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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생학술대회까지의 잊지 못할 여정

Relay Essay 제2437번째

2020년 여름이었다. 치과대학에서 공부하며 연구 활동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던 중, 기초학을 하고 계신 친한 선배님의 권유로 우리는 치과생체재료학교실 학생 연구원이 되었다. 학부생의 신분으로 연구활동의 경험이 쉽게 오지 않는 기회임을 알고 있었기에, 꼭 성과를 내고 싶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아직 본과 2학년으로, 치의학에 대해 배울 것이 아직 많이 남은 상태로 어떤 연구와 실험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가진 채 연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열심히 임하겠다는 각오와 포부를 가지고, 지도 교수님이신 배지명 교수님, 교실에 계신 박사님, 선배님과 함께 평소 관심 있었던 연구 주제에 대해 토론해보고, 많은 논문들을 살펴보며 현재 치의학 분야의 연구 동향도 파악하고, 본 교실의 연구 방향과도 일치하며, 현 실험실에서 가능한 연구들을 고심해 보았다.


치주염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면서,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천연물질을 모색하다, 4478종의 한국 자생식물을 스크리닝 하여 가장 탁월한 항균력을 보인 토란을 활용한 추출물의 효능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되었다. In vitro로 추출물의 항균력과 세포독성을 살펴보기 위해, 직접 clean bench에 앉아 능숙하지 않은 실력으로 항균실험, 연구자의 손을 많이 타는 세포독성실험, 실험 데이터까지 직접 분석을 하는 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토란 추출물이 추가적으로 항염작용도 보이고, 파골세포의 분화능도 억제한다는 것을 밝힌 우리 교실은, 치주염의 예방과 치료제로서의 잠재력이 많다고 보아, 다음 단계인, 쥐를 이용한 in vivo 실험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과연 학부생으로서 동물실험을 해본 치과대학생이 몇이나 될까라는 생각을 하며, 이런 값진 기회를 할 수 있게 되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실험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가장 힘들고 기억에 남는 날이, 쥐들의 치주염 유발 정도와 토란 추출물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micro CT 촬영과 oral microbiome 분석을 위해, 쥐들을 희생하는 날이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박사님과 선배님께서 고생하시며 쥐의 안락사와 해부 등을 진행해 주셨지만,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 환경에서 쥐 케이지를 나르고, 세척하고, 머리 보관까지… 실험에 참여한 모두가 땀에 절어 있는 상태로 실험이 마무리되었다. 많은 고생을 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였지만, micro CT 데이터가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 않아 매우 아쉬웠고, 세상의 모든 연구들이 많은 실패와 보완을 통해 얻어진 결과라는 것을 느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전국의 치과대학생들과 영어로 교류할 수 있는 전국 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학술경연대회가 본교인 원광대학교에서 주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본과 2학년 학생으로, 학업, 실습, 학술대회를 병행한다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고 포기를 하고 싶은 상황도 많았지만, 힘을 불어넣어주신 분은 바로 교수님이셨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발표를 위해 하나라도 더 피드백을 해주시고, 힘들 때마다 진지하며 밝은 표정으로 공감해 주시면서 따뜻한 조언을 해주셨다.


학술경연대회 하루 전, 다음날의 영어로 진행되는 발표와 질의응답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고 생각한 순간, 마치 드라마처럼 코로나 때문에 대회가 1월로 미뤄졌고, 동영상 발표와 실시간 줌으로 질의응답을 진행하게 되었다. 동영상 편집과 제작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실시간으로 11개의 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의 교수님들께서 직접 질문을 하신다는 것이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질의응답시간이 걱정과는 다르게, 다른 팀들의 주제에 대해 들어볼 수 있고, 심사위원들의 공격적인 질문이 아닌, 실험에 대한 피드백과 미처 설명드리지 못한 부분까지 전달할 수 있는 기회라고 느껴졌다.


다양한 연구주제와 뛰어난 영어 발표 실력을 지닌 우수한 학생 사이에서 수상(학생학술경연대회 금상 박지현·이수진 팀)하게 돼 너무나도 큰 영광이었다. 금상을 받은 것만큼, 치과생체재료학교실에서 직접 실험을 하고 동물실험까지 경험해본 게 매우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된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학생들의 연구활동에 대한 격려 및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교수님들과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분위기 덕분에 가능한 경험이라고 생각된다. 추후에 더 많은 후배가 학교 공부뿐 아니라 관심을 갖고 있는 다양한 연구활동을 하면서 치의학도로서의 다양한 진로의 방향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의미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