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자는 천석군 선비였던 윤상용선생이 조선말기에 건립했다고 한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을 얹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주 검박해 보이는 정자는 친근감을 갖게 한다. 조선말 의병을 모아 일제에 대항했던 면암 최익현선생이 대마도에 끌려가기 전 해인 1905년에 쓴 ‘영양재기’, 윤우선의 ‘차운’, 기우만의 ‘영양재상량문’(1902)에 영양재와 관련된 기록이 있다. 호남의 여느 정자처럼 영양재는 웅장하지 않고 검박하다. 외형을 보여주기 위해 드러내지 않고 내면을 추스르는 호남의 유림정신을 닮아 있다. 그 정신은 영양재에 걸려 있는 주련에 잘 나타나 있다. 非禮勿視(비례물시) 非禮勿言(비례물언)非禮勿聽(비례물청) 非禮勿動(비례물동)“예가 아닌 것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행하지도 말라.” 윤상용 선생은 천석군이었다는 행적 이외에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마을에 생존해 있는 윤석율 선생(77세)에 따르면 그의 아들이 윤씨문중에 토지 30마지기를 내어 공용하도록 했다는 전언이 있을 뿐이다. 아마도 관직에 나가지 않고 안빈낙도
월요시론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공정위 압박에 어떻게 할 것인가 20여 년 전 미국에 단기 연수로 처음 갔을 때였다. 잠시 시간을 틈내 LA한인 타운가를 들러 보았는데, 치과의 할인 광고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개원기념으로, 확장 이전으로 20% 디스카운트 세일” 하는 식이었다. 우리의 일부 치과에서 음성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여기도 예외는 아니구나 하는 자괴감이 일었다. 법치주의가 엄격한 미국에서 백주대로상의 광고가 놀라웠다. 의료광고가 허용 안된 우리가 다행이며 이런 것은 수입해서 안되겠구나 여겨졌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다지만 한국사회는 좋게 말하면 역동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이전투구(泥田鬪狗) 판이다. 자고 일어나면 기상천외한 일들이 뻥뻥 터진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욕하는 서기호 판사가 출몰하고, 진보당 사태로 어지러웠고, 미래 저축은행 회장이 어선으로 해외 도피 하다가 붙잡히는 일이 생겼다. 치과계에선 공정위로부터 5억 과징금이 부과되는 날벼락을 맞았다. UD측의 제소로 협회가 공정위 조사를 받았다지만 치과인들은 그런 내막이 진행되는 줄은 꿈에도 몰랐고, 설령 그렇다 쳐도 오히려 UD측에 공정한 철퇴를 내릴 줄 확신했기 때문이다. 공정
사설 유디 노동력 착취 책임져야 유디치과그룹(이하 유디)으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당했다고 주장하는 치과기공사들이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해 현재까지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치과기공사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유디측이 일방적으로 기공수가(임금)를 절반 수준으로 내리겠다고 통보한 후 진행된 파업에서 강하게 저항한 치과기공사 20여명을 부당하게 해고했으며, 일부는 퇴직금 및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쫓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치과기공사들의 근무행태를 살펴보면 ‘노동력 착취’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기공사들의 업무량이 일반 기공소에 비해 2~2.5배 정도로 많았으며, 하루 평균 노동시간도 12~15시간 정도로 잠 잘 시간마저 빠듯한 수준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기공사들이 주말도 없이 하루 3~4시간의 수면으로 버티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과기공사들이 마치 ‘기공물 공장’의 일개 부품이 된 양 기계처럼 움직였다는 이야기다. 근로자로서 누려야 할 4대보험 지원, 후생복리 혜택은 전혀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렇다고 도급업자로서의 자유가 허락됐던 것도 아니라고 하니 이 정도면 인간의 기본권마저 침해받은 것은 아닌지
Relay Essay제1759번째 베르겐에서 들었던 솔베이지의 노래 “귀한 자식일수록 여행을 많이 시켜라”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귀한 자식일수록 세상의 어려움을 경험하게 하라”는 뜻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여행은 영혼의 호흡일뿐 아니라 인생을 더 풍요롭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자양분이다. 어느 가을 광화문 교보빌딩에 걸려 있는 <네 곁에 있는 사람 / 네가 자주 가는 곳 / 네가 읽고 있는 책이 너를 말해준다>는 플래카드를 보았다. 교보문고가 독서를 생활화 하자는 취지에서 내건 내용이었겠지만, 내게는 “네가 자주 가는 곳이 너를 말해준다”는 구절이 크게 공감이 되었다. 그 동안 국내 여행도 제대로 하지 못한 나였지만, 여행의 참 맛을 처음 느끼게 해준 곳은 독일 하이델베르그였다. 네카강변에 자리잡은 하이델베르그는 교육도시일 뿐만 아니라 괴테가 한 때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을 나누었던 도시이고, 유학생이던 왕자와 카페에서 일하던 소녀 사이의 사랑을 테마로 한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의 무대이기도 하다. 오래 전 이곳을 여행하는 동안 모처럼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네카강변을 따라 쭉 이어진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한가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바
명상과 고통의 새로운 관계방식 박성현 교수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즐거움 혹은 고통을 동반하는 자극에 대해 두 가지의 반응양식을 갖는다고 합니다. 첫째는 회피 혹은 투쟁반응입니다. 괴로움을 일으키는 자극 혹은 괴로운 느낌으로부터 도망가거나 적극적으로 제거하려는 태도입니다. 불쾌한 감정이 일어나는 상황이나 대인관계를 피함으로써 괴로움과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원하지 않는 감정을 억제 혹은 억압함으로써 불쾌한 기분을 느끼지 않으려 합니다. 두 번째 태도는 집착반응입니다. 즐거움을 일으키는 자극 혹은 즐거운 느낌 자체를 유지하려하고, 불쾌한 기분 상태에 있을 때 즐거운 상태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태도입니다. 회피나 투쟁반응이 때로 효과적일 때도 있지만 많은 경우 일시적인 고통의 경감을 가져올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집착반응 또한 긍정적인 기분을 지속하는 것이 생물학적으로 어렵고, 세상의 일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오히려 지나친 집착반응은 더 큰 괴로움을 낳게 됩니다. 심리학자들은 ‘경험의 회피’가 정신병리를 가진 사람들의 공통적인 반응양식이라
사설 회비 장기미납자 구제책 마련 치협이 지난 17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협회비 장기미납자에 대한 구제방안을 심각하게 논의하고 회비납부 유도를 위한 특단의 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개원가가 무척 어렵다보니 치협 중앙회비와 입회비를 비롯해 지부 및 분회 회비와 입회비를 내기가 버거운 상황이고, 미가입 회원들이 계속해서 늘어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치협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6월 13일 ‘미입회 회원 관리방안 연구 TFT 회의’를 개최해 장기미납자에 대한 구제방안 등을 신중하게 논의한 바 있다. 전국 시도지부장협의회도 지난달 6월 30일 천안에서 모여 미입회 회원 관리에 대한 해법과 대안을 논의했다. 그만큼 미가입 회원에 대한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날 치협 이사회에서는 장기미납자들에 대한 현실적 구제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특별 납부기간을 설정한 후 이행계획서를 제출하며 납부의사를 약속한 회원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의 납부 기간을 부여해 분할 납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미납기간이 10년 이상인 회원은 최대 10년에 걸쳐서 분납할 수
Relay Essay제1758번째 야구예찬 최준호우리효치과의원 원장 요즘 프로야구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대회 우승. 그리고 2009년 WBC대회 준우승은 기존 프로 야구의 인기에 불을 질렀다. 지난 해 기록적인 680만 관중 수를 뛰어 넘어 올해는 700만 관중을 예상하고 있다. 이런 폭발적인 관중 수 증가의 배경은 뭘까. 예전보다 가족 단위 팬들과 여성 팬들이 야구장으로 모여드는데 있다. 이제 야구는 대한민국의 국민 스포츠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야구를 좋아했다. 야구 중계를 보는 것도 좋아했고 동네 친구들과 직접 야구 시합을 하기도 했다. 비록 맨 손에 고무공과 플라스틱 방망이를 들고 했지만 시합이 끝나고 나서 누가 더 잘 치고 잘 던졌는지 기록을 갖고 서로 따지기도 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그만큼 기록을 관리하고 분석하는 일은 야구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그 땐 지금처럼 스포츠 신문이 따로 발행되지 않았다. 방과 후 집에 와 석간 신문 스포츠 면에 나와 있는 각종 야구 기록 순위표를 보고 외우곤 했다. 그런데 그 당시만 해도 타율, 홈런, 타점, 도루, 방어율
월요시론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8)-신성한 직업관과 동료의식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직접 다루는 의료인인 치과의사를 진료비를 받는다고 사회에서 실업인이나 사업가로 부르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가 치의학을 과학과 동시에 예술 분야라는 정의를 들지 않더라도 그동안 전통적인 인식이나 사회관습은 치과의사의 직업적 성격을 고귀한 위치로 인정해 왔다. 예술가도 작품가치 인정을 경제적인 물질로 보상하지만 기업가나 장사꾼으로 부르지 않는다. 마치 신부님이나 스님에게 연보나 시주를 한다고 부정적으로 비판할 때를 제외하면 장사꾼이라고 하지 않고 존경하는 이미지를 가진 신분으로 대접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런 의미로 우리 치과의사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다. 인격과 진료의 관계는 어떨까. 작가의 성격이나 품성 또는 이념을 떠나 작품만 좋으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 있다. 과연 그럴까. 인격에서 나오는 글이 아니면 그것은 독자에게 완벽하게 거짓말을 한 꼴이 된다. 미당을 친일이라는 이름으로 교과서에서 추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있었다. 대부분 미당 제자들이 그런 주장을 앞장서서 하였다. 결국 논쟁을 만든 인사들도 인품의 문제가 되
사설 개정의료법 취지대로 시행돼야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개정 의료법이 오는 8월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가게 됨에 따라 치협 뿐만 아니라 국회, 보건복지부, 네트워크병의원협회, 시민단체, 일부 피라미드형 치과 등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가 지난 14일 개최한 공개세미나에서 복지부 주무과장의 주제발표가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현재까지 복지부는 법 시행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임에도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무책임하고 실망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날 세미나에서 배금주 의료기관정책과 과장은 “한 의료인이 여러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것도 위법이지만,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MSO가 소유권을 가지는 것은 더욱 더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하면서 “MSO는 영리법인으로써 의료기관을 소유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배 과장은 “어떤 명목으로도 2개 이상의 개설운영은 안된다는 것에 네트워크가 위법이 아닌가 하는 오해가 있지만 이 법과 네트워크 활동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하나 이상 개설하는 것이 위법임을 재천명한 것”이라고 확고한 원칙을 밝혔다. 개정의료법 시행에 대비해 그동안
Relay Essay제1757번째 의료봉사?마음나눔! 의료봉사를 가려고 하면 맨 처음으로 떠오르는 생각은 부담감이다. 요즈음처럼 치과계가 어려울 때, 나 자신 추스르기도 힘든 상황에서 남을 위한 물질적 봉사나 재능 기부는 그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봉사를 위한 물질적 지원, 개인 부담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며칠간 진료를 비워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봉사전후의 밀린 진료로 인한 번잡함은 물론 진료봉사 준비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휴진의 이유로 진료봉사를 이야기 한다는 것이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 보기에 잘난 척 하거나 위선적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소심함 역시 부담으로 다가온다. 2012년 6월 2일 떠난 연길과 훈춘 의료봉사는 수하물 속의 기구소독제의 운송불가 판정으로 인하여 더욱 복잡하게 시작되었다. 이번 진료봉사는 리빙웰 덴탈팀 식구들 중 5명의 치과의사와 그리고 진료봉사를 도울 가족 4명 등 전체 9명이 중국의 연길과 훈춘 두 곳에서 친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료하는 것이었다. 치료 대상인 연길 사랑의 집은 한국 선교사님이 운영하는 곳으로 장애아동을 포함한 약 70명 정도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이다. 그런데 건
세무경영 1,2,3!<46> ‘돈이 되는 책읽기’ 원장실을 많이 방문하다 보니 공통점이 한가지가 있다. 책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 의학서적으로 채워져 있지만, 의학서적 못지 않게 많이 볼 수 있는 책들이 재테크 서적이다. 그만큼 투자에도 관심이 많지만, 읽은 책에 비해 실제 투자 성과는 비례하지 않는 듯 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책들은 제목이 많이 알려진 책들이다.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이름있는 책들은 다들 한두권씩 소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명도와 책의 질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투자에 관심이 많은 원장들이 대부분 한번쯤은 봤을 법한 책 중에 하나가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이다.’ 주식투자에서의 길을 찾기 위해 박경철 원장의 책을 손에 잡아보지만, 결국 주식투자를 할 때는 책 내용하고 상관없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실행한다. 책은 정보와 지식일 뿐, 지혜를 가르치지는 않는다. 직접 실행해보고 겪고 나서야 지혜를 배우게 된다. 서점에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정작 자신에게 맞는 책이 따로 있다. 지식이 지혜가 되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