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각균<본지 집필위원> “…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험하다(思而不學則殆)’. 이 위험이란 곧 자기-생각을 ‘자연화’시키는 것을 가리킨다고 보아도 좋다. 그러나 무릇 공부란 자기 자신의 생각들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사실을 사뭇 뼈아프게 깨치는 일련의 사건들이다. 혹은 그 생각의 일부로써 그 생각의 틀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부딪쳐서 자빠지는 일이다. 문제는, 자기-생각이라는 게 워낙 타인을 배제하는 속성에 젖어 있다는 것이다. 실없이 생각이 많은데다 결국 그 생각의 틀 자체가 완고한 테두리를 이루는 게 오히려 결정적인 문제다. 이 경우에 전형적인 증상은 냉소와 허영이다. 냉소와 허영이란 타인들이 얼마나 깊고 크게 자신의 존재에 구성적으로 관여하는지를 깨닫지 못한 상태를 가리킨다. 생각은 그 외래적 기원을 잊고 무서울 정도로 자기 자신만을 돌아본다. 그리고 그 잡다한 생각의 다발들로 테두리를 짓고 벽을 쌓아 올리며 일희일비하는 것이다.” (공부론 (5) 생각은 공부가 아니다, 철학자 김영민, 한겨레신문 2007-07-14) 이 글을 읽으면서 이러한 사고가 요 며칠 내 머리속을 차지하고 있는 의문을 풀어 나가는 중요한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법치의학 영역의 개인식별방법으로 매우 흥미롭고 유용한 방법의 하나로써 슈퍼임포즈라고 불리우는 영상중첩법이 있어 시체의 생전사진을 확보할 수 있는 경우에 사진속의 인물과 시체의 두개골이 동일인인지 여부를 판별하는데 사용된다. 한편으로는 생전자료가 없는 신원미상의 두개골에 대해 두개골과 머리, 얼굴의 해부학적 관계를 두개 각부위 연조직의 두께 및 두개골과 안면 각 부위의 위치관계를 감안해 얼굴을 복원하는 복안법이 있어 신원을 밝히거나 사진이 없던 시절 타계한 유명인사의 오래된 무덤에서 얻은 두개골로 모습을 복원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슈퍼임포즈 분야의 그 동안 연구 발전된 모습을 더듬어 보면 이탈리아 플로렌스에 있는 집에서 Herrmann Welcker(1867)가 단테, 쉴러, 칸트, 라파엘로 추정되는 두개골과 사면(death mask)으로 직접적 슈퍼임포즈를 시행한 것을 비롯해 20세기초 영국의 생물계측학교에서 초상화, 흉상 또는 사면을 가지고 한 일련의 연구들이 있다. 이들은 두개골과 머리사진의 외형선을 그려서 초상화에 맞춰 보는 것으로서 물론 이러한 방법의 정확도를 평가 하기는 어렵고 결과 또한 의심의 여지가 많다 할 것이다. 두개골의 사진상에 초상화의
보건복지부가 드디어 의료인 단체들의 건의를 받아 들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인인증서와 관련 지난 24일까지 병의원에서 발급을 원한다고 통보한 경우 공단직원이 방문, 발급하도록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공단에서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의료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닐만한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공단은 의료기관 가운데 나이가 많거나 직원이 없는 등 공단에 직접 찾아오기 힘든 의료기관에 한해 공단 직원이 파견 나갈 계획은 있으나 직접 방문 발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마도 공단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일단 공단을 방문해 인증서를 발급받는 방법이 먹혀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공단은 23일 현재 공단방문 인증서 발급률이 64%에 달하고 있어 7월말까지 독촉하면 전체 80%의 발급률을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물론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지 않으면 의료기관이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즉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지 않으면 의료기관이 손해 보기 때문에 의료급여비를 청구하거나 환자의 의료정보를 조회하고 싶으면 알아서 받든지 말든지 하라는 행정횡포(?)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행정 편의주의의 진수가
파도와 싸우는 것은 힘들지만바다 한복판에서 바라보는해수욕장의 전경은 새로운 느낌 약 5년 전부터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연습했고, 풀코스에 도전해 무사히 완주도 했었다. 마라톤 연습을 할 때 약 10km정도를 달리면 왼쪽 팔이 저려왔지만 그냥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서 그런가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계속 달리기를 했다. 그러던 중에 다른 치과원장이 경추디스크 때문에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니 모두들 환자를 너무 많이 봐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원장이 말하는 증상이 나와 똑같은 것이었다. 나에게 빨리 정형외과에 가서 검사를 해보라고 충고를 해주었다. 설마하면서 검사를 해본 결과 경추사이의 간격이 매우 좁아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당장에 죽을 병은 아니었지만 쉽게 낫지도 않는 병이 있다. 경추에 충격을 주는 마라톤, 골프, 축구, 농구 등은 하지 말아야하고 진료를 할 때에도 자세를 바르게 해야 한다고 정형외과 의사가 설명해 주었다. 치과대학에 들어간 이후로 축구, 등산 등을 즐겨하고 개업하고 난 뒤에는 달리기, 골프 등을 하며 운동을 가까이하고 살았는데 운동을 그만두고 쉬라고 하니 갑자기 어쩔 줄 모르게 되었다. 단지 이야기를
양혜령<본지 집필위원> 지난달 22일, 수가를 둘러싸고 벌어진 한 환자와 치과간의 분쟁에 대해 ‘임플랜트 가격의 공포’라는 제목으로 KBS1 ‘이 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프로가 방영됐다 한다. 방송의 편파적인 내용과 보도 이후 통영분회(?)의 징계 등으로 인해 ‘덴포토’라는 치과의사 전용 인터넷 사이트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직 이 사건에 대해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해 본다.경남 통영의 한 회원과 임플랜트 환자가 전형적인 공급자와 소비자의 입장에서 감정적으로 대립하던 중, ‘소비자 고발’ 이라는 프로를 통해 환자 측 입장이 다분히 반영된 방송이 방영됐다.그 보도 이후 가정의 평화와 정신적인 평안을 원하는 치의는 분쟁의 경위는 어떻든 간에 환자에게 중재자를 보내 1천5백만원의 합의금을 주고 모든 것을 끝내기로 했다. 그런데 그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든 회원에게 더욱 고통을 가중시킨 것은 통영분회의 징계였고 (1. 공개사과, 2. 1주일의 영업정지, 3. 치의신보에 사과문 게재), 사건의 경위는 묻지 않고 징계부터 내리는 통영분회에 대해 징계의 이유를 묻는 회원에게 통영분회에서는 이 일로 치과 임플랜트가 도마 위에 올
법치의학적으로 치과 증거물과 방사선사진을 사용해 개인식별을 한 히틀러(Adolf Hitler)와 부인(Eva Braun)의 감정예가 러시아에서 발표돼 죽음의 증거를 감추려했던 그들의 의도가 어긋나게 됐음은 매우 흥미롭다 하겠다. 그 내용을 정리해 소개하고자 한다. Lev Brezhymenski는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날 무렵 러시아인에 의해 아돌프 히틀러의 시신에 대한 개인식별과정이 있었다고 그의 저서 ‘아돌프 히틀러의 죽음"에서 밝혔다. 그 책은 히틀러의 시신에 대한 정보를 기술했는데 치과보철에 대한 사진과 하악에 있는 자연치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림 ①과 그림 ②가 히틀러의 생전과 사후 치아의 디지털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 증거로써 이용하기에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히틀러의 치아상태(Hitler"s dental remains) 상악 : 상악에는 4개의 자연치아와 9번 unit의 고정성 보철물이 남아있다. 양쪽 말단부위의 치아를 포함하는 하나의 unit로 연결돼 있다. 하악 : 5개의 치료받지 않은 자연치아가 하악에 남아있으며 치주질환과 치아의 마모가 보여진다. 좌측에 3개의 지대치가 6번 브릿지를 지지하고 있으며 우측에는 2
요즘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참 안타깝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그런 제도나 정책을 난발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번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급하는 공인인증서를 각 공단 지사 등에 가서 직접 발급받으라고 한데 이어 이번에는 보건복지부가 고시를 통해 8월부터 방사선사진 판독소견서를 작성 비치하지 않으면 영상진단료 가운데 판독료 부분인 30%를 삭감하겠다고 알려왔다.당국도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내린 고시겠지만 지난번 공단의 공인인증서 문제처럼 너무 일방적이면서 행정 편의주의적인 고시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방사선 사진촬영은 치과에서는 매우 빈번하게 이뤄지는 진료행위다. 의과분야에서 청진기 수준으로 보편화된 진료다. 예를 들어 신경치료를 할 경우 3~4번의 방사선 사진을 촬영해야 할 정도다. 그 정도로 빈번한 진료행위를 할 경우 실제 해당 환자의 진료차트에 기록하면 그만이다. 굳이 판독소견서를 따로 구비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당국은 최근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산정지침을 개정, 그동안 판독료와 촬영료가 하나의 상대가치점수로 돼 있던 것을 분리한 이상 판독소견서를 비치하지 않으면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집하고 있다.개원가에서 판독소견서를 비치하려면 환자
내가 베풀면그 베풂이 되돌아와서내 기쁨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지 않은 기억이지만 아직도 가슴 속에 또렷이 남아있는 기분 좋은 추억이 한가지 있다. 벌써 20년이 더 된 일이다. 장마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된 어느날 오후였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처음으로 맞는 여름방학을 며칠 앞둔 시점인듯 싶다. 그날 학교 수업을 마치자 무작정 더위로부터 달아나고만 싶었다. 내가 다닌 학교는 교문을 벗어나면 언덕길로 이어졌다. 아스팔트를 녹일 듯한 더위로 가빠진 호흡과 맥박은 6000미터 고도의 히말라야 산맥을 등정하듯 나를 극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었다.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귓가를 맴돌 정도였으니까. 땀과 씨름을 하면서 걷고 있는데 허리가 구부정한 할아버지 한 분이 내 앞을 지나갔다. 지팡이에 의지한 채 무척이나 힘겹게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기고 계신 모습이 신체적으로 자유롭지 않아 보였다. 내가 지닌 고통도 감당하기 힘들었던 나는 처음엔 무심코 할아버지를 그냥 지나쳤다. 하지만 몇 걸음을 옮겼을 때 등 뒤에서 할아버지의 힘겨운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할아버지의 한숨 소리에 깜짝 놀란 나는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할
제약업체가 종합병원에 의약품을 공급할 때 반드시 도매업자를 거치도록 한 현행 약사법 시행규칙 규정은 공익적 기능이 크기 때문에 합헌적이며 이를 어긴 업체들에 대한 행정제재도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약사법 시행규칙 제57조 제1항 제7호는 “의약품제조업자는 생산된 의약품이 의약품도매상을 통해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의 개설자에게 판매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다만, 의료법에서 정한 종합병원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때에는 재난구호, 의약품도매업자의 집단 공급중단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의약품 도매업자를 통해 공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역시 동 규정 위반 위반시 제재규정이 있다. 이러한 약사법 시행규칙 규정에 따라 의약품 제조업자가 종합병원에 의약품을 직접 거래를 통해 공급할 수는 없다. 즉, 재난구호나 의약품 도매업자의 집단 공급중단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제조업체는 도매업자를 통해 종합병원에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 종합병원으로서도 직접 제조업자로부터 의약품을 구입할 수는 없다. 이러한 약사법 시행규칙 규정이 합헌인지 여부에 관해 최근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전성부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종합병원과 의약품을 직거래하다 해당 제
80년 대 잘나가던 컴퓨터 회사 DEC은 미니컴퓨터에 관한 한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최고를 구가하고 있었다. 당시 미니컴은 대학과 연구소에서 주로 사용하면서 소프트웨어의 새로운 기술과 컴퓨터 언어를 개발하는 토대로서 널리 애용됐기에, 메인프레임의 선두 주자 ‘아이비엠"을 능가하리라고 전문가들도 예측했다. 그러나 70년 후반에 등장한 가정용 컴퓨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을 예견하지 못하고 등한시 했기에, DEC은 결국 컴팩이라는 가정용 컴퓨터 회사에 인수됐다.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부응하는 변화를 꾀하는 것을 흔히 혁신이라고 한다. 얼마 전부터 유행처럼 혁신을 해야 한다고 부르짖는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꾀했다. 그런데 실제로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다. 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일까? 책의 저자는 지적하기를 ‘혁신을 위한 새로운 가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시 표현하자면 혁신의 방향성을 옳게 설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그런데 불확실성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우리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라는 틀에서 생겨난다.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사고체계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오던 사람이 조종석으로 다가가 권총을 머리에 대고는 무서운 얼굴로 조종사를 위협합니다. “기수를 디트로이트로 돌려!” 조종사는 대답합니다. “선생님, 이 비행기는 원래 디트로이트행인데요.” “어, 그래요?” 멋쩍은 얼굴로 그 사람은 자기자리에 돌아가 앉았습니다. 이 어설픈 납치자의 실수는 최악의 비행기납치 미수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인생에 있어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고 합니다. 사막을 여행할 때 중요한 것은 시계가 아니라 나침반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토머스 카알라일’은 “목적없는 사람은 키 없는 배와 같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는 사람들이 뚜렷한 사람의 목적이나 사람다운 삶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채 일생을 마치고 있습니다. 어떤 배가 항로를 이탈해 높은 파도와 싸우다가 겨우 무인도에 도착했습니다. 배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뒤여서 할 수 없이 승객들은 이 섬에 장착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무인도에서 몇 달동안 살 수 있는 식량이 남아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땅은 비옥해서 씨앗을 심기만 하면 몇 달 후에는 풍성한 식량을 추수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그들은 씨앗을 심기 위해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