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을 갖는다는 것 얼마 전 스승의 날 행사를 했다. 내가 당신들의 제자였듯이 나도 공직에 남아 교육을 시키다 보니 세 번의 스승의 날 행사를 했다. 나의 석사 지도교수님 모임과 나의 박사 지도교수님 모임 그리고 내 제자들이 마련해준 나를 위한 행사. 석사 때 나를 지도해 주신 스승님은 고희를 넘기셨으나 아직도 정정하시고, 내 박사때 지도교수님은 지천명을 훌쩍 넘기셨지만 열정 가득한 청년의 모습을 간직하고 계심에 감사함과 더불어 부러운 마음을 가져보았다. 그리고 30대인 나의 제자들, 그 사이에 나는 이미 불혹을 지나 40대 중반의 스스로는 부족함이 많다고 느끼는 중년의 구강외과의가 되었다. 내가 모시는 스승이 계심에,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는 제자들이 있음에 고마움을 느끼며 매 해 스승의 날을 맞이 한다. 하지만 내 아이들을 보면 옛날과는 사뭇 다른 학교생활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선생님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는 않아 보인다. 더구나 초등학교에서는 촌지근절이라는 이유로 한때는 스승의 날 학교를 휴교하기도 하고 자그마한 선물도 가져가지 못하게 하니 세상이 좋아졌다고 하기에는 왠지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체벌이
종|교|칼|럼| 삶 노석순데레사 수녀 <마리아의 전교 프란치스코회> 공원을 거닐었습니다 휴식이 필요한 어느 이른 아침에 공원을 거닐었습니다. 호수를 둘러싼 벚꽃 길이 마음을 환하게 했습니다. 개나리, 진달래가 있고, 여린 새싹이 봄 햇살에 몸을 파르르 떨고 있습니다. 삭막한 도심의 풍경처럼 잘 닦여진 길 위에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길을 걷고 있고 무표정한 모습에는 한 겨울 침묵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방 우리 모두는 자연의 흐름 안에 함께 걷고 있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한참을 걷다가 올려다본 벚꽃은 하나 같이 자신의 속살을 내 보이며 웃고 있습니다. 가슴을 열어 암술과 수술의 조화를 보여 주고도 깊은 곳 자신의 빛깔에 저의 시선을 모아들이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숨길 것 없는 당당함으로 속살까지 활짝 열어 보이는 자연의 몸짓이 눈을 나도록 아름답습니다. 그 안에는 겨울을 지내온 각자의 사연이 빼곡히 자리해 있고, 어떤 과장이나 왜곡 됨 없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나무 한그루에 수천수만의 아름다움이 열려 봄이 오나봅니다. 수천수만의 진실이 열려 봄에는 이렇듯 생명이 자라나 봅니다. 감추고 있던
|명|사|시|선| 임철중 칼럼 <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가장 편안한 자세 해군은 계급의 이름이(영어) 타군과 다른 만큼이나 장병간의 유대도 유별나다. 문자 그대로 한 배를 탔으니 근무도 사생활도 지극히 좁은 공간을 공유해야 한다. 벽에 달린 고리에 ‘해먹"을 걸고 각자 알아서 잠자던 수병들에게, 비록 3단일망정 고정된 침대를 쓰게 된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항상 서로 스치는 스킨십과 망망대해에서 서로 믿어야 산다는 마음으로 전우애가 쌓이는 것이다. 반대로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함장의 권위는 절대적이요, 비상시 즉결처분을 포함한 사법권까지 갖는다. 그래서 타군에서 대위인 ‘Captain"이 해군에서는 대령이요, 장병 수천 명의 슈퍼 항공모함 함장도 대령 이상은 없으며, 해군대령은 국제공항에서 장성급 예우를 받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별 하나는 함대 편성을 위한 임시계급으로, 제독 보다는 전단사령관(Admiral Vs. Commodore)이라고 부른다. 오사마를 같은 오씨 성에 마자 돌림의 오바마가 해결했다 하여 ‘종중분쟁"이라는 우스개도 있지만, 아들 부시가 9·11 때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려고 아버지 부시(항공모함)가 출동하는 것도
개원의협회 창립, 치협에 힘 보태야 대한치과개원의협회(이하 치개협)가 지난 22일 창립돼 조만간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치개협은 ‘건전한개원문화만들기 치과의사협의회’(건개협)를 계승해 1기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창립총회에는 참석인원이 1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관심과 참여가 저조했지만 곧 조직을 정비하고 1000명이 넘게 가입돼 있는 기존 건개협 카페를 인수해 활동하게 되면 활동의 폭은 점차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죽이나 현실이 답답하고 불법네트워크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길래, 젊은 치과의사들의 개원상황이 얼마나 심각하고 절박했으면 별도의 협회를 만들었을까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치개협은 당면 과제로 불법네트워크 문제해결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면서 협회장 직선제 요구, 협회비 인하 등 기존 치협 입장과 상충되는 주장도 함께 전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조직에 대한 기대와 함께 또 한편에서는 치협에 대립하는 새로운 개원의협회가 결성돼 치과계의 힘을 약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 혹여 이로인해 치과계가 분열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개원가를 양극화시키며 자포자기하게 만드는 불법네트
월요시론 서은아 <본지 집필위원>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심리학 (2) 문제사례와 심리적 기제를 통하여 알아보자. 1. 충분히 좋은 엄마(good-enough mother)와 완벽한 엄마(perfect mother) 충분히 좋은 엄마란 일관성 있게 애정을 표현해주는 엄마이다. 즉 아이가 원하는 시간에 아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엄마이다. 그런데 우리 엄마들은 완벽한 엄마를 꿈꾼다. 완벽한 엄마란 엄마가 원하는 시간에 엄마가 원하는 것을 하길 바라는 엄마를 말한다. 완벽한 엄마나 완전한 엄마이길 원하는 이때부터 아이는 엄마의 요구에 민감해지고 자신의 요구에 민감해지지 않는다. 아이는 여러 가지 자극들 사이에서 갈등하고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면서 거짓자아가 형성된다. 아이는 참자기를 표현하지 않고 거짓자아를 드러내면서 엄마의 기분을 맞추려 든다. 평생 동안 진행되며 거짓말하는 아이로 자신을 만들어 간다. 이런 환경에서 거짓말하는 아이를 바꾸려면 엄마의 완전함과 완벽하길 원하는 마음을 처절하게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참자기를 찾아 갈 수 있다. 2. 분열과 투사적 동일시 분열이란 아이와 초기 양육자의 경험
정보의 홍수와 지구의 날 요즈음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전자기기에 익숙해져 집안밖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그것들을 유용하게 사용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지구촌너머 만나보지도 않은 친구들과 관심이 비슷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욕구를 충족 시켜주기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보다 편리하고 세련된 제품들이 나오고 대대적으로 홍보까지 하고 있다. 전자매체들의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만만치 않다. 우리는 가끔 뉴스에서 이러한 전자매체를 통해 게임이나 놀음에 중독되어 가정이 파탄되고 어린아이를 방치한 기성세대들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가끔 접한다. 이러다 보니 책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전자매체를 켜면 수많은 정보와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있으니 도서관에 갈 필요도 없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또한 시간만 나면 전자기기를 가지고 몇 시간이고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죽이고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가상세계에 빠져 현실감각이 무뎌지고 자연의 모체인 대지와 바다와는 점점 멀어지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고력도 서서히 녹이 슬고 있는 듯하다. 오늘도 출근하니 입구 우체통에는 수많은 관련 잡지와 신문, 편지들(대부분
힘찬 출발…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강한 치협, 행동하는 집행부’를 캐치프레이즈로 한 제28대 집행부가 지난 17일 초도이사회를 열면서 힘찬 출발을 알렸다. 자그마치 1078일이라는 3년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김세영 협회장과 9명의 부회장, 18명의 이사가 출발선상에 모여 한마음으로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모든 임원이 참석해 100% 출석률을 보여줘 강한 회무 의지를 엿볼 수 있었으며, 김현기 감사가 특별히 참석해 집행부를 독려하기도 했다. 또 9명의 부회장에 대한 업무분장이 이날 발표됐으며, 일부를 제외하고 특별위원회에 대한 위원장도 선임돼 막강 진용이 갖춰졌다. 김세영 협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취임식은 없고 회무만 있을 뿐이라는 일성을 지르고 다음달 11~12일 양일간에 걸쳐 임직원, 정책연구소, 특별위 등이 함께 참여하는 워크숍을 열어 현안 해결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세영 협회장은 또 이날 이사회에서 보여주기보다 내실을 추구하겠다는 회무 철학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회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회무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철저히 회원 위주의 회무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집행부는 이제
성각(成覺)스님의 선 서화(禪書畵)전에 가다 화사한 벚꽃이 피는 가 싶더니 갑자기 날씨가 차가워 비바람이 몰아쳐 올해도 싱겁게 벚꽃이 다 저버려 구경 한번 못하고 말았다. 이제는 이번 주말 추풍령 영운만(嶺雲堂)에 가서 피기 시작한 영산홍을 구경하기로 작정을 하고 있는데 예술의 전당에서 성각(成覺)스님의 선 서화(禪書畵)를 구경 하자고 며칠 전 부터 미술을 전공한 큰딸이 조른다. 전시기간이 너무 짧아 일주일 동안 이라니 오늘 수요일 직장이 쉬는 기간에 못가면 이마 저 놓칠 거라는 성화에 오전에 나섰다. 가면서 차안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큰딸이 TV에서 잠깐 비친 성각스님의 선 서화를 보고 느낀 소감이 탈속의 경지에서 붓끝에서 단숨에 나오는 선(線)은 수천 번 수만 번의 반복에서 오는 달관과 무심(無心)의 경지에서 만 나오는 선(線)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열을 낸다. 아니 서양화를 전공한 사람이 동양화 영역인 스님의 선 서화에 탄복하고 격찬을 하다니 의외이다. 듣고 보니 나도 은근히 기대 속에 예술의 전당에 갔다. 한가람 전시장이 아니라 서화 박물관에서 한다고 안내인이 말하고 입장료는 무료라고 한다. 박물관 3층에 마련한 전시장은
명사시선 양영태 칼럼 <자유언론인협회장·전 치협 공보이사> 이수구 전 회장님!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지난 4월 30일 제27대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수구 협회장이 괄목할 업적을 남기고 임기를 종료했다. 지난 3년, 이수구 집행부가 국가적인 큰 소용돌이 속에서, 그리고 국제적으론 금융대란의 공포속에 갇혀야만했던 가장 힘든 역경의 시대 상황을 극복하고 놀라운 업적을 쌓아놓은 집행부로 기록된 것은 무엇보다 이수구 전 협회장의 탁월한 리더십! 그리고 어려운 상황을 뚫고 이겨내려는 억척스럽고 끈질겼던 그의 투혼! 그리고 치과계를 사랑하는 멋들어진 그의 희생정신! 바로 그것이었을 것이다. 지난 3년간 짧다면 짧은 기막힌 시공 속에서 치과계가 그토록 원했었던 숙원과제를 흔쾌히 풀어낸 것에 대해 치과계 선배의 일원으로서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싶다. 반세기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치과전문의제도의 문제를 의료전달체계의 틀 속에 정착시킨 이수구 전 회장의 성취는 한마디로 그가 치과계를 발전시키고야 말겠다는 굳은 신념과 집념에 지주된 산물이다. 의료인단체의 권한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분투
내년 총선·대선, 미리 대비하자 새 회장단이 지난 16일 이재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을 가진 것을 필두로 치협의 국회 다지기 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세영 협회장은 다음주부터 299명의 모든 국회의원을 만나겠다는 각오로 국회에 각별히 신경을 기울일 방침이다. 치과계의 오랜 난제였던 치과의사전문의제, 자율징계요청권, 정기신상신고제가 포함된 의료법 개정안이 힘겹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데 이어 지난 4월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다시 예로 들지 않더라도 국회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내년 4월 11일에는 국회의원 선거, 12월 19일에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한국의 정치사에 있어 20년만에 양대 선거가 한해에 치러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해이다. 지금 국회에서는 각 전문가 단체들과 이익단체들이 주최하는 각종 정책토론회와 행사가 일주일에도 수차례 열리고 있다. 진보적 시민단체들은 지난 12일 복지국가만들기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을 가졌으며, 그 다음날에는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가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내년 선거판을 최대한 활용해 이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분주
월요 시론 정원균 <본지 집필위원> 치과의사가 대통령이 되는 꿈 몇 달 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토요일에 필자는 선배 치과의사로부터 얼굴 한 번 보자는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필자가 살고 있는 원주 지역에 큰 규모의 의료기기단지가 있는데, 선배 치과의사께서 이곳에서 회의가 있어 내려 오셨단다. 이 선배 치과의사는 워낙 바쁘셔서 좀처럼 뵙기 어려웠던 터라, 나는 그리운 마음에 한걸음으로 달려 약속 장소인 회의장 건물에 도착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나길 기다리며 밖을 서성이던 나는 느닷없이 관계자의 팔에 끌려 뭔지도 모르는 그 회의에 불쑥 참석하게 됐다. 회의 중간에 멋쩍게 자리를 한 필자를 선배 치과의사께서 자상하게 소개해 주셨다. 잠시 후, 당황스러운 마음을 추스르니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면면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지역의 국회의원이 네 명, 강원도와 원주시의 고위행정책임자들, 지방의회의 의장과 의원이 여러 명, 의료기기단지의 업체대표, 그리고 그 수십 명의 중심에서 선배 치과의사께서 회의를 주재하고 계셨다. 이 날 회의는 의료기기산업과 관련해 업체가 토로하는 법령 및 제도적 수준의 민원을 청취하고, 산업기반의 구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