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 Essay제1815번째 아버지의 자전거(상) 회색빛 바구니가 달려 있고 변속기어가 없으며 검은색 각진 플라스틱 손잡이와 빛바랜 회색안장 그리고 앞바퀴와의 마찰력으로 전기를 만들어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빈티지(vintage) 스타일의 다홍색 자전거. 우리 아버지가 생전에 타시던 자전거이다. 작년 추석명절에 일이다. 추석이면 으레 온가족이 한상 가득 차려서 먹고 마시며 밥상을 치우는게 일이다. 추석특선영화도 재미없고 집안에 있기엔 볕이 너무 좋아서 자전거를 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엄마! 집에 혹시 탈만한 자전거 없어요?” 송편을 빚으시던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타시던 자전거가 헛간에 있다고 하신다. ‘아버지가 타시던 자전거가 남아 있었나?’ 기억을 더듬으며 헛간에 가보니 여기저기 녹슬고 거미줄이 잔뜩 진을 치고 있는 자전거가 한 대 웅크리고 있다. 헛간 터줏대감인 누렁이는 외부인의 방문이 마뜩잖은지 연신 짖어댄다. ‘이게 주인집 막내도련님을 몰라보고’. 자전거를 꺼내 마당에 세워 놓으니 9년간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아버지가 쓰셨던 물건에 대해서 관심을 갖거나 찾으려 애써 본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Spectrum 몇 초의 여유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힐 때쯤 “잠깐만요”라는 소리가 현관에서 들려왔다. 피곤했고 그래서 빨리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열림 버튼을 꾹 누르고 그 사람을 기다렸다. 나머지 한 손으로는 아까부터 해오던 모바일 게임 타이니 팜의 불타는 알에서 이번엔 봄꽃 사슴이 나올까 희귀 동물 유니콘이 나와 줄까? 하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리베이터에 동승하자던 이 사람의 발걸음은 뭔가 조잡하고 분주한데도 내 예상시간보다도 많이 느렸던 것이다. ‘아~놔…’하고 생각하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데 그 조잡하던 소리의 지팡이가 눈에 들어왔다. 지팡이! 아차 싶었지만 되레 죄송하다는 말씀을 인사처럼 하시는 분에게 나는 “아 예~” 하고선 멍청히 서 있었다. 그러고선 사과도 못한 채, 평소 다른 분들께는 잘도 하던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조차 제대로 못한 채 집으로 와 꽤 오래도록 불편한 마음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핏 들려오던 그 조잡한 지팡이 소리는 행여 내가 기다릴까 조바심 내던 당신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던 걸음이었을 텐데… 나는 화장실이 급하지도 않았고 좀 더 여유를 가질 수도 있었는데…. 이런 생각으로 스
행복·웃음 변경수 목사동녘교회 숨넘어갈 듯 웃는 10대 청소년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렇게 웃어본 적이 언제였더라’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을 얼굴에 그려놓고 연기하는 광대처럼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오늘 나의 얼굴표정을 살펴봅니다. 감정노동자의 직업적 웃음이 아닌 가슴이 웃는 진짜 웃음을 짓고 사는 이는 진실로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왔다’고 했습니다. 행복하고 싶은 마음은 욕망이 아니라 본능입니다. 행복한 사람은 얼굴웃음에서 알 수 있습니다. 행복은 웃음과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행복은 그냥 오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은 하늘의 은총으로 주어졌지만 행복은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에게 생명을 준 하늘은 내가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돕고 있습니다. 내가 생존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을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공기, 물, 자연, 사랑하는 마음 등등… 우주가 떠받치고 있는 나의 생명을 행복하게 만들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 하늘과 내가 협력하여 이루는 ‘신인협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행복입니다. 우리는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생
의기법 유예 연장돼야 오는 5월 의기법 개정 시행을 앞두고 치과위생사가 없는 전국 5100여개의 치과의료기관이 자칫 범법자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애초 의기법 개정은 개원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치과위생사의 업무 영역으로 인해 개원가가 실사를 통해 행정처분을 받는 사례가 빈번하자 관련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가 컸다. 하지만 부당하게 범법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개정한 법이 오히려 범법자를 양산하는 법이 될 판국이다. 법 개정 당시 복지부는 치과위생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해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뒀다. 유예기간 동안 매년 배출되는 4~5000여명 규모의 신규 치과위생사와 기배출된 유휴인력들을 최대한 개원가로 흡수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복지부는 오히려 그동안 치과위생사 인력을 채용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이를 간과한 치과의료기관이 문제라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 급여를 높이고 처우를 개선해 주면 해결될 일을 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치과계 실상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치과위생사협회 홈페이지 구인·구직란에는 하루에도 구인 글이 수백 건씩 올라온다. 경력 불문, 초보자 환영은 기본이고 주5일 근무, 야간
월요시론강병철<본지 집필위원> 더 넣는 시대에서 빼는 시대로 60년대 말에 잘 사는 집의 젊은 아낙들은 국에 미원(글로타민산나트륨:MSG)을 넣어 먹었습니다. 70년대 들어서 보릿고개가 사라지면서 거의 모든 가정에서 미원을 사 먹을 형편이 되어 너도 나도 미원을 넣어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주 잘 살게 된 요즈음 먹거리 X-파일을 보면 엄청난 양의 MSG를 넣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비쌌던 MSG가 상대적으로 싸지면서, 원재료로 맛을 내는 것보다도 MSG로 맛을 내는 것이 훨씬 원가가 싸고 일손도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귀해서 조금씩 아껴 먹던 MSG를 이제는 너무 많이 넣어서 탈입니다. 그래서 먹거리 X-파일에서는 MSG를 넣지 않는 착한 음식점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60년대 벼논에는 메뚜기가 아주 많았습니다. 벼를 갉아 먹는 메뚜기 때문에 벼 수확량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60년대 말 70년대에 들어서면서 농약에 의해 들녘의 메뚜기가 사라지고 벼 수확량이 늘어났습니다. 농약과 화학비료의 도움으로 벼를 많이 생산하여 수익이 더 났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농약을 쓰지 않고, 화학비료
real 노무 김기선 나라노무법인 공인노무사(010-2881-7177) 반복된 지각·조퇴, 결근 처리할 수 있나요? 지각·조퇴 3회시 결근처리는 근기법 위반연차휴가일수·승급·상여금 공제 제재 가능 00병원은 취업규칙, 인사규정을 통해서 지각 또는 조퇴가 3회일 경우 결근 1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 규정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는지를 문의하였습니다. 결근이라 함은 출근하지 않은 상태로 지각이나 조퇴를 수 시간 또는 수회하였다 하더라도 결근으로 처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즉, 지각 또는 조퇴 등의 사유로 인하여 근로일의 소정근로시간 수의 전부를 근로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소정근로일을 단위로 하여 그 날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결근으로 처리를 할 수는 없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따라서 본 사례의 경우처럼 지각 또는 조퇴를 3회를 하였더라도 이를 결근 1일로 간주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될 것입니다. 또한 1주간 지각, 조퇴로 인하여 근로하지 않은 총 시간이 8시간 이상이라도 결근으로 처리하는 것은 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습니다. 다만, 노사가 특약으로 지각, 조퇴 및 외출로 인한 누계시간을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하여 연차휴가일수에서 공제하는
‘Dentex 2012’ 되돌아보기(2) 연재순서 (1) 박람회 기획 (2)부스 기획 (3) 내년을 위한 피드백 <2106호에 이어 계속> 제2화-부스 운영 만약 여러분이 치과 문화 유산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만한 제품을 개발 하셨다면? 이제 마케팅을 시작해 시장을 장악하고 사용자의 선택을 받을 일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마케팅의 꽃은 바로 박람회 부스 전시입니다. 필자는 지난 2012 치과개원및경영정보박람회를 기획하는 동시에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가로 3mx세로 3m의 작은 부스였지만 우리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만든 ‘착한치과’라는 어플을 시장에 내놓고 누군가가 알아 준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부스 운영을 위해서는 우선 참가할 박람회를 선택해야 합니다. 한정된 자원과 시간으로 최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국내외 박람회들 자체의 특징과 참관객들을 분석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만약 팀원들 중에 박람회 컨퍼런스에 스피커로 적합한 인물이 있다면 박람회 주최자를 접촉해 지명 받도록 요청하는 것도 좋습니다. 필자는 ‘원장님 폐원방지 A
정부, 이제는 결단을 내려라! 정부가 유디치과의 편법적 MSO(병원경영지원회사) 탈바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제동을 걸었다.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해에 이어 MSO를 통한 편법적 지점의 실효 지배에 대해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의미가 크다. 치협은 최근 유디치과 MSO가 각 지점에 개설 자금은 물론 지점 수익금 관리 및 지출, 의료기관 근무 인력의 채용·충원 및 관리까지 일반 MSO의 역할을 넘어 지점의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정황을 수집하고 정부에 유디치과 MSO의 적법 여부를 질의했다. 정부는 유디치과의 MSO를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과 운영으로 보고 사실이 확인될 경우 적법한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명백한 결론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정부의 애매모호한 태도다. 복지부는 지난해 7월에도 1명의 치과의사가 100개가 넘는 치과를 소유하고, MSO를 통한 의료기관 임대와 그 임대비용을 수익으로 삼는 것은 의료법에서 명확하게 규제하고 있는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운영과 다를 게 없기 때문에 불법에 해당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의 입장을 확인한 치협을 비롯한 치과계는
Relay Essay제1814번째 자신의 가치관으로 행복하길… …나는 바보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된 회의주의에 물든 사람들도 나 못지않게 천치들이다. 내 어리석음을 버리고 그들의 어리석음을 따라야 할 이유가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밀란 쿤데라, “농담” -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꿔놓았다는 말은 사실 믿기 힘들다. 책의 힘이 위대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못하기에. 위의 인용구 역시 내 인생을 바꿔 놓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하고, 이제껏 살아온 삶에 대한 해명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일생, 정말 한 번의 삶이다. 만약 두 번, 세 번의 삶이 있다면 나의 어리석음을 그들의 어리석음과 비교하여 보다 현명하게 바꿔 볼 만할까? 그러나 한 번의 삶이기에 조금은 다르고 가끔씩은 틀려도 나의 어리석음을 따르려 한다. ‘어차피 한번 살 거’라는 식의 허무주의가 아니다. ‘기왕 한 번 살 거라면’ 타인의 눈에는 무모하고 어리석게 보여도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풍요롭게’가 아닌 ‘풍부하게’
Spectrum ‘입속단장’의 날 ‘영리병원’‘임플란트의 급여화’‘저조한 건강보험 인상률’ 등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는 우울한 새해가 시작되었다. 또한 요즘의 방학 경기는 느낄만한 변화가 전혀 없는 조용한 분위기의 연속이다. 그러나 신학기 치과대학 입학생들의 합격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이런 현상은 경제의 불황과 더불어 일자리 부족, 비정규직 문제 등. 이렇게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치과의사라는 면허증 하나만으로만 살아가기에는 너무 춥게만 느껴지는 것이 나만의 느낌일까?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 앉을 수 만은 없지 않은가? 이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은 없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일 것이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무엇으로 살아 갈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파이를 늘리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며 선결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부분의 개원의가 국민구강보건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일선 동네치과의원들이 강하게 버티고 있어야 한다. 경제적·정신적 안정이야말로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고 함께 살아가는 이웃처럼 친근한 동반자가 될
어느 노(老) 수도자의 작은 음악회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어느 평일 날 저녁, 함께 살고 있는 할아버지 수사님께서 느닷없이 내 방에 오시더니 캔맥주를 사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그 수사님은 몇 일 동안 감기 몸살로 앓아누우셨는데, 갑자기 맥주를 찾으시기에 여쭈었습니다. “수사님, 다 나으셨어요?”그랬더니 그 수사님은 대뜸, “맥주 한 잔 마시면 곧 나을 거야!”평소에 그런 분이 아니시기에 좀 놀랐지만, 아무튼 맥주 캔 두 개를 사가지고 수사님 방에 갖다 드렸습니다. “수사님, 맥주 사왔어요!” 수사님은 웃으시더니, “맥주는 시원할 때 먹어야 최고지.” 그렇게 맥주 한 캔을 ‘꿀꺽, 꿀꺽’하며 드시더니, 낡은 카세트에 테이프를 집어넣더니 음악을 틀어 주었습니다. 순간, 유명한 가수 ‘사이먼과 가펑클’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 노래의 전주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 수사님은 잠옷 바람에 벌떡 일어서시더니, 당신 방 불을 끄고 취침 등을 켜는 것이었습니다. “사실은 내가 이 노래를 불러 주려고 맥주 사오라 그랬지!” 그리고는 노래가 나오자, 립싱크를 하듯 입 모양을 비슷하게 벙긋 벙긋 거리면서 실제 그 가수가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