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웠던 꽃샘추위를 지나 바야흐로 신부의 계절이 다가왔다. 한동안 결혼 소식들이 뜸하다 싶더니 5월에 잡힌 결혼식만 매주 일요일마다 해서 총 4건이다. 그 중 서울에서 하는 결혼식이 2건이니, “나의 주말 돌리도~” 하는 생각이 벌써부터 머릿속을 맴돈다. 며칠 전에 고등학교 친구한테 정말 오랜만에 메시지가 왔다. 대학교 졸업하고는 처음이니까 거의 5년 만인가? “중희야~ 결혼생활은 재밌냐?”, “응~ 정말 좋아. 너도 만나는 사람 있으면, 빨리 해~”, “그래서 말인데, 나도 곧 결혼할 것 같아서”, “오~ 진짜? 축하한다 야~”, “네 결혼식에 못갔는데, 이런 말 전하니까 민망하네; 그래도 청첩장 보내도 되지?”, “당연하지! 경남 양산시 ○○○로 보내면 돼~ 축하한다!”이렇게 반가우면서도 왠지 어색한 메시지를 주고 받고 나니, 예전 나의 모습이 떠올라 한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그때 나는 결혼 막바지 준비로 한껏 들떠 있었다. 예비 신부가 많은 부분을 도맡아 해 주었기에 결혼 준비는 차질없이 진행되었지만, 나에게는 청첩장 돌리기 및 지인들에게 연락 돌리기라는 큰 산(?)이 남아 있었다.본인 뿐만 아니라 결혼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이 느껴봤던 것처럼, 결혼
저희 동작구치과의사회에서 3월말 주최했던 원로 치과의사와 새내기 치과의사와의 만남 행사에서 오고 갔던 원로선생님과 새내기 치과의사 간의 의미 있는 대화를 치의신보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합니다. 이준기 고문님 : 과거 학교에 8년간 있다가 개원가에 나오려고 할 때 참 고민이 많았습니다.그동안 학교와 병원에서 쌓아놓은 것을 뒤로한 채 나오기가 선뜻 어려웠습니다. 인생이란 쉬운 것이 없고 쉬운 시절이 없습니다. 누구나 사람이 결단을 내려야할 때는 갈등하고, 고민하는 법입니다. 고심 끝에 개원가에 나오기로 결심한 후에는 주위 사람들 모두가 나의 환자요, 내가 그 지역사회의 일원이라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개원하고 나서 항상 지역 사회 일에 앞장섰습니다.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동작구의 각종 감투를 많이 쓰게 되었습니다만, 이런 결과가 번거롭고, 귀찮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개원한 동작구라는 지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되었습니다. 스며든다는 의미가 공식적인 감투와 대외 활동 같은 것만이 아닙니다. 점심 식사를 할 때도 치과 주변의 음식점을 이용했습니다. 어느 특정 음식점만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모든 음식점, 한집씩 가가호호 다 가서 식사를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대부분 반복된 일상을 거듭하며 살아간다. 하루를 새로이 맞고 또 하루를 마감한다. 누구나 일관된 생활을 계속하다 보면 지루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때로는 신선한 변화가 필요하다. 무더운 여름에 한줄기 시원한 바람처럼, 갈증을 느끼는 메마른 생활 속에서 시원한 생명수 한잔처럼, 우리의 삶에 탄력을 주는 청량제가 필요하다. 지루한 삶의 연속은 우리를 피곤하게 한다. 우리들의 영혼이 갈증을 느끼게 되고 그것은 바로 스트레스가 되어 우리들의 건강을 해치며 혼의 성장을 가로막는다. 나는 수시로 변화를 갖고 살려고 노력한다. 재미있는, 그래서 행복한 삶은 얼마든지 있다. 등산, 낚시, 그림, 음악, 술, 여인… 그 중에서도 제일 우리를 즐겁게 하고 가슴에 기운이 쌓이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주말에 좀 쉬겠다고 해서 집에서 종일 TV나 보며 뭉개면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 허전함을 금할 수 없다. 피로가 더 쌓이는 듯하다. 나만 그런 것일까?서울에서 한 시간쯤 달려가면 바다가 보이는 곳이 있다. 서해안 영종도다. 을왕리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일몰의 장관, 장봉도, 신도에서 보는 광활한 바다, 그리고 갯내음, 이런 것들을
얼마 전 지구 위에 편만한 인종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평생 노력하셨던 넬슨 만델라 前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께서 서거하셨습니다. 기회를 박탈하고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회악으로서 불평등은 민주 시민인 우리 모두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과제입니다.지금 우리 사회는 겉으로는 남녀가 평등하게 일 할 수 있는 사회처럼 보입니다만 사실은 남자와 여자에게 요구되는 규범이 다르기에 결코 평등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즉 평균적으로 남자 치과의사들은 가사 일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며 좋은 곳에 개원하여 성공가도를 달리거나 전공을 살려 공직의사가 된 경우에도 일에만 집중한다면 경력의 단절이 없는 평탄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결혼한 여자 치과의사들은 한창 실력을 키워 동료들과 경쟁해야 할 때 우선 가정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후에는 거의 전적으로 양육 및 교육의 책임을 집니다. 그러면서 또 일에서도 성공을 요구받는 사회 구조입니다. 사회활동을 할 때 이렇게 분산된 에너지로 일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일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지만 이런 조건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동료 여자 치
지난 1월 실습을 마치자마자 바로 여행을 떠났다. 온전히 자신만으로 고립된 곳에서 있고 싶었다. 언어도 환경도 달라서 믿을 것이라곤 자신 밖에 없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2013년을-비록 25년 밖에 안 살았지만-25년의 인생 중 가장 바쁜 해로 보냈기에, 여유도 찾을 겸 떠난 여행이었다. 여행지는 지난 여행들과는 달리 딱히 가보고 싶은 곳이라곤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지은 SF MOMA(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s) 하나뿐인 샌프란시스코로 정했고, 정한 이유도 역시 그 동안 관심이 없었지만, 친동생의 적극 추천으로 단순하고 게으르게 결정하였다.비행기 안에서 시차적응을 마치고, 내린 샌프란시스코의 공항은 전형적인 미국 같았다. 무엇보다 햇살이 따스해서 기분 좋게 공항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지역 전철인 BART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이번 여행에 있어서 나에게 진정한 여행의 맛을 알게 한 숙소이기도 했다. 여자 혼자 ‘총기소지’가 자유인 국가로 떠나는 여행이라 부모님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한인민박으로 숙소를 정했는데(부모님께서 나의 행방을 찾기 쉽고, 연락도 쉬운 곳이라는 판단 하에), 이 곳에서 나는 생각은커
어제의 일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일상이 변하기를 바라며 진료하는데 밖에서 번잡거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마음도 웅성거려 곁눈질로 보니 남자 세명이 들어오는게 보였습니다. 팔짱을 낀 세남자들이 이상하기는 하지요. 아무튼 좀 이상한 분위기였습니다. 성인 남자 치료 받는데 보호자가 두명이나 따라 오는 일은 드문 일이기도 하고요. 저희 직원이 굳은 표정으로 예진하고 제게 문의후 x-ray를 찍는데 방사선실로 보호자들이 따라들어가는 눈치였습니다. ‘뭔가 사단이 있구나’생각하면서도 진료중인 환자를 중단할 수 없어서 그냥 두었습니다. 이때 이미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남자 셋이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친한 사람들 같구요. 형과 동생같은 느낌.순간 떠오른건 환자를 가장한 강도단…그럼 떼강도. 어째 보안업체에서 비상벨 설치하라고 할때 하지 않았던고 하는 생각…. 또는 동네 양아치들이 우리 치과에 예쁜 위생사있다는 소리를 듣고 놀러왔을까 하는 생각… 그래 우리 OO씨가 이쁘긴 예뻐…. 이윽고, 마침내 그들에게 제가 다가가야 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후자(예쁜 직원)쪽에 바람을 두고 다가가는데, 저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던 두 남자가 돌아서더군요. 그냥 그런 인상.
젊었을때 이 란을 통해 바둑과 관련된 글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벌써 20년 이상이 지난듯 합니다.흐르는 세월이란 그야말로 쏘아 놓은 화살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바둑과 골프, 그리고 漢詩(한시) 모두 좋은 취미생활인데 최근 들어 한시의 매력에 빠져 지냅니다.唐宋(당송)8대가중 한사람인 韓 愈(한유)는 유명한 36구로 된 落齒(낙치)라는 시를 지었습니다.五言古詩(오언고시) 형태로 된 그 시에서 한유는 매년 하나씩 빠져 나가는 치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이에 落齒라는 시에서 사용된 18개의 韻(운)을 그대로 次用(차용)하여 次韻詩를 지어 옛 사람들의 치아에 대한 애환을 느껴 봅니다.홍영길오산 베스트 홍치과의원 원장 次落齒韻 (차낙치운)(唐나라 시인 한유의 ‘落齒’시에서 韻을 차용함)人生有五福 인생유오복인생에 다섯가지 복이 있다는데其一持健齒 기일지건치그중 하나가 건강한 치아라네無牙用牙齦 무아용아은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으나傳來言而已 전래언이이단지 전해오는 말일 뿐이네韓公曾害羞 한공증해수한공이 일찍이 부끄러워 했던 것은每年落未止 매년락미지 매년 쉬지않고 이가 빠지던 것이었네子美患糖尿 자미환당뇨 두보도 당뇨를 앓았던지라常念不嚼恥 상념부작치잘
여행!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한 누구나 설레이는 여행은 사랑의 재확인 방법이라 생각한다.신혼여행은 물론이거니와 연인들의 여행도 그렇겠지만 특히 가족과의 여행은 나에게 항상 기쁨과 행복,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활력소이다.이번여행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과 거제.유난히 문인 출신이 많은 통영은 소설가 박경리, 시인 유치환. 김춘수, 작곡가 윤이상, 극작가 유치진 등 이분들의 문학관이나 기념관도 둘러볼 만 할 뿐 아니라, 한산대첩이 일어난 통영 앞바다는 충무공 이순신의 넋을 기리는 이순신공원도 힐링의 공간이라 하겠다.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한려수도의 다도해들은 아름답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철거 위기의 마을을 시민단체가 하나의 관광지로 재탄생 시킨 벽화마을 동피랑은 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장소로 그리고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여행의 즐거움중 하나는 뭐라 해도 먹거리.우리나라 멍게 전체 생산량의 70%가 통영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거기서 먹은 멍게비빔밥은 환상이다.충무 김밥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막내 올케가 좋아한다고 하여 원조 충무김밥을 먹어보긴 하였으나
고된 전공의 과정을 마무리하고 마지막 겨울휴가로 스페인과 모로코 여행을 하게 되었다. 사실 모로코는 처음 스페인 여행계획을 잡을 때 생각조차 안 한 나라였으나 지도를 보던 중 스페인 남부 지브롤터 해협과 인접한 북아프리카 대륙을 보고 충동적으로 계획에 넣은 나라였다. 파울로 코엘료가 쓴 소설 연금술사에서 주인공 양치기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아 양을 팔고 타리파에서 탕헤르로 가는 배에 몸을 싣는 장면이 나온다. 왠지 그 책처럼 배를 타고 국경을 건너면 여행이 조금 더 운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넣은 그런 나라였다. 아 그리고 지도를 보니 ‘카사블랑카’라는 도시가 보이길래 익숙한 도시 이름이고 영화에도 나왔기에 여기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즉, 모로코가 뭐가 유명한지 그 나라에서 꼭 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계획을 잡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마라케시라는 도시에서 사하라 사막 투어 코스를 보게 되었다. 2박 3일 동안 차로 달리고 달려서 또 낙타로 갈아타서 사하라 사막에서 별을 보며 하룻밤을 잔다는 투어였다. 당연히 이 코스도 가야지 하다보니깐 스페인 일정이 대폭 축소되고 그라나다,
2009년 겨울의 시작에 즈음하여 저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 부쩍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말끔한 정장으로 세분의 교수님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 중 한 교수님께서 제게 물어 보셨습니다.“자네는 왜 치과의사가 되려고 하는가?” 순간 멍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학에서 4년이나 공부한 화학이라는 학문을 포기하고 군대도 다녀오고 26살이라는 나이에 새롭게 치과의사를 준비하게 된 이유가 뭐였는지 명확히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입시 준비를 시작할 때는 뭔가 여러 가지 이유가 또렷하게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시험이 끝나고 최종 면접만 남으니 그게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정리되지도 않았었고. 그렇게 시간이 잠시 멈춘 듯 멍하다가 딱! 하고 제 입에서 나온 대답.“저는 깨끗한 돈을 벌고 싶습니다.”그 순간, 제 대답을 들으신 세분의 교수님들께서는 일제히 이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찬찬히 제 생각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저는 돈을 많이 벌고 싶습니다. 재벌은 아니더라도 제 가족들과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행복하게 살만큼은 벌고 싶습니다. 물론 치과의사가 아니더라고 돈을 버는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직업들,
얼마 전 우리 네 식구는 저녁 초대를 받아 친구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날 거실에 들어서자 한 편에 마련되어 있는 수족관 두 개가 유난히도 눈에 띄었다. 아니나 다를까 살아 있는 생물에 관심이 많은 우리의 딸 성은이와 아들 석훈이가 수족관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다. 그러자 친구의 딸이 “이건 구피고, 저건 레인보우 구피고, 음, 저 바닥에 붙어 있는 건 청소 물고기야!” 하면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우리가 식사하는 동안 아이들은 식탁과 거실, 큰 방과 작은 방을 오가면서 오랜만에 무척이나 신이 난 모양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 잔 속에 담은 우리 아이들 유학생활 얘기, 교육 문제, 세상 돌아가는 얘기, 치과 이야기들은 시계의 큰바늘에 올라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몇 바퀴를 돌고서야 겨우 자리를 마감할 수 있었고 다음의 만남을 기약했다. 그렇지만 아들 석훈이가 마지막까지 수족관에서 눈을 떼지 못하자 친구의 딸이 구피 몇 마리와 수초를 분양해준다며 봉지에 물 부어 담아주었다.우리 아이들은 들뜬 기분으로 돌아오는 차에 올라타 화음을 넣으면서 수족관을 노래하였다. 얼마 전부터 두 녀석들은 강아지를 사달라고 계속 졸랐는데 기르는 게 힘들고 집에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