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 턱 다해 하나 밖에 안 남은 송곳니
보기에는 멀쩡한데 살아온 세월만큼
잇몸 허물어져 힘없이 흔들거린다
그냥 내버려 두어도 밥 먹다 빠져버리겠다
텃밭에 무 뽑기보다 훨씬 가볍게 뽑혔다
할머니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 흐른다
“아프셨어요, 그렇게?”
할머니는 말없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 세상에 부모님께 받은 치아들 다 잃고
마지막 남은 아들 같은 송곳니마저 뽑혔으니
불효도 불효지만
누굴 의지하고 살거나
병아리 눈물만큼 핏기 묻은 송곳니
싸달라고 애원한다
측은지심(惻隱之心) 없는 치과의사
천국 가긴 영 글렀다.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