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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발 대출대란, 치의도 문 좁아질까

하나은행, 전문직 신용대출 전면 중단 공지
장기화 전망 낮지만, 규제 추이 예의주시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로 은행권 대출 한도가 잇달아 축소되며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일부 시중은행이 치과의사를 포함한 모든 전문직 전용 신용 대출 상품 판매를 연중 전면 중단해, 파동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에 전문직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중단한 시중은행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월 20일부터 연말까지 닥터, 의료인 클럽을 포함한 모든 전문직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기존에 하나은행은 치과의사, 의사, 한의사 등 의료인을 상대로 최대 3억 원 한도의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해 왔다. 하지만 올해 대출 대란이 시작되자, 1월 한도를 축소한 데 이어 마침내 10월부터는 판매 자체를 중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단된 전문직 신용대출은 올해 내 유지될 예정이며, 아직까지는 달리 해소될 전망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다행히 하나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의 전문직 전용 신용대출 공식 중단 사례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계속된 가계대출규제로 악화한 여론의 불씨가 전문직 대출까지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 힘 강민국 의원은 지난 10월 5일 고소득 전문직과 일반 시민 간 대출금리 및 한도 차이가 극명함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독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강 의원은 “신용대출에서도 전문직과 일반 시민의 차별이 뚜렷해지면 결국 일반 시민은 2금융권 등을 찾게 돼 높은 금리에 고통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의 금리 차이와 개인 신용평가 등이 적정한지를 금융감독원이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개로 지난 10월에는 전문직 대출금리가 일반 직장인보다 높아지는 일반적이지 않은 현상까지 포착돼, 우려를 산 바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전문직 대출금리를 조정한 상태이나, 언제 금리가 변동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가중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대출의 문이 점차 좁아질 기미를 보이자 치과 개원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서울시에서 개원을 준비 중인 한 치과의사는 “대출 규제가 더 심각해지면 개원의 꿈은 접어야 할 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러다가 페이닥터 생활만 하염없이 길어지는 것은 아닌지 근심”이라고 토로했다.


관련 전문가 의견도 이와 유사했다. 치과 경영 전문가 정기춘 원장(팀메이트치과의원)은 “신규 개원 치과의사는 신용대출을 찾는 경우가 잦은데, 현재와 같은 규제가 확산하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치과 인수·양도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사태를 진단했다.


정 원장은 “신규 개원 및 인수를 진행 중인 치과의사는 갑작스럽게 대출이 막히면 2금융권이나 3금융권까지 손을 뻗을 수 있어 우려된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장기화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으므로 신중한 추이 관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