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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학기와 비대면 축제

Relay Essay 제2455번째

작년 초인 2020년 1월, 동기들과 동남아 여행을 준비하던 나는 비행기가 취소되고 나서야 코로나19(COVID-19)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많이 고대하던 여행을 못가게 되어 무료해진 나는 본가에 있기보다는 동기들과 마지막 예과 방학을 즐기고 싶어 개강 3주 미리 대구에서 강릉으로 이동하였다.


개강일이 일주일도 안 남았을 때 개강 2주 연기 소식을 들었고, 다시 2주 후 이번 학기가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20년 한 해 동안 몇몇 실습을 제외한 거의 모든 수업과 시험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동기들과는 물론 선·후배간의 교류도 단절되었다.


매년 ‘전국치과대학(원)생 축제(이하 전치제)’를 준비하며 동아리별로 선후배간의 친목을 다질 기회가 많았었는데, 코로나19의 악화로 행사 취소는 물론 동아리 활동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활발하던 학교생활이 그리웠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올해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학생회장에 당선되고 전국치과대학(원)생연합(이하 전치련)의 의장으로 역할을 맡게 되었다. 코로나19가 금방 종식 될 것이라 생각해 강릉원주대학교에서 1년 더 의장 역할을 하고 주최를 맡기로 했지만, 코로나19는 올해까지 지속되었다. ‘단절된 학생들간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였던 나는 임원진들과의 고민 끝에 11개의 치과대학생들과 최초로 ‘온라인 전치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금껏 선례가 없었던 일이기에 처음부터 시작을 해야했다. 가장 시급했던 문제는 전치제 진행 여부가 확실히 결정되는 것이었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많은 교수님들께서 우려를 표하셨고 행사를 다음 학기로 연기하거나 취소하는게 어떠냐는 말씀들을 하셨다.


하지만 이번 ‘전치제’마저 취소된다면 내년 전치련에서는 한번만 경험해본 대규모 축제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또한 오랜기간 단절되었던 학생들간의 교류를 반드시 활성화하고 싶었다. 이러한 뜻은 타 학교 전치련 임원들도 마찬가지였기에 우선 11개 학교 학생회장들과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면서도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구상하여 축제 진행 방안을 모색하였다.


4월초 각 학교 학장님들의 회의 끝에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전치제’를 진행하여도 좋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남은 시간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온라인으로 실시간 방송이 가능한 유튜브 라이브(YouTube Live)를 통해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새로운 프로그램들(E sports, 가요제, 전치제 굿즈 판매, 학교소개프로그램 등)과 기존의 카빙대회를 준비했다.


다행히 온라인이기에 참여율이 저조할거라는 우려와는 다르게 성공적으로 전치제를 진행할 수 있었다. 4,300여명의 전체 치과대학생들 중 스트리밍 평균 1,200명이 시청해 주셨다. E-sports 학교대항전과 온라인 가요제 및 여러 프로그램들을 통해 많은 응원 글들이 채팅창을 메웠으며 모든 11개 치과대학 학생들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처음에는 불확실하고 규모만 큰 행사를 준비하며 걱정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교수님들과 전치련 임원진 분들께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고 감사함을 느꼈으며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을 함께 해낼 수 있었다. 모든 11개 치과대학교 학생들과 소통하고 즐기며 하나됨을 느꼈고 이는 큰 만족감을 가져다 주었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미래에 동료가 될 수 있을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준비 과정에서도 다른 학교들과 많은 교류가 있었기에 처음 ‘전국치과대학(원)생 축제’를 준비하며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치과대학생들만의 특별한 축제가 영원하길 바라며, 하루빨리 대면수업으로 전환되어 나의 동료들과 함께 하고 싶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