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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치과의사

김여갑 칼럼

얼마 전 한 프로 골프선수의 감동적인 기사를 보았다. 나이도 27세 밖에 되지 않은 욘 람(Jon Rahm)이라는 스페인 골프 선수의 이야기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대회에서 4라운드 경기 중 3라운드를 6타 차 선두로 끝내자마자 “코로나가 확진 되었으니 기권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이번에 우승하면 6번째 우승이 되고, 우승 상금으로도 한화로 약 19억 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마지막 한 라운드를 남겨두고 시합을 포기하고 격리에 들어갔다고 한다. 얼마나 답답하고, 화나는 일이었겠는지 상상할 수도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욘 람이 2주 후 열린 US오픈에서 우승을 한 것이다. 스페인 선수 최초의 우승이자,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라고 한다. 우승 상금도 약 25억5400만원이나 되었고, 우승과 함께 세계 1위 자리도 탈환하였다고 한다. 앞서 대회에서 기권하는 일없이 두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했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었겠지만, 그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우승했다는 것은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주전 대회 주최 측에서 기권할 것을 통보했을 때 너무 직접적이어서 통보하는 방법에 논란이 있었지만, 욘 람은 코로나가 위급한 상황에서 선수들이나 갤러리를 보호하고, 대회를 지속하기 위한 일로 투어 주최 측의 조치를 다 이해한다고 하였다고 한다. 격리되어 있는 동안 억울해 하거나, 남 탓하지 않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애썼고, 이미 일어난 일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생각하였다고 한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앞으로의 일을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런 긍정적인 마음 때문이었는지 US 오픈 개막 이틀 전 격리가 해제될 예정이었으나, 24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음성 판정을 받아 사흘 일찍 격리 해제가 되었다고 하며, 모든 일이 기적처럼 순조롭게 풀리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증상도 없었고, 가족 모두 무사하여 얼마나 다행인가 라고 생각하며, 곧 좋은 일이 터질 것이란 믿음이 커졌다고 한다.


사실 욘 람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탁월한 재능을 보였지만 코스에서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했다고 한다. 평소 수줍음이 많고, 생각이 깊다는 그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욕설도 심하게 하였고, 골프채를 던지기도 하면서 거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실망스러운 경기를 한 후에 기자들이 골프 코스에 대하여 물으면 “모르겠고, 관심 없다. 정말 여기 있고 싶지 않다.”라고 거칠게 불만을 표현하여 기자들로부터 비난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어느 날 욘 람은 캐디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갓 태어난 아들(케파)에게 어떤 아버지가 될 것인가? 아버지의 이런 행동을 아들인 케파가 봐도 괜찮을까? 등 많은 생각을 하면서 심리적으로 큰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욘 람은 평소 분노가 우승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이런 생각을 버리기로 하였고, 좌절감을 크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경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수를 해도 예전만큼 괴롭지 않다고도 하였다. 이것이 뒷받침이 되어 욘 람은 아버지가 된 뒤로 처음 맞은 미국 “아버지의 날”에 US 오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아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아버지가 된 것이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바깥세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치과의사협회도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면서 혼란스러운 시기를 맞고 있다. 우리 스스로 자초한 일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를 대표할 새로운 회장이 선출되었다. 이번 선거도 또한 많은 회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선거 과정에서 비판하였던 것처럼 서로 마음에 안 들 수도 있고,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욘 람이 청천벽력 같은 일과 부닥쳐도 곧 좋은 일이 생길 거란 믿음을 가지고, 매 순간 희망을 가지고 버티며, 새로 태어난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다 잡았듯이 우리도 새로 선출된 회장을 중심으로 한 마음이 되어서 우선은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어야겠다는 마음과 나아가서 사회의 일원으로 부끄럽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치과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요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감염재생산지수라는 용어가 자주 나온다. 이는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지수화 한 것인데, “1”이면 환자 한 명이 한 명을 감염시켜 전염세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고, “1”이하면 전염세가 꺾인 상태이며, “1”이상이면 전염의 확산을 의미하는데, 계속 “1”이하를 보이다가 델타 변이에서 람다 변이까지 다수의 전염력이 강한 변이의 발현으로 7월 2일 1.20에서 9일 1.34, 19일 1.32까지 연일 높아져서 방역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필자는 이와 같은 지수를 한 사람 또는 한 직종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과 견주어 생각해보았다. 같은 의료계에 있는 의사, 한의사, 또는 약사 등과 비교하여 치과의사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쉽게 말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정도와 opinion leader로서의 역량은 어느 정도일까? 정확하게 수치로 말할 수는 없지만 치과의사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이를 위해 필요한 첫 번째 단계는 나의 부족함을 아는 겸손함이고, 두 번째는 이를 바탕으로 하나로 단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치과계가 언제부터 이렇게 고소, 고발이 남발되었었나? 그러지 말자. 그리고 가다듬자.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