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기국회와 맞물려 의료계는 의료법 개정안과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 등 두 법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다른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긴 의료계라 해서 다 똑같은 입장이 되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다 것을 백번 이해해도 같은 의사로서 자신의 동료이자 선후배인 다른 의사들의 안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의료법 개정안을 찬성한다는 것을 이해하긴 쉽지 않다. 최근 그동안 나서지 않았던 병원협회와 중소병원협의회가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하고 나와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단체는 보건복지위원들을 만나 의료법 개정안 통과를 적극 주문했다고 한다. 이에 당연히 의료 4개 단체로 구성된 범대위에서는 병협을 규탄하고 나섰다. 600여명의 병원경영자의 주머니 불리기에 급급해 전체 의료계가 공생하는 방안을 외면하고 있다고 최강의 질책을 했다. 그동안 1인 시위 등 의료법 개정안을 저지하려던 의료 4개 단체 입장으로서는 같은 의료인인 병협의 법안통과 움직임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비판도 성에 차지
치과의사가 되고나서 45년이 지나갔다. 돌아보니 짧지 않은 그 세월을 개원의의 한 사람으로서 나름 열정적으로 살았지 싶다. 어느 해 방학에는 하루 62명의 환자를 진료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5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남성에게도 갱년기가 있는지 환자를 보고 진료하는 것이 조금씩 힘겨워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십이지장궤양까지 생기고 왕성하던 진료 활동과 삶에 대한 열정과 의욕도 줄어들어갔다. 한때 치과의사협회 일을 하면서 혼자서 진료하는데 어려움을 느껴 몇 년 간 소위 페이닥터의 도움을 받았는데, 진료가 힘겨워진 뒤 동업자 형태로 도움을 받았다. 젊은 동업자에게 대부분의 진료를 맡기고 건성으로 출퇴근하던 어느 날 저녁, 치협에서 전화가 왔다. 이사회를 하는 중이라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일할 상근심사위원을 추천해야 되는데, 응할 생각이 있는가 하는 내용이었다. 전혀 생각지 않았던 일이라 선뜻 답을 못하고 통화를 마쳤다.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들은 아내가 이 기회에 진료를 그만 접고 그 제안을 수락하는게 어떻겠느냐며 자신의 의중을 조심스레 전해왔다. 생각 끝에 폐업계를 내고 보니 하루도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고 정확히 개원 25주년 되는 날이었다. 치과의사로서의 길을
속칭 사무장 병원(비의료인인 일반인이 실질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형식적으로는 의료인, 의료법인이 개설명의를 갖는 경우)의 개설자와 이에 공모한 의료인이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대법원의 판결이 최근 나왔다. 물론 종래 대법원은 유사한 사무장 병원 사안에서 동일한 취지로 판시한 바 있어서 최초의 판결은 아니나 종래의 의료법 해석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 7. 26. “의료인이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해 시설을 갖추고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해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이어서 의료법 제66조 제3호, 제30항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5도5579 판결). 이러한 판결 이전에도 동일한 취지의 판결이 있었음은 물론이다(대법원 1995. 12. 12. 선고 95도2154 판결). 대법원은 또한 “의료인이 의료법인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공모해 가공하면 의료법 제66조 제3호, 제30조 제2항 위반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판결 이전에도 동일한 취지의 판결이 있었음은 물론이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홀로 살아가도록 창조하시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지으셨다는 말씀입니다. 지난 8월은 잔인한 달 이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와 잦은 비, 그 보다 더 우리 마음을 무겁게 했던 것은 아프카니스탄에 억류된 스무 명 가까운 인질들의 안위였습니다. 과연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까? 가슴 조이며 기다리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은 피랍인질 19명의 석방소식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쁨과 함께 우리들에게 많은 숙제를 안겨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진심으로 하나 돼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 땀흘리며 기도하신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는 “하나 되게 해 주소서”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유언과도 같은 기도는 하나 됨을 추구하는 공동체의 탄생입니다. 과거 산업사회를 수직사회라고 합니다. 의미론적으로 ‘사다리 사회’라고 표현합니다. 산업사회는 사다리처럼 높낮이가 분명한 신분사회였습니다. 그러나 21세기는 정보사회입니다. 정보사회는 수평사회라고 합니다. 의미론적으로는 ‘거
한 때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가 유행한 적이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사업 전개가 가능하기에 이러한 사업 모델을 현장에서 구현 가능케 하는 인터넷 시스템을 만든다면 사업은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수익을 어떻게 얻느냐에 달려있다. 새로운 형태의 사업에서 수익 발생 가능성을 짚어 내는 것이 바로 창업주들의 역량이다. 인터넷 사업의 대표적인 분야가 물류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으로 의약품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 방안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통합시스템 구축이 있었다. 지역별로 분할된 도매상 중심의 유통시스템을 제약회사와 의료기관 간 직거래 구조로 개편함으로써 거래의 투명성을 살리고 나아가서 의약품에 대한 보험급여를 제약회사에서 직불로 해서 비용을 절감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시스템을 적용하자면, 의약품 유통과 보험급여 관련 제도를 변경해야 하는 데 이 작업은 많은 이해 관계 당사자들이 연루돼 있어서 단 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웠다. 결국 정부 프로젝트는 제도적 뒷받침이 안돼 실패할 수밖에 없었고 프로젝트를 수주했던 기업에게 정부는 엄청난 배상금을 지불하게 됐다. 또한 대학병원을 중
십 수년간 ‘동거 ’를 통해내게 부족한 것을 채워준 아버지아버지는 지금도 내안에 살아 계신다 치과의사들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5점 만점에 3점 이하로 최하위권에 속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자식들이 대를 이어 주기를 희망하는 치과의사들이 많은 것을 보면 선망받는 직업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법관이나 외교관이 되고 싶었던 나 역시 그렇게 치과의사가 되었고, 어느 순간 내 고향 강화에서 아버지와 함께, 아니 아버지의 페이닥터로 치과인생이 시작되었다. 본과 2학년 때였던가 치과개원을 하고 계신 아버지를 둔 개업을 앞둔 선배의 단호한 한마디가 그 후로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내가 왜 아버지 밑으로 들어가니?" 치과원장으로서 보다는 강화의 원로로서,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셨던 아버지와의 개원생활에 적응하기에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정신없이 환자들이 몰려도 꿋꿋이 전치부 6-unit 브릿지를 제거하시고는 ‘Lunch!" 한마디를 던지고 나가시는 뒷모습을 야속하게 바라보며, 레진 템퍼러리 브릿지를 만들며 점심을 건너뛰어야 했다. 내가 기억하는 ‘런치"와 등가의 단어들, ‘배쓰룸", ‘바버숍? 등은 그때의 힘든 기억을 떠올리게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학생건강증진대책 11대 과제를 발표하고 이를 시행하도록 시도교육청에 하달했다. 이 대책이 치과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점심식사 후 양치의 생활화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과제는 오는 2011년까지 5년간 지속된다. 특히 구강보건과 관련된 점심 후 잇솔질은 이번 학기부터 당장 실시하며 신축되는 학교부터 이 닦기 관련 시설을 보완한다는 방침도 서 있다.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 발표된 것이다. 우선 정부가 그동안 치과분야의 정책과 제도를 다룸에 있어 매우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던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으나 이번 정부 발표는 매우 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조치는 아마도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에 의뢰해 학생들의 잇솔질 실태를 조사한 결과가 매우 충격적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결과는 서울시 초·중·고교 1264곳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97.1%의 학교의 학생들이 점심 후 칫솔질을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칫솔질을 할 수 있는 전용 시설을 갖춘 곳은 불과 6곳(0.5%)에 불과했다. 선진 한국을 부르짖으면서 실제 교육현장에서의 구강보건 관리는 후진국 수준 그대로였던 것이다. 구강 보건관리를 어렸을 적부터 잘 길들여야 하
최재갑<본지 집필위원> ‘목사와 판사와 의사(치과의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다. 학생들은 질문자의 눈치를 살피느라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혹시 넌센스퀴즈가 아닐까 하고 기상천외의 답변을 기대하고 있는 듯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필자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이들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대학원교육을 받아야 한다. 신학대학은 오래 전부터 대학원과정으로 운영돼오고 있고, 의사나 치과의사가 되려면 Medical school(의학전문대학원)이나 Dental school(치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해야 한다.(물론 아직 전환하지 않은 대학도 있지만) 그리고 지난 임시국회에서 ‘법학전문대학원(Law school)설치운영에 관한 법’이 통과돼 2009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한다. 즉, 목사, 판사,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고등교육의 수준을 넘어서는 더욱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들 직업은 그 고유의 임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권위가 인정돼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판사가 법관으로서의 권위를 상실하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재판결과에 승복하려고 하지 않을 것
개인식별 감정사례를 몇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증례 1변사체가 1998.3.14 15:09분경 경기도 양평군 소재 북한강 물위에 떠있는 상태에서 마대자루에 싸여진 채 비닐끈으로 묶여져 있고 입과 목부분은 청색 테이프로 감기어진 채 표류돼 있는 것을 발견, 신고됐다.부검결과 사인은 액사 또는 교사로 추정했고 법치의학적 검사에서 연령은 만 14세 전후로 추정됐으며 성별은 여성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개인식별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신원을 확인하지 못해 일단은 미결된 사건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었다.타살을 의심하게 하는 정황들이 여러 부위에서 발견돼 수사를 했으나 심하게 부패돼 얼굴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가 없었고, 더욱이 14세 전후의 여자여서 현재 경찰이 가동하고 있는 지문체계는 적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증례 21998.5.29 12:30경 강원도 춘천시 동면 평촌리 소재 느릿재터널 홍천방면 880m지점 배수로에 목과 양손을 나이론 스타킹으로 묶어 여행용 가방과 같이 버려진 변사체를 칡넝쿨 제거작업을 하던 인부가 발견했다. 성별은 여성. 연령은 30대 중반으로 추정됐으며 두개골의 우측 측두부 부위에서
함께 공감하고 호흡하며열정적인 땀을 흘리며시합하는 그 순간이 소중하다 둥그런 공만 보면 앞뒤 안 가리고 던지고 깨고 두드리던 한 꼬마녀석이 있었다. 어릴 적 초등학교도 가기 전부터 고무공을 가지고 동네에서 야구랍시고 들이대던 그 녀석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반 친구 녀석들과 야구부라는 것을 만들어서 (7명 뿐이었다) 다른 반 아이들과 시합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공도 고무공이 아닌 단단한 공으로… 포수 마스크도 없이 다치기도 많이 다쳤지만 이 녀석들은 지칠 줄을 몰랐고, 어둠이 내릴 때 까지 시합에 몰두하기 일쑤였다. 패배를 몰랐던 독수리 야구단. 마치 하늘을 날며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가 된 기분이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1982년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프로야구가 탄생한 최초 원년(元年)이기 때문이다. 그해 각 도시의 야구장을 수놓던 OB와 삼성, 해태와 MBC, 롯데와 삼미의 펄럭이던 깃발과, 3루를 힘차게 돌아 귀환하던 선수들,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담장을 넘어오던 파울 볼과, 숨 죽여 가며 지켜보던 불펜의 피칭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신세계였다. 그날로 난 해태타이거즈의 초대
올 하반기가 들어서면서 의료계가 이래저래 난국을 맞이하고 있다. 의료법 개정안 문제가 9월 국회로 넘어가면서 다시 쟁점화 될 예정인 가운데 최근에는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이 본격화되면서 전 의료계가 뜨거운 양철판 위에 놓인 격이 됐다. 의협의 경우는 한술 더 떠 성분명 처방제 실시를 앞두고 치열한 투쟁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 환경이 이렇게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치협을 비롯한 의료 4개 단체는 지난 3일부터 1인 시위에 들어갔다. 당초 1인 시위의 목표는 의료법 전부개정안 철회다. 그러나 지난달 28~29일에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된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이 드러난 이상 의료계의 투쟁목표는 복수로 해야 할 것이다. 워낙 중대한 법안이 의료계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라 의료법 개정안만을 가지고 투쟁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의료법 개정안 철회와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 대폭 수정 내지 철회를 동시에 관철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어려운 상황이 현재 의료계 앞에 던져져 있는 것이다.의협은 이미 지난달 31일 성분명 처방제를 막기 위해 집단휴진을 벌인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은 치협이나 한의협 등 다른 의료인 단체에게는 직접적인 관련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