齒&通 진료실에서의 의료윤리(상) 최근에 상악 제2대구치의 sharp pain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이 환자는 일 년 전에 저작불편과 냉온 자극에 민감한 정도의 주소를 가지고 내원했었는데, 당시에 3회에 걸쳐 교합조정을 한 후 증상이 경감되어 더 이상 안 왔던 사람이었습니다. 해당 치아에는 gold inlay가 있었는데, 환자의 얘기로는 한지 1~2년 정도 됐다고 했습니다. Gold inlay가 되어 있는 치아를 예전에 교합조정을 해 봤으나, 극심한 통증으로 재차 내원한 환자에게 좀 더 지내보자는 얘기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Inlay를 제거해 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편, inlay를 시술한 병원에 가 보면 의료분쟁의 위험은 줄어들어서 좋겠지만, 환자는 먼 곳에서 이사를 왔으며, 당장 통증을 해결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1~2년밖에 안 된 보철수복을 제거해야 하는 상황에서, 저는 해당 병원에 연락을 했습니다. 우선 거기서 실제로 보철수복을 했는지 확인도 하고, 시술이 이루어진 시점도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sharp pain으로 인해
월요시론강병철<본지 집필위원> 자전거 타기로 건강하고 장수하는 사람의 대열에 (하) 우리 모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때에는 친구들과 발길질도하고 놀리며 뒤를 쫓아 뛰기도 하고, 철봉에 매달리고, 공도 차고, 제기차고, 여자들은 고무줄도 하며 뛰어 놀았다. 뛰어 놀아도 “그렇게 무리하게 뛰다가 무릎 다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치과의사가 되어 어떤 운동을 하면 “무리하지 말라” “무릎 관절 다 나간다”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어릴 때, 청소년기에는 생활 자체에 운동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뼈, 근육, 인대가 튼튼하였다. 그래서 어떤 운동을 해도 무리한 운동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치과대학 다니면서 강의, 실습, 시험공부에 매달리면서 점차 운동에 멀어지고, 치과의사가 되어 대부분 운동에서 멀어졌다. 골프를 하더라도 주로 수평으로 몸을 움직이지 중력에 맞서는 상하 운동은 적다. 그 결과 우리 몸 근육의 2/3를 차지하는 다리 근육은 약해지고 뼛속의 칼슘도 많이 빠져나갔다. 그래서 갑자기 달려야하는 운동을 하면 무릎에 무리가 가고, 무릎이 아프면 나을 때까지 가만히 있어서 뼛속 칼슘은 더 빠져나가고, 근육과 인대는
사설 이젠 처벌만 남아 “각오해야” 1인 1개소 개설과 사무장병원 척결을 강화한 의료법이 지난 2일부터 시행되면서 앞으로 이 원칙을 어긴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피라미드형치과의 경우 각종 편법을 통해 법망을 피해가려 묘안을 내놓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 절대 편법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한 바 있다. 특히 환자를 볼모로 영리추구에만 혈안이 돼온 일부 피라미드형 치과들을 비롯해 누가봐도 용납할 수 없는 의료기관들이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 의료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앞으로 1인 1개소 원칙을 어기고 있는 의료기관들 뿐만 아니라 법망을 피해 편법으로 바지사장 등으로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료인도 무거운 처벌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사무장병원에 고용된 의료인은 5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처벌을 받게돼 있어 더 이상 진료를 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아무리 이중삼중의 방어장치를 마련해 대비했다고 하지만 법을 어긴 경우에는 반드시 처벌을 받게돼 있다. 안이하게 생각할 경우 내부자 고발 등을 통해 패가망신하기 십상이다. 치협이 최근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아직까지
Relay Essay제1764번째 나와 우리가 만나는 25thHybridTimeSquare 기대 (상) 우리는 80년대 초 학창시절을 보낸 부산치대 3기들이다. 80년 서울의 봄, 광주 민주화운동을 거쳐, 보이지 않던 실체가 마각을 서서히 드러내던 80년, 그 해 7월 31일 본고사가 폐지되고 처음으로 학력고사라는 시험을 치르고 입학한 81학번들이다. 졸업정원제(Graduation Quota System)을 도입한 첫 해이기도 하다. 졸업정원제란 졸업 정원보다 20% 더 선발하여 졸업할 때에는 정원만 졸업시키는 제도다. 당시 우리들에게는 데모 방지용 제도로 여겨졌고, 나중에는 졸정(卒定)제로 시작해 졸도(拙倒)제를 거쳐 졸속(拙速)제로 바뀐 코믹한 제도다. 국가적으로는 6·25 전쟁 이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베이붐 세대의 거의 끝자락에 있던 자들이다. 로맨틱하다고 들었던 freshmen 시절은 졸정제와 예과 2학년 2학기부터 시작된 기초 과목 중 일부를 본과 아미동 캠퍼스에서 수강해야 했기에 후딱 흘려가버렸다. 이후 일명 “아미고(부산 서구 아미동 소재 부산치대?)”라 불리는 닭장차(?) 같은 아미동 교실에서 본과 1학년에는 힘든
Spectrum 문화적 소통을 꿈꾸다 작년에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아쉽게 문을 닫았지만, 몇 년전 연극전용 소극장을 만들었었다. 그 소극장은 대구에 있는 동갑내기 연극인 셋-요즘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에서 열연중인 이성민씨가 그 셋중 하나-이 주축이 되어 만든 극단이 마카(마카란 경상도 사투리로 ‘모두’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maker로 표기한다)라는 극단 전용이었는데, 연극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내가 아주 우연한 기회에 그들을 만나 뜻을 같이해 개관하게 되었다. 개관 당시 80년대 이후 다시금 대구에서 소극장 개관 바람을 불러일으킨 뜻깊은 장소이기도 했다. 그 마카 소극장으로 들어오다 보면 지하로 통하는 한쪽 벽면에 커다란 그림이 하나 붙어있었다. 그 그림 하단에 그 극장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신 102명의 이름과 직업을 적어 넣었는데, 치과의사, 의사, 공무원, 방송국 관계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그들은 자신과 관계없는 소극장 건립에 아낌없이 자신의 정성을 내어준데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고 늘 그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였다. 특히나 아주 많은 치과의사들이 동참하였다. 그리하여 2005년 2월 1일 마카 소극장을 개관하게 되었
책과 노닐다. 기자들의 BOOK 리뷰 ‘일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 린다 그래튼 지음 인도의 뇌 전문 외과의사인 로한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하루 종일 병원에서 환자를 만나지 않는다. 그는 2025년의 다른 많은 전문직 종사자와 마찬가지로 하루의 대부분을 자택 사무실에서 보낸다. 그는 원거리 영상회의 방식 중 하나인 텔레프레즌스를 이용해 중국 현지 의료진과 함께 뇌출혈 환자를 수술한다. 로한은 자국의 언어로 말하며 수술을 이끌지만 그의 말은 자동으로 현지 언어인 광둥어로 통역된다. 그는 일주일 내내 칠레, 영국 등지의 동료와 일하며 바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자택에서 거의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다. 다국적기업에 다니는 질은 잠에서 깨자마자 밤사이 전 세계 동료와 고객들이 보내온 메시지들을 확인한다. 그리고 출근준비를 서두르는 대신 아바타를 손보고 화상회의를 시작한다. 그녀는 회의 틈틈이 밀려드는 업무를 처리하고 스마트 기기로 중국과 인도,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일하는 동료와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오후에는 회사에서 마련한 공동 사무실인 오피스허브에 출근하지만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두들 가상공간이나 화상통화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
사랑의 방법 날이 너무 더워, 얼마 전에 동창 신부님을 만나서 맥주를 마신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40대 후반의 나이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이 사람에 대한 배려… 등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그 신부님이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짠~ 했습니다. 그 신부님의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인데, 그 때가 초등학교 3학년, 겨울 방학이었답니다. 그 신부님은 어릴 때 방학이 되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던 시골에서 지냈답니다. 그런데 당시 그 동네에 서울 아이가 가면, 시골의 또래 아이들이 ‘서울 촌놈’ 왔다며 놀려대면서, 놀아주지를 않았답니다. 자신은 그들과 친구가 되어 들이며, 산이며 그렇게 뛰어 놀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그럴 때 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도 좋지만, 시골 생활이 너무 싫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그 시절, 자신과 놀아주는 유일한 친구 아닌 친구가 있었는데, 그건 할머니가 마당에서 키우시던 검정개였답니다. 그 검정개만이 자신이 시골에 가면 가장 먼저 반겨주고, 놀아주고, 함께 들이며 산으로 뛰어다녀 주더랍니다. 한 마디로, 동물 이상의 절친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검정개를 사랑했던 그 신부님은
액자법 퇴보, 탁상공론 반성해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려던 소위 ‘액자법’이 대폭 수정돼 지난 2일자부터 시행되고 있다. 복지부는 당초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모든 의료기관에 ‘환자의 권리와 의무’라는 제하의 액자를 게시하도록 추진했다. 특히 게시물의 형태와 크기까지 규정하고 나서서 논란이 일었다. 게시물의 형태는 액자형 틀(전광판 포함)로 하고, 병원급 이상의 경우 가로 50cm, 세로 100cm로, 의원급의 경우 가로 30cm, 세로 50cm으로 명시했다. 이에 더해 게시물의 장소도 진료접수창구 또는 대기실, 응급실에 각각 게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복지부의 ‘액자법’이 전형적인 탁상공론이자 전시행정이라는 강력 반대에 부딪혀 완화돼 시행하게 됐다. 복지부의 홈페이지에는 200개가 넘는 반대글이 올라왔으며, 의료계 단체에서도 강력 항의의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상당부분이 수정 완화돼 게시물의 형태와 크기를 자율로 변경했으며, 게시 장소도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복지부가 표준 게시물을 일괄 인쇄 제작해 관할 보건소를 통해 배포했다. 만약 원안대로 시행돼 5만8400여개(2011년 4/4분기 기준)의 의료기관이 1만원을
Relay Essay제1763번째 구강건조증과 통섭의학 (하) <2056호에 이어계속> 수년전 노모께서 뇌지주막하출혈로 인해 응급수술을 받으시게 되었다는 급한 연락을 받았다. 그 당시 지방에 머물고 있던 터라 급히 서울로 이동하면서 조절할 수 없는 회한과 슬픔이 밀려왔다. 늘 체력이 골골하셔서 일찍 돌아가실 거라 예측했지만 참 유별나시게 강한 정신력과 의지를 갖고 계신, 늘 말씀은 조용하게 하시지만 몸소 실천하시고 자식들을 위해 불평대신 당신의 몸을 희생시키는 쪽을 선택하시는 그야말로 우리들의 전형적인 부모님이시다. 자식 중에 유달리 애착을 많이 보이셨던 자식임에도, 직업을 가져 바쁘다는 구실로 또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딸자식으로서 맘처럼 옆에 있어 드리질 못했다. 맘쓸까봐 다른 형제들이 우선 일처리를 하다 위중한 상태가 되면 연락을 받는 완전 불효자식이다. 다행히도 평생 채식을 하셨던 체질덕분에 특별한 지병이 없으셔서 고령임에도 여러 번의 큰 수술을 이겨내셨고, 생사를 넘나드는 투병과정, 혼수상태에서 기관지절제, nasal tubing의 영양공급과정이 지속되었다. 현재는 기적적으로 강한 의지로 회복하셔서 노령에 맞는 정도의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
세무경영 1,2,3! <48> 언제 보다 어떻게 투자하느냐가 중요하다 국내에 펀드가 처음 판매된 초기부터 주식형 펀드투자를 꾸준히 하는 개원의 A씨는 지난 10년간 매달 일정 금액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오고 있다. 당시 신문기사를 보고 시작한 투자였지만 다행히 이후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 연평균 수익률이 10%대를 웃돌고 있다. 병원을 운영하느라 이래저래 신경을 쓸 여력도 없었지만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면 좋은 성과가 난다는 당시 신문기사의 내용을 믿었기 때문이다. A원장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동안의 종합주가지수 평균 수익률을 상회하는 결과였다. A원장과 같은 시기부터 투자를 시작한 B원장은 주식형 펀드에만 넣지 않고 채권형 펀드 등 안전자산에도 골고루 나눠 투자했다. 아무래도 주식형 상품에만 투자하는 것이 불안했던 B원장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은 낮지만 안전한 자산에 속하는 채권형 자산에도 나눠둔 것이다. B원장은 A원장과 달리 무리하지 않는 보수적인 성향인 탓도 있었고, 매년 한두번씩 자산의 비중을 조정하면서 수익을 관리하면 좀더 수익이 높아진다는 당시 담당 PB의 설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투자한지 10년째, 연평균 수익율은 A원장과 비
월요 시론강병철<본지 집필위원> 자전거 타기로 건강하고 장수하는 사람의 대열에 (상) 최근 몇 년 사이에 자전거를 타는 어른, 아이, 젊은이 숫자가 현저하게 늘었다.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다양한 수많은 자전거들이 어딘가를 향해 가는 모습을 어디에서나 자주 보게 된다.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부터 달리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더니, 몇 년 전부터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현재도 그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TV, 인터넷을 통해 4대강과 하천마다 자전거 길이 많이 생겼고 자전거 길을 지났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인증센터도 생겼다. 당연히 건강에 좋겠지만 그래도 뭐가 좋아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고 많아지는지… 이유가 있겠지요? 차를 타고, 기차를 타고 멀리 강변을 바라보노라면 저 멀리 잔잔히 물결치는 강물과 파아란 풀과 나무가 자라는, 가을이면 바람에 흰 꽃술을 날리는 갈대가 뒤덮인 강둑이 펼쳐져 있고, 때로 강과 절벽을 배경으로 나는 새도 보이고, 저 멀리 배경이 되는 우리의 산과 들도 함께 볼 수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서 저 아래 흐르는 강과 가장자리 모래사장이나 크고 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