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 설립 의료기관 요건 강화 기획재정부가 지난 3일 의료협동조합의 개설인가 요건을 강화하고 비조합원의 이용범위를 구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령’을 입법예고 했다. 지난 5월에 제정안이 입법예고 됐으나 의료협동조합 관련 주요내용이 변경됨에 따라 이번에 재입법예고된 것으로 현재의 소비자생협법령보다 규정을 강화했다. 특히 사무장 병원이 유입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탈법행위의 원인이었던 비조합원의 보건·의료서비스의 이용범위를 조정하고, 사업구역 내 주민으로 한정시킨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내용이다. 복지부가 올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 지자체 등과 합동으로 의료생협에 대한 점검결과, 모두에서 생협법과 의료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적발되는 등 생협의 불법행위에 대한 우려와 개선의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이번 시행령 마련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협동조합은 복지부가 아닌 공정위 소관인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근거해 의료기관 개설이 가능함으로써 복지부와 의료계의 의지와는 전혀 다르게 영리추구형 사무장병원이 난립하게 돼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더욱이 치과계에서는 이미 이같은 폐해 사례가 발생해 개선의 목소리가 높
Relay Essay제1762번째 구강건조증과 통섭의학 (상) 글재주 없는 필자가 우연한 계기로 수필청탁을 받고 망설이던 중에 필자에게 굴욕(?)이 될만한 사건이 생겼다. 나름대로 30년간 dentures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보니 수천케이스에 이르는 의치를 제작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총의치 아틀라스를 발간한 시점과 공교롭게도 일치했는데…. 1년전부터 다니던 할머니 의치환자로부터 환불을 요청받으면서 욕설과 멱살을 잡힌 사건이다. 평소 귀엽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작은 체구의 어르신이었는데 그날은 눈빛이 치매를 떠오르게 한다. 순간 사람이 무섭고 배신감도 든다. 상악 총의치와 하악의 불량보철물(하악 전악이 하나로 연결된 bridge로 구치부 치관은 내부에서 부서져내려 치근만 일부 남아있는)상태였고 그러다보니 대표적인 combination syndrome case고 전신질환에 의한 구강건조증이 있어서 구강점막이 한마디로 엉망인 상태였다. 이 경우 총의치 환자로서는 금기에 속하는걸 알면서도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던 동기는 아마도 그 많은 덴쳐케이스를 해본 필자의 잘난 척이 발동한 이면에…이런 환자들도 대학병원에 갈 수 없는 건강상태나 여건이라면 주변에서 누군
세무경영 1,2,3! <47> 은퇴 십계명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노후 준비에 대한 내용을 다루면서 일본의 사례를 언급한 내용을 들었다. 은퇴에 이르러 의사 면허 취득을 준비해서 60세 중반이 넘는 나이에 다시 의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많은 원장들이 노후라는 단어를 접하면 병원을 접고 쉬는 막연한 모습을 상상하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은퇴는 상상과 다르다. 성공적인 은퇴 후 인생 2막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의 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은퇴를 위한 십계명을 정리해 보았다. 건강이 첫번째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은퇴후 최악의 상황은 병든 노후이다. 의사말대로 하면 오래살지만, 의사처럼 하면 오래 못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자신의 직업에 비해 자신의 건강에 신경쓰지 않는 의사들이 많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건강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은퇴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대부분 은퇴시기가 가까워서야 이제 준비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시간이 없음을 한탄 한다. 특히 재정적인 면에서 은퇴준비는 일찍부터 준비하는 것이 부담이 덜하다. 똑같은 돈도 시간을 길게 나눠 모으면 쉽지만, 같은 크기의 목돈을 짧은 시간에 모으려면 그만큼 매월 모
월요시론허 택 <본지 집필위원> 자기 얘기의 중독성 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트위터가 단기간에 세계적인 유행으로 떠오르며 글로벌 대기업이 됐을까? 어떻게 페이스북이 생겨나게 됐을까? 답은 한 가지. ‘자기 얘기’를 열심히 하고 싶어서. 그리고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일 것이다. 통계 수치를 봐도 그런 답을 얻을 수 있다. 눈 뜬 16시간 중 15시간을 스마트폰에 빠진 사람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 명에 육박함. 카카오톡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원시인 취급받는 현 시대. 그럼 왜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얘기에 몰두할까? 미국 하버드대 뇌과학 연구팀에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다음과 같은 답으로 제시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우리 뇌는 음식이나 돈, 섹스로 인해 느껴지는 쾌감과 같은 자극을 느끼게 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하버드대 뇌과학자 다이애너 타밀과 제이슨 미첼이 세계적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뇌 스캔사진 등을 근거로 다음과 같은 결론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 뇌과학 연구팀은 수십 명의 실험군 뇌 자기공명영상(MRI) 스캔사진을 분석한 결과, 자기 얘기를 할 때 활성화하는 뇌의 영역은
사설 국민·정부 향한 진정성 뜨겁다 치협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결정으로 촉발된 1인 시위를 마감하고 ‘1인 1개소법’이 발효되는 시점에 맞춰 지난달 30일 성명서와 담화문을 발표했다.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발표된 이날 성명서와 담화문에는 치과의사의 애끓는 심정과 절규, 열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자회견장에서는 그동안 1인 시위에 참가한 치과의사들의 사진과 함께 ‘사회가 환자를 더 아프게 한다면, 그 또한 치료하는 의료인이 되려합니다’라는 제목의 현수막을 함께 게시해 치과의사의 진정성을 전달하려 애썼다. 김세영 집행부가 2011년 5월 출범한 후 불법 네트워크 치과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한편 공정위의 과징금을 받는 등 ‘도전과 응전’의 시간을 거쳐 의료법 시행을 며칠 앞두고 대회원, 대국민, 대정부를 상대로 진심이 담긴 뜻을 표명한 것이다. 공정위 1인 시위에는 60여일간 300여명의 치과의사가 동참해 공정위 판결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성명서를 통해서는 ▲의료를 단순한 상품으로밖에 보지 못한 무지의 소산 ▲협회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유디 치과의 사업을 방해했다는 논리는 성립
Relay Essay제1761번째 그들만의 여름휴가? 삼십 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앉아만 있어도 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손 부채질하느라 여간 손목이 저린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있자니 나중에 날아들 고지서를 마주할 용기도 없고, 작년에 이미 대규모 정전사태를 경험한지라 온도를 낮추려는 손놀림을 트라우마가 저지합니다(이런 트라우마라면 기쁘게 받아들여야 하겠죠?) 이럴 때면 귓가에 시원한 파도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뭐니뭐니해도 여름이 좋은 건 여름휴가가 있기 때문이겠죠! 휴가를 가든 가지 않든 여름휴가라는 말은 사람을 들뜨게 만듭니다. 사막의 오아시스 같다고나 할까요? 지치고 피곤한 일년 중 단비 같은 단 몇 일! 왠지 가장 신나고 재미있고 열정적인 시간이 되어야 할 것만 같습니다. 어른들도 이 정도인데 아이들이야 오죽할까요. 혹시 벌써부터 아이들에게 시달리고 계신 건 아니신지? 여름방학 대목을 맞아 벌써부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연들도 열리고 있고, 전시와 체험학습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도 넘쳐납니다. 산으로, 바다로 단순하게 생각하던 우리 때와는 또 사뭇 다른 풍경이죠. 어디 그 뿐인가요? 대형 워터파크
내리막길과 오르막길 늦은 오후에 동네 뒷산으로 산행을 하였다.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야산치고는 꽤 큰 산이다. 산에서 내려오는데, 앞에서 70대 초반의 할아버지와 5살 먹은 손자가 손을 잡고 내려가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먼저 손자에게 말했다. “아까 올라갈 때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안 힘들지?!” “네”“힘들 때가 있으면, 힘 안들 때도 있는 법이란다.” 평범한 말이지만 연로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해줄 수 있는 인생의 진리였다. ‘삶에 있어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 법이고, 힘들 때가 있으면 힘들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 아마도 할아버지는 어린 손자에게 ‘네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도 그렇단다.’라고 해주고 싶었을 테지만, 그 말을 알아듣기에는 너무 어린 아이였다. 이들의 몇 마디 대화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불교 경전에 이런 내용이 있다. 한 장자의 집에 아리따운 아가씨가 찾아와 대문을 두드렸다. 장자가 문을 열자, 그 여인이 말했다. “나는 공덕천이라고 하는데, 당신 집안에 행복한 일과 재물을 가져다주며, 행운이 따르는 좋은 일만 가져다주는 사람입니다.” 장자는 너무 기뻐서 여인에게 ‘어서 들어오라
사설 1인 1개소 의료법 오늘부터 발효 1인 1개소 개설 기준을 명확히 하고 면허 대여를 금지하는 의료법이 오늘(2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또한 사무장병원 단속과 신고를 활성화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개정안도 이날부터 적용에 들어가게 된다. 의료법 통과를 위해 몇 개월간의 힘들고 험난했던 과정들과 법 통과 이후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개정 의료법이 제대로 효력을 볼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온 치협으로서는 매우 의미있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법 통과과정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법이 통과됐음에도 7개월이 다 지나도록 보건복지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지 않으면서 시간만 허송세월 했다는 안타까움도 지울 수 없다. 그 사이에 일부 피라미드형 병원들이 전문프렌차이즈형 병원체제로 변모하는 등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채 편법을 보이고 있어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한 시점이 됐다. 법 시행을 며칠 앞두고 지난달 24일 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복지부에 대한 첫 번째 업무보고에서도 의원들은 1인 1개소 법 시행과 법 시행에 따른 편법운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등 의료계 주요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제 책임은 복지부로 넘어갔다. 국
Relay Essay제1760번째 갑작스런 인간성의 변화 어려서 공부 잘하고, 착하기만 하던 사람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고위 관료, 아니면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지위에 오르는 순간부터 안하무인격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자기를 헌신적으로 보살펴 준 은인들을 문전박대하기 일쑤이고, 심지어는 자신을 낳고 길러주신 부모를 귀찮아하기도 한다. 못 배워 무식한 부모가 자신의 전도 창창한 앞길을 막고 있다는 패륜아적인 사고방식 때문이다. 방송매체에 출연하여 자식이 공부를 잘 하고 못하고가 인생에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제 몫을 다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여 만인들을 공감시켰던 꽤 알려진 그 분의 자녀가 사실은 자기 아버지가 공부를 못하는 자신을 문전박대하고 심지어는 애비의 앞날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 서로 원수처럼 지낸다고 한다. 자기 아버지는 밖에 나가서는 더 할 나위 없는 좋은 아빠처럼 포장하고 다니는데 그 모습이 역겹다고 했다. 뚜렷한 주관 없이 갑자기 권력을 가지게 되는 사람이 취하는 행동거지는 마약에 의존하는 사람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높은 위치에 서서 아랫사람을 거느리다 보면 거드름을 피우고 아랫사람들은 설설 긴다. 그 모습을
Spectrum 템포 깎던 수련의 벌써 40여 년 전 일이다. 내가 갓 세간난 지 얼마 안 돼서 물금에 내려가 살 때다. 부산 왔다 가는 길에, 범어리로 가기 위해 남양산에서 일단 전차를 내려야 했다. 남양산 맞은편 길가에 병원에서 템포를 깎아 파는 수련의가 있었다. 마침 제1대구치를 발치한 지 2달이 지나 브릿지를 하고 가려고 깎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얼마 쓰지도 않을 템포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템포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서 하시우.” 대단히 무뚝뚝한 수련의였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깎아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깎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깎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깎고 있었다. 이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타야 할 셔틀버스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굳을 만큼 굳어야 레진이 되지,
고택에서의 하룻밤(4) 함평 모평마을 고즈넉한 흙돌담을 맞대고 살아가는 마을은 시간을 초월하고 있다. 바람에 서걱거리는 대숲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고 천년샘물이 찰랑찰랑 넘친다. 언덕배기 정자에 오르면 마을이 한눈에 보이고 그곳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면 세상의 근심걱정이 사라진다. 한옥에서 느끼는 편안함“그래 이맛이야” 흙돌담 맞대고 사는 윤씨 집성촌영양재 귀령재 모평헌 고택 즐비‘전남 행복마을’로 지정 품격마을 전라남도 함평군 해보면 상곡리 모평마을에 들면 누릴 수 있는 정취다. 해보천이 흐르고 임천산이 감싸 안은 아늑한 마을에는 야생차밭과 산죽 사이를 훑고 지나는 바람소리가 청량하다. 흙돌담이 골목마다 즐비한 집안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체 과거의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다. 마을 전체가 한옥으로 지어져 있고 오랜 고택이 중간 중간에 자리하고 있어 마을의 품격이 느껴지는 곳이다. 하지만 이 마을도 농촌지역이라 낙후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농어촌 마을을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 주민들과 후손들이 정착하고, 도시민들이 돌아오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전라남도가 조성하는 행복마을로 지정돼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