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30 새벽공기가 차다.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잠을 설쳐 눈은 다소 충혈되었지만 설렘과 긴장 때문에 가슴은 벅차오른다. 외과 앞에 준비해둔 9개의 거대한 짐을 차에 싣고 공항으로 향한다. 오늘 나는 베트남을 간다. 의료봉사단체의 일원으로서다. 정식명칭은 ‘2008년도 제14차 일구순구개열의료봉사후원회 베트남 의료봉사활동’이다. 서울대 구강악안면외과 민병일 교수님과 그 제자 및 구강악안면외과 출신의 치과의사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민병일 교수님께서 오래전 베트남과 인연을 맺으신 이후 벌써 14년째 구순구개열 환자들에게 무료수술봉사를 하고 있다. 나는 치과대학 학생의 자격으로 이번 봉사활동에 참가한다. 학생의 참가는 이례적인 일이다. 너무나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에 매우 감사하다. 학생이자 팀의 막내로서 내가 맡을 대부분의 일이 힘을 쓰는 일이 될 것이며 그저 성실하게 그리고 눈치 빠르게 움직이며 최대한 이번 봉사활동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면 될 것이다. 뒤편에 놓인 엄청난 양의 짐들이 내가 담당한 첫 번째 임무이다. 막내의 부담감도 사실 그리 적지만은 않다. 차에서 짐을 내려 공항으로 옮겨놓고 잠시 숨을 돌리자 일행이 하나둘씩 도착한다. 일행은 총 10명인데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의료정보나 비전문가에 의한 잘못된 의료상담이 상당히 위험수위에 와 있다. 최근 교정치료를 받던 여자환자가 인터넷을 통해 엉터리 정보를 받고 실의에 빠져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암이나 백혈병 등 불치병으로 인해 고민하거나 이로 인해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경우는 종종 봐 왔지만 치과치료 때문에 자살한 사건은 매우 드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의외로 치과치료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치협과 공조 중인 네이버 지식iN에서도 치과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글을 올린 청소년들은 부정교합 문제로, 구치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치료시 통증문제로, 또한 비싼 치료비 걱정 등 치과치료 관련 경제적, 심리적 압박으로 ‘자살’까지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글을 올려 상담을 원할 경우 전문가인 치과의사로부터의 상담이 아닌 일반인들이 자신의 경험담으로 답을 하거나 엉터리 의학지식으로 답을 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 고민에 휩싸인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일
학생이 선생님을 폭행하고, 욕설을 퍼붓고, 학부모들이 찾아와 학생들 보는 앞에서 선생님에게 행패를 부린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 것 같다.모두들 학생과 학부모 등 가해자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낼 때 나에게 고등학교때 국어를 가르쳐 주셨던 은사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여러분 요즘 학생은 있으나 제자가 없고, 선생은 있으나 스승은 없습니다. 지금 같은 세태는 누구의 책임일까요?” 나는 당연히 교권에 도전하는 학생이나 학부모의 잘못이라고 이야기 하실 거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은사님의 말씀은 나의 예상을 빗나갔다.“여러분 지금 교육계가 혼란스러운 것은 스승다운 스승이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창문 밖을 바라보시던 선생님의 씁쓸한 옆모습을 기억에서 지울 수가 없다.왜 갑자기 수업시간에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기억에 없지만, 나에게 가르침을 주셨던 많은 선생님들 중에서 이 국어 선생님을 나의 스승 중에 한 분으로 간직하고 있으며 나의 짧은 교직생활을 포함하여 나의 삶 속에 아직도 남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황금 같은 말씀으로 자리잡고 있다. 요즘 치과 선생님들이 모이면 환자들에게, 사회에게, 언론에게, 정부에게 많은 서운한 점을 거
김 재 성 <본지 집필위원>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정치이고 역사는 되풀이 된다더니 요즘 여의도의 행태를 보노라면 몇 년 전의 일처럼 아니 그보다 더 앞선 몇 십 년 전과 똑같은 모습이 되풀이 되고 있으며 그들이 주장하는 바도 그때나 지금이나 여당이나 야당이나 모두 국민을 위한 결단이니, 국민의 뜻이라며 호도를 하고 있다. 개개인으로 볼 때는 능력도 있고 배움도 많은 국회의원들인데 당이라는 이름으로 뭉치면 오직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 몰입하여 진흙땅 싸움을 벌리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정치에 대한 환멸감으로 냉소적이고 자신이 선택한 인물에 대해 적지 않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그토록 추종하고 맹목적으로 충성을 바치는 당과 그들이 벌리는 당쟁의 역사는 지배와 피지배의 구도 즉 정치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부터이겠지만 우리에게는 조선의 당쟁사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잦은 외침과 집권층의 부패로 나약해진 고려에서 신진사대부의 지지를 바탕으로 개창된 조선왕조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안정기에 접어들자 훈구파와 사림파의 대립이 시작되는데 이 훈구파(勳舊派)는 개국공신이
[최근 설문조사결과 올 설날에는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없다는 기업체가 적지 않다고 한다. 불경기에 따른 경영자들의 위기의식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근로자들은 상여금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하는 분위기다. 상여금(격려금, 경영성과급, 인센티브 등)은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하나의 유형은 정기 상여금과 같이 사전에 지급시기와 지급률 등이 확정되어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존재하는 상여금이다. 이 경우 일반적인 임금과 같이 취급되어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지급하지 아니할 수 없다. 또 다른 유형은 지급시기·지급률 등이 정해진 바 없이 사용자가 임의적으로 지급하거나 상여금 지급사유의 발생이 불확정적인 상여금으로써 지급의무가 반드시 존재하지 않는 상여금이다. 이러한 상여금은 지급의무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경영사정 등에 따라 지급하지 아니하여도 무방할 수 있다. 상여금 지급의무 존재 여부는 지급시기와 지급조건이 미리 정해져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상여금은 일반적으로 취업규칙 등 상여금관련 내부 규정·지침 또는 근로계약을 통하여 지급시기와 지급기준 등을 정하여 운영되고 있다. 이와 같이 상여금지급 근거가 명확한 경우에는 다툼의 여지가
우리나라 보건의료산업을 글로벌화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가 최근 들어 강하게 추진하는 차세대 신성장동력 산업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보건의료산업 활성화다. 정부는 그런 차원에서 최근 ‘보건의료산업 경쟁력 강화 TF’(이하 TF)를 구성했다. 정부는 최근 신 성장동력 산업으로 녹색기술산업 6개와 첨단융합산업 6개, 고부가가치서비스산업 5개 등 3대 분야 17개 산업을 선정했다. 즉 정부는 앞으로 이 같은 신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해 향후 10년간 35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부가가치 규모를 지난해 222조원에서 10년 후인 2018년 694조원으로 늘인다는 계획이다. 관련 수출액 역시 연평균 18%씩 증가시켜 지난해 1천771억달러인 것을 10년만인 2018년에는 9천200억달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바로 이러한 신 성장동력 산업 중 하나인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산업이 바로 글로벌 헬스케어, 글로벌 교육서비스, 콘텐츠ㆍ소프트웨어, MICE(기업회의, 국제회의, 전시회 연계산업) 및 관광산업인 것이다. 이번에 복지부가 구성한 보건의료산업 경쟁력 강화 TF가 글로벌 헬스케어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 TF가 관주도형이라는데 있다. 사실 이
지난 번에 이어 나의 ‘참’ ‘진짜 나’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냥 ‘나"라고 믿고 인정하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것, 변하는 것, 이차적인 것이요, ‘참나"라고 하는 것은 드러나 보이지 않는 것, 변하지 않는 것, 일차적인 힘의 원천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참나가 드러나지 않은 것이라서 우리가 선뜻 인정하기도 어렵고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부정할 수는 없다는 데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 점을 잘 생각해 보십시오. 드러나지 않아서 볼 수도 만질 수도 들을 수도 없지만 부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참나는 설명되어지는 게 아니라 느끼고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해지는 것입니다. 작년 씨에서 싹이 터 나무로 자라고 거기서 올해 열매가 열게끔 하는 근본 성품을 사람에 비유하면 ‘참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참나도 이름이요 표현입니다 굳이 ‘참나"라 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뿌리"라 해도 좋고 ‘내 님"이라 해도 좋고 배의 선장 같다고 해도 좋습니다. 옛날 선사들중에는 ‘한 물건"이란 표현을 쓴 분도 있고 ‘한마음"이다, ‘주인공"이라고 말하신 분도 있습니다
만물은 묘하게 얽히고설킨 미세한 세포조직에 의해서 이루어져 있고 있어야 할 곳에 잘 위치할 때에 그 기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인간사회에 있어서도 사람들 간의 조합이 잘 구성되어 있어야 하고자하는 일이 잘 성사되는 것이다. 요즈음 정치권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과연 그들이 조직에 대한 원초적인 개념이나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어떤 조직(집단·정당)이든 지향하는 목표를 성취하려면 정당한 최선의 방편을 써먹어야 하는 것인데 현재의 국회는 최악의 변태적인 난장판을 치고 있다. 주먹질 하고 발로 차고 쇠망치로 부수고 들러 업고 하는 행동을 보면 난폭한 폭력배와 무엇이 다른가. 소위 10만 선랑이라는 국회의원이 불구 죽죽한 노타이셔츠로 전투복장을 갖추고 체력비축을 위하여 숨고르기를 한다니 가소롭기 짝이 없다. 이것이 바로 조직폭력배의 행동이 아닌가? 조폭들은 그들이 하고자하는 목표가 정해지면 협박, 공갈, 폭행, 난동, 방화 등 갖은 수단을 다하고 살인 까지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말의 양심도 두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환각제나 마약에 의한 환각상태에서 끔직한 일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작금의 국회 난동은 조폭들의 패싸움과 무엇이
우리나라 국민의 구강건강을 아동부터 잘 관리할 경우 전체 구강질환으로 인한 치료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아마도 개인별 치과진료비는 상당히 많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발병하기 전에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질환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매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하는 외래 다빈도 상병순위를 보면 상위 10위 안에는 치과 관련 질환이 항상 3개 항목이나 포함된다. 치은염 및 치주질환, 치아우식증, 치수 및 치근단주위조직의 질환이 바로 그것이다. 즉 치아 관리를 잘 하지 못해 걸리는 이들 질환으로 인해 병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10위 안에 3개나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치과에서 치료하는 이들 질환을 묶으면 감기환자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가히 국민병이라고 할만하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따지자면 상당할 것이다. 개인의 시간적 신체적 고통은 또 어떻겠는가. 이로 인한 산업적 생산능률 저하로 인한 손실은 또 어떻겠는가. 이러한 질환이 항상 다빈도 10위 순위에 들어가는 것은 정부가 항상 구강질환에 대해 사후관리에 치우치기 때문이다. 구강질환은 감기처럼 환절기마다 어쩔 수 없는 질환이 아니다. 감기는 아무리 예방한다고 해도 한계
다수의 사람들은 경제생활이라는 것을 열심히 일만 하면 별 문제가 없는 줄 아는데, 선진국의 소수 자본가들이 최신 금융기법으로 세계 경제를 교란하고 있음을 모르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물론 온 나라가 흥청망청 소비하고, 은행들은 외형을 키우기 위해 앞 다투어 단기 상환 외채를 들여와 장기 부채로 대출하고 국민들은 이 돈을 부동산에, 사치재에 과잉투자해 거품을 만든 것도 이런 사태를 야기한 원인의 하나임을 부인 못하겠지요. 우리도 대부분 건실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낭비는 없었는지, 일부 개원의가 병원 외양만 신경 쓰고 진료의 질보다도 양을 중시하는 ‘거품경영’은 없었는지 자성해야만 합니다. 지나친 외형 투자로 인해 야기된 경영압박이 빌미가 되어 자행되는 개원가의 무질서 행태는 자신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는 변명이 될 수 없고 동료 의료인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는 행위입니다. 몇몇 사람들 때문에 외부에서 치과의사를 존경받는 의료계의 공인으로서가 아니라, 돈 밝히고 자신만 아는 의료계의 아웃사이더로 보일지 걱정됩니다. 아무튼 이런 지엽적인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큰 곤란을 당하는 것은 국가의 정책을 집행하는 전문가들이 화폐의 흐름을 적절히
김 신 <본지 집필위원> 매년 봄 구강검진 철이 되면 치과의원에 아이들이 많이 내원한다. 각급 학교의 정기검진 결과를 가지고 그것을 확인하고 치료를 받으려는 아이들이다. 이 시기가 아니더라도 한 치과의원에서 치료할 충치가 몇 개 있다고 진단받은 아이들이 다른 치과의원을 찾아 이를 확인하려는 경우도 많다.어린이가 학교에서 받아온 검진 카드에는 5개의 충치가 있다고 되어 있는데, 나는 아무리 찾아보아도 2개 밖에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부 보호자들은 항의성 질문을 한다. 왜 치과 마다 충치에 대한 진단 결과가 다르냐고. 이런 질문은 치과질환에 관한 Q&A를 운영하는 게시판이면 어디에나 흔히 떠오른다. 한 개체의 구강 내에 존재하는 우식병소를 판정하는 것은 매우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이슈이다. 조사자 마다 조금씩 상이한 판정결과가 드문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식조사를 기획할 때에는 조사자 내, 그리고 조사자 간 판정기준을 일치시키기 위한 연습과정과 그를 위한 국제적인 판정기준이 제시되고 있다. 이것은 한 마디로 우식의 판정에 있어서 조사자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우식의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