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뉴질랜드 총리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띈다. 현직으로 재직하면서 6주간의 출산휴가를 사용해 큰 화제가 되었고, 얼마 전에는 3개월 된 딸을 데리고 유엔총회에 참석했다고 전해졌다. 전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면서도 약간은 낯설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성들의 사회참여는 여권신장과 더불어 빠르게 확대되었다. 필자가 개원한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치과에서 기혼직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결혼을 하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지금은 결혼 후에도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2018년에는 국내외적으로 여성 관련 문제가 많이 이슈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에 대한 편파수사와 차별에 대한 항의시위가 크게 벌어져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 페미니즘을 주제로 강사를 초빙해 얘기를 들었다. 강사는 ‘이런 주제에 치과의사들이 관심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긍정적으로 얘기하면서 시위의 원인과 배경을 설명하면서 ‘본질적으로 여성들이 느끼는 차별과 공포를 남성들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막연히 지레짐작하는 것과 구체적인 얘기를 듣는 것은 차이가 컸다. 강사의 얘
지난 9월 16일 ‘대한심신치의학회’가 창립총회를 열었다. ‘심신장애로 인한 환자를 치료함은 물론, 치과의사를 비롯한 치과종사자들이 본인들 스스로가 건강한 상태에서 치과를 방문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기 위한 목적’으로 모여 이 학회의 창립을 동의하고 준비한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이제 막 시작하는 학회에 관심을 보이고 참가하고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참여하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그리고 학생들을 보며 ‘우리들의 마음’에 대하여 말하는 목소리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구강내과 전문의로 턱관절장애 환자나 안면통증, 비치성통증, 심인성통증과 같이 원인을 하나로 지정하기 어렵거나 만성화 되는 경우가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오다 보니 심리적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만성화 중 심리적 문제가 생기는 환자들을 만나는 경우들이 많고 사회가 복잡해져 갈수록,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그러한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보통의 환자들 보다 우울, 불안 증상이나 분노, 편집 경향을 보이는 환자들을 치료할 때 의사의 긴장과 에너지 소비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진다. 말 한마디부터 표정 하나, 손짓 하나까지 신경 쓰고 긴장하며 그것을 티 내지 않기 위해 또한 집중한다. 만성통증 환
시간과 여유 돈이 생기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설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고 싶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왜 여행을 하고 싶은지 왜 가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현재의 지친 마음과 몸을 재충전 하고 낮선 사람들과 문화를 만나면서 새로운 생각과 잊어버린 꿈을 되새겨 보기위한 것일 것이다.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항상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세계테마여행’이나 ‘걸어서 세계 속으로’ 같은 TV 여행프로그램을 보며 언젠가 갈수 있다는 희망 속에서 대리 만족을 하곤 한다. 지난 번 봤던 여행지는 아프리카와 인도 대륙 사이의 바다, 인도양에 유유히 떠 있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 마다가스카르였다. 거대한 섬이기에 바다를 보려면 가장 가까운 동쪽 바다까지 자동차로 9시간이 넘게 걸리는 큰 대륙과 같은 섬이다. 실제로 가본 사람이 많지 않지만 그 이름만은 의외로 낯설지 않은 이유는 이곳이 바로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와 보아뱀의 고장이며,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남한의 6배 크기의 면적의 마다가스카르에는 18개에 이르는 다양한 부족 약 2,000만 명이 살고 있고,
추석 명절 잘 보내셨나요? 여자 치과의사분들 만큼이나 저 같은 남자 치과의사들도 명절이 다가오면 이유 없이 불안하고 소화도 잘 안되고 편두통이 생기는 스트레스 증상이 생기는 분들이 주위에 많습니다. 명절에 남자는 편하게 누워서 송편이나 먹고 깎아주는 과일이나 먹는 다는 게 대체 어느 나라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 요즈음 세대의 남편들은 부모님과 아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눈칫밥 먹느라 체하기 일쑤인데요. 괜히 눈치가 보여서 도와줄 거 없나 부엌을 기웃거리다가 앉아있는 게 도와주는 거라며 한소리 듣기도 하고요, 가만히 앉아 있으면 혼자 속 편하다고 잔소리 듣기 십상입니다. 시댁에 오래 있자니 아내 눈치가 보이고 차례만 지내고 얼른 일어나자니 부모님 눈치가 보이고, 이래저래 이번 명절에 흰머리 늘어난 남자 치의분들 많으시죠? 다들 속으로는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하셨을 겁니다. 예전에 한 마을에 제례를 지내는데 어느 집의 개가 시끄럽게 짖어 댔다고 합니다. 마을의 성인은 그 시끄러운 개를 제례를 지내는 동안 뒷산에 묶어놓도록 했습니다. 그 뒤로 그 마을에서는 제례를 지낼 때마다 그 시끄러운 개를 뒷산에 묶어놓곤 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성인도
요즘 모 치과에서 전신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내과 선생님과 협진을 통해 환자를 진료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체는 유기적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인체의 중심에는 측두골과 제2경추가 있어 치과의 교합이 전신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필자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하여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여긴다. 얼마 전 필자는 지인의 소개로 글리코영양소 3주 장클린 면역다이어트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나의 몸에서 그동안 일어난 변화 등을 살필 기회가 있었다. 치과의사도 전신 건강과 환자의 정신적, 심리적인 문제도 같이 관심을 가지고 환자들을 건강하게 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1990년대에 미국 생리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글리코영양소는 1996년 한 미국 회사에 의해 제품화되었으며, 필자는 8개의 글리코영양소가 면역의 핵심에 있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해독, 재생, 유지를 하는 3주간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처음 1주는 식사는 하지 않고 곡류 가루와 알약, 물로 장 해독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매일 매일 저녁 모임이 있었던 필자로는 모임에서 식사하지 않고 곡류 가루만 물어 타서 먹는 것도 너무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이었다. 식사를 하지 않으니 집중력은 좀 떨어지고 기운이 없
오래 전 외국 컨설팅업체의 소비자 조사단으로 활동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색을 좋아하는가, 여행지는 어디를 좋아하는가와 같이 두서 없는 질문들을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진행합니다. 왜 이러한 것들을 묻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 설문이 어느 회사의 의뢰를 받았는지 역시 비밀입니다. 그렇게 사진도 보고 동영상도 보면서 설문에 응하다 보면 맨 마지막 즈음에 자동차 회사에서 진행하는 새로운 차량의 광고 컨셉과 내외부 색상 결정을 위한 조사인 것을 알게 됩니다. 이렇듯 제품을 개발하고 광고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조사하는 일은 오랫동안 행해져 왔습니다. 어떤 제품을 원하시나요? 어떤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나요? 소비자에게 이러한 것들을 묻고 정리하는 정성조사가 과연 의미가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라면이 가장 맛이 있을까요? 사발면과 끓여먹는 라면 중 어느 쪽을 더 좋아하십니까? 신라면보다 고급지고 비싼 신라면 블랙이 더 맛이 있다고 느끼시나요? 사람마다 그 답은 각기 다를 것이며 누군가는 비행기에서 주는 컵라면이 가장 맛있다고 대답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라구’라는 스파게티 소스 업체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원조 토마토 소스는 상당히 묽고 건
5년 전이였다. 이제 막 졸업한 신입 위생사가 면접을 왔는데, 급여는 얼마를 주는지, 식대는 포함이 되었는지, 월차 연차는 어떻게 되는지 아무런 다른 조건도 없이 그냥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고마워서 당장 채용을 했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5년 동안 성실하게 병원을 지켜준 치과위생사가 있다. 돌이켜보면 같은 공간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게 되었는데, 돌이켜보면 그 동안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같이 참 많이 겪은 것 같다. 좋은 환자 분들이 고마워하며 감사의 표시로 먹을 것이나 인사말을 전할 때는 같이 기뻐하고 환자에게 의료인으로서 좋은 일을 해주었다는 뿌듯한 마음에 같이 기뻐했었다. 하지만, 병원에서 늘 좋은 환자만 대하는 것이 아니어서, 상당히 예민하거나, 항상 의심이 많은 환자, 또는 매사가 불만족스러운 환자의 경우에는 그러한 응대를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고 침착하게 응대하는 것이 20대 중반의 나이에 상당히 벅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개원한 원장님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직원의 이직이나 변동일 텐데, 다른 직원들이 그만두거나, 우리 치과와 잘 맞지 않는 스탭이 들어왔을 때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일도 참 고마웠던 것
토요일은 4명의 직원 중 한명은 쉬고 3명과 함께 12시까지 진료를 한다. 토요일은 도깨비다. 날씨가 좋은 봄 가을에는 진료 약속보다 가족과의 여행을 우선순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또 어떤 날 대기실은 시장 통이 되기도 한다. 3월 초 환자분이 많이 오신 것은 아닌데 대기실에는 환자분이 넘치고, 진료실 직원들은 모두 일을 하고 있고, 나만 놀고 있었다. 진료의 흐름이 막혀 버린 것이다. 평소 교통흐름이 좋던 출근길이 막혀 “혹! 사고”라도 있나 생각하고 지루하게 기다리다 갑자기 교통 흐름이 좋아지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병목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삶과 사업, 대인관계에서도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 잘 흐르던 흐름이 막히는 것을 경험 하였으리라. 당시 엘리 골드렛. 제프 콕스가 공동 저술한 “The Goal”을 읽고 있었다. 책에서는 병목현상의 원인과 해결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대기실이 복잡해지는 것은 진료에 있어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평소라면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넘어갔을 것인데 읽고 있던 책 내용과 관련된 현상이라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두 명의 직원이 템포를 만들고 한명은 스케일링을 하고 있었다. 모두 내가 오더를 내린 것이다
유례없는 폭염 속에 많은 사람들이 지치고 건강에 위협을 받은 올 여름이다.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아파서’ 또는 ‘불편해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다. 직접적인 통증과 기능시 발생하는 불편함 등 신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상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무언가’를 가지고 오는 사람까지 저마다 이유도 다양하다. 치과의사가 통증의 원인을 찾을 수 있어 환자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환자의 불만을 키우게 되는 경우도 있다. 치과의사는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근거가 충분하고 안정성 있는 치료를 행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 치료방법에 의해 증상이 개선되는데 간혹 가다 예상과 다른 결과를 보이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환자를 만나면 치과의사는 당황하거나 난감해진다. 왜 이 환자는 특별한 반응을 보일까? 어떤 이유일까? 치료 전 미리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왜 이 환자는 하필 우리 병원에 왔을까? 등 많은 생각과 고민 속에 치과의사는 괴로워진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 100인 100색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며 개개인마다 모두 다른 신체적 조건과 정신적 요인, 사회적 배경을 가
지난 몇 달 간 팔자에도 없는 노무강의를 하고 다녔다. ‘치과의사가 노무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닐까’ 생각하다가도 ‘치과원장이라는 똑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기에 충분히 의미 있을 것이다’라며 용기를 냈다. 이제껏 회원들과 만난 곳은 주로 전라도와 수도권이다. 직원을 두고 사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느끼는 심정은 거의 비슷한가보다. 매번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지역에 따라 주요 관심이 약간 다르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전라도에서는 무엇보다 ‘최저임금 계산’에 관심이 많았다. 사실 필자도 작년까지 관심 밖이었지만, 올해 7530원으로 훌쩍 오르면서 신규직원을 뽑을 때 적용해야 했고, 또한 이것은 기존직원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은 아직까지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급여를 책정하고 있어서 그런지 관심이 덜 했다. 그러나 당장 2019년에 8350원으로 인상되고, 이후 계속 오른다면 전국 모든 치과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갖게 되리라 예상한다. 수도권 치과는 직원들의 복지, 특히 ‘휴일’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5인 이상 치과에서는 연차를 주는 것이 큰 과제인데, 직원 수가 3~4명인 곳에서도 주 5일제를 실
나에게 10여 년 동안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 A라는 고등학교 2학년 여자환자가 있다. 무슨 치료를 그렇게 오래하냐고 하겠지만 앞으로도 최소한 1~2년 지나야 치료가 마무리 되고 이 후에도 보철 치료 등 다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 구순구개열 환자이다. 교정과 내원 당시 5살이었던 A는 몇 개의 영구치의 결손과 상하악 성장이 정상적으로 되질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고 상태가 심하게 태어나 구순 구개열 수술을 받은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상악과 상순의 수술 상흔으로 인한 상악 협착의 확장, 결손된 치아의 공간 확보 및 상하악의 정상적 성장을 유도하였고 현재 교합이나 외관상 문제가 크게 개선되어 나름 마무리 치료를 하고 있다. 며칠 전 환자의 어머니는 ‘A가 외관상 입술의 수술흔이나 코모양 때문에 학교 친구들한테 왕따를 당해 상당히 괴로워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빨리 치료를 마무리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냐?‘는 얘기를 하셨다. 치료하는 10여년 동안 봤던 A는 명랑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다니 내 마음이 아팠다. 초등학생들이라면 철없어서 선천적인 기형을 이유로 왕따를 시킨다고 하더라도 고등학생들이 이런 이유로 그렇게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