌사상태가 되야만 가능한 야속한 상황이기도 하였다. 기적이 일어났다. 수술가능시한을 하루 남겨두고 심장이식을 받으셨고, 중환자실에 3달을 지내다가 이제 일반병동에서 회복중이시다. 올곧이 회사를 키우기위해 노력하고, 가족과 이웃에게도 유난히 친절하신 분이셨는데…사람만 살려달라고 기도하였으나 이제는 수술비와 병원비를 걱정하고 있다. 아무튼 건강이 재산이라는 진리를 다시한번 되뇌이면서 관련된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건강을 지키는 전략 : 명절이나 가족 모임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과식하지 않는 것만 해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행복에 관한 글귀를 듣고, 크게 공감했던 적이 있다. ‘행복은 현재와 관련되어 있다. 목적지에 닿아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앤드류 매튜스’의 말이다.이제 막 졸업한지 3년밖에 안 된 새내기 치과의사이지만, 내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고 행복했던 때를 떠올린다면, 그건 아마도 축구를 좋아해서 열심히 활동했던 축구부 동아리 생활이 아닌가 싶다.물론, 항상 열심히만 했던 것은 아니다. 신입생 때는 놀고 싶은 마음에 여행을 가서 중요한 연습을 빠지기도 했다. 지금도 그 당시 주장 형을 만나면 그때 얘기를 하곤 한다. 본과 1학년 때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은 도서관으로 가고 나는 축구부 동기와 함께 운동장으로 가면서 불안한 마음에 집중하지 못했던 적도 있다. 축구를 엄청나게 잘해서 매년 우승을 하거나, 나 스스로 축구 실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내 기억 속에 가장 행복했던 때로 남아 있는 건 아마도 그 준비 과정에서 내가 행복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하나의 팀이 되기 위해서 많은 땀을 흘렸고, 결과가 좋지 않을
10월 중순, 학술대회 준비관계로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대만은 한국과 달리 10월에 구강보건주간 행사를 개최하는데, 행사의 일환으로 초등학교 이닦기 경진대회(潔牙比賽)를 성대하게 개최하고 있었다. 경진대회 아이디어의 참신함보다 나를 놀랍게 한 것은, 이 행사에 대만치과의사협회가 들이는 정성과 노력이었다. 이 행사를 위해 이미 연초부터 각 지역의 치과의사들이 지역별 대표를 선발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었고, 최종 전국경진 당일에는 전국 각지에서 심사자 및 행사지원요원으로 수 십명의 치과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며, 우리나라 구강보건주간에 한국의 상황을 반추해 보게 되었다. 매스컴의 홍보도 중요하겠지만 한국의 치과의사들이 구강보건주간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노력은 어떠한 수준일까? 구강보건사업은 보건소가 펼치는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치과의사조직은 그걸 후원하는 선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구강보건주간에 한국의 치과계는 어느 정도의 의미를 두고 있을까?이러한 고민을 하던 중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니, 이 행사를 주관하는 대만치과의사협회 이사의 직함이 ‘구강위생이사’이었다는 사실이다. 문득, 이웃나라 일본은 어떠할까 살펴보았다. 일본
최근 비의료인에게 의사 명의를 빌려주고 해당 사무장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한 의사가 공단으로부터 받은 51억여원의 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을 받게 됐다. 또 사무장병원에 고용된 의료인이 수백억원의 진료비 환수조치는 물론이고 형사처벌까지 받은 사례가 있다. 아울러 사무장병원에 의사 명의를 빌려줬다가 해당 병원과 타 회사 사이에 발생한 물품 대금 및 차용금 채무를 떠안게 된 판결도 있으며, 비의료인에게 4개월간 면허증을 빌려준 의사가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자격을 취소당하기도 했다.모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명의를 빌려주면서 취직을 했다가 진료비 환수 폭탄을 맞거나 심지어 빚까지도 떠안게 된 안타까운 사연들일 것이다. 물론 최근 개원가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어 의료인을 고용하는 곳이 많이 줄어들었고 근무조건 또한 생각만큼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임대료에 인건비 걱정, 환자와 직원관리까지 고려하면 개원은 엄두가 나지 않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근무조건이 좋아 누구라도 탐이 날 만한 제안을 받는다면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다.하지만 그것의 종착역이 명의를 빌려주는 것이라면 거들떠 봐서도 안 된다. 명의를 대여해주는 것은 그에 따른 책임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희망은퇴연령이 72세로 높아졌으나 실제 은퇴연령은 53세로 나타난 기사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임플란트 시술이 보편화 됐다고 하지만 그에 따른 비용부담은 피부로 느껴진다. ‘시작이 반이듯 환자상태에 따라 어떤 치료계획을 세우냐’에 따라 전신건강은 천양지차로 차이 남을 알 수 있다. 신청인(63세, 남)은 치과의원에서 임플란트 4개(#31, #32, #41, #42)를 식립하고 상하악 의치제작을 받았다. 3년간 매식체가 수회 탈락해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치조골 손상으로 매식체가 모두 탈락했다. 신청인은 시술 전 치조골 상태에 따른 임플란트의 탈락 가능성 및 시술의 어려움 등을 설명을 했다면 치료받지 않았을 것인데, 임플란트 4개(800만원), 상하 똑딱이 틀니(overdenture, 400만원)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여 시술을 받았고, 3년간 55회 치료를 받는 동안 잦은 매식체 탈락과 극심한 통증으로 식사가 부실해 체중(5Kg)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피신청인은 시술 전 뼈가 부족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임플란트 주위염으로 재고정이 필요함을 설명했으며, 3회 임플란트를 재고정했으나 계속 빠져 대신 틀니를 새로 제작해 주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가을은 참 예쁘다.가을은 물들게 한다.가을은 배부르다.초목들이 여름의 기억을 벗고 하나둘 가을빛에 물든다.빨간빛 단풍들이 산꼭대기에서부터 야금야금 마을로 내려온다.가을은 참 고요하다. 할 말이 없고 입을 다물게 한다.무언가에 귀 기울이게 하는 가을은 참 고요하다.그런데 2014년 10월 우리 대한민국의 가을은 고요하지도 못하고, 도리어 입을 열어 소리치게 한다.국민 모바일 메신저나 다름없는 카카오톡 검열 논란에 이어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온라인 게시물을 즉시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국가가 추진한다고 한다.카카오톡은 주변의 지인들과의 소소한 대화가 오가는 곳이며 때로는 공적인 업무의 보조용 즉, ‘나’의 계좌번호나 신용카드번호, 비밀번호 등을 주고 받기도 한다. 이러한 메신저의 특성상 한 사람의 대화록을 압수수색하면 대화방에 연결된 수많은 ‘나’의 정보도 함께 털리게 된다. 그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가 나중에 사용될 수도 있으니 안될 말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텔레그램으로 망명한 국민이 3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헌법은 모든 ‘나’들에게 사생활을 침범당하지 않을 권리를 부여한다.잠시 법률적인 용어를 생각해 본다. 감청영장은 실시간 통화,
나는 1992년에 ‘최치원치과의원’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에 개원을 하였다. 그 당시에는 본인 이름을 치과이름으로 정하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해당 분회의 내규가 있기도하였지만 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이름이 불리워지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과 내 이름을 걸고 책임감 있는 진료를 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했다. 이름은 정했으니 다음으로는 전화번호를 정해야 했다. 가능하면 2875를 나는 받고 싶었으나, 회선이 없다는 전화국 직원에게 통사정 한 선친 덕분에 2875번호를 받아들고 뿌듯한 감정을 가졌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치과의사를 비롯한 치과계종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번호는 ‘2875’일 것이다. 지금이나 그 때나 우리들이 전화번호를 2875로 받았으면 하고 묘한 집착 아닌 집착을 부리는 이유로 ‘치과’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나의 자긍심과 소속감을 표출하고픈 무의식 속의 생명력(vital sign)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를 해본다. 혹시 2875번호를 부여받지 못한 치과의사들은 2828, 2800, 2275, 2804, 8275 등으로 아쉬움을 달랬지만 모두가 받을 수 없는 번호이기에 2875소유자는 일종의 기싸움에서 손맛을 느낄 수 있었던 우리들만의 이
도재와 도치의 출현은 필요가 수요를 충족시키는 좋은 사례이다. 그러나 개발 초기에는 씁쓸한 법정 다툼이 있었다.파리에서 약국을 경영하던 약제사 알렉시스 드샤또(Alexis Duchateau, 1714~1792)는 도재와 도치 제작에 첫 시도자였다. 드샤또는 어려서부터 이가 나뻐서 고생을 많이 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일찍부터 의치를 사용하였다. 당시 의치상(denture base)은 주로 동물 뼈였다. 드샤또는 상아의치(ivory denture)를 끼고 있었다. 자신이 사용하는 상아의치는, 음식물이 잘 묻고 변색하는데다가 불쾌한 맛과 악취까지 풍겨서 늘 불만스러워 했다.의치상 재료의 소요조건에 맞고 상쾌한 틀니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 파리 근교 세브르(Sevres)에 있는 게라르(Guerhard)도자공장에서 의치를 만들어 자신도 쓰고 다른 의치 사용 환자들도 널리 사용하도록 시도하였다. 이를 1774년 국립외과학회에 보고하였다. 그러나 치의학적 전문지식이 없어 많은 난관에 부닥치고 정열도 식어 흐지부지, 중단되는 듯 했다. 1788년 그는 니꼴라 드브와 드 샤망(Nicolas Dubois de Chemant)과 합동으로 도재의치 제작에 성공하였다. 드샤또는 새
시급×근로시간=주급이런 계산으로 알바비를 받았다고 좋아하면 오산이다. ‘시급×근로시간’에 유급휴일수당, 즉 ‘주휴수당’을 더하지 않은 당신의 주급(한 주일을 단위로 하여 지급하는 급료)은 아직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휴수당이 대체 어디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거냐? 물으신다면 근로기준법 제55조를 살포시 읊어드리겠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주5일제 근로자의 경우, 5일을 만근했다면 하루의 유급휴일이 주어진다. 유급휴일은 돈을 받으면서 쉬는 날이니, 일주일에 한 번은 일 안 하고도 돈을 받을 수 있게 법이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주 5일 근무하지 않더라도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라면 비율로 계산해서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 쉬지 않고 일하던 노동자가 과로사하는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필요한 법이며, 철저히 지켜져야 할 법이다.주휴수당은 꿀맛 같은 휴일을 보장해주는 고마운 법이다. 그런데 이것이 내게도 해당 사항이 있는 건지 확인해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 터. 주휴수당을 받기 위한 조건이 세 가지가 있는데, 언젠가 도움이 될 테니 기억해두기 바란다. 하나, 주 15시간 이상 일하기로 약속한 근로자여야
대부분의 치과의사는 개원을 하자마자 환자를 치료하는 치과의사(DDS)이자 동시에 치과를 경영하는 치과원장(CEO)이 됩니다. 먼저 “Dentistry is a dental art and science”라고 정의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치과의사는 환자의 진료를 과학적인 원리에 맞게 예술적인 감각을 살려 환자 맞춤식 치료를 하는 사람입니다. 이는 치과 치료가 과학적 원리의 토대 하에서 숙련의 과정을 거치는 도제(陶製)교육과 맞물려야만 제대로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치과임상을 따라 가기도 급급한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학부 및 수련과정을 통해 습득한 기본적인 임상 지식과 수기를 활용하면 약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결과를 낼 수 있는 형이하학적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치과를 경영해야 하는 치과원장(CEO)은 치과의사의 입장과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 치과원장이라는 직함은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치과의사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직함이지만, 어쩔 수 없이 개원과 동시에 치과원장이 되어 곧장 직원 채용 및 관리를 포함한 치과 운영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치과대학·치전원을 졸업한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