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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信念)의 가격(價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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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나라의 제후국이었던 주나라의 무왕이 상나라 주왕을 멸하자,

백이(伯夷)와 숙제(叔齊) 형제는

신하가 어찌 천자를 토벌할 수 있느냐며 주나라의 곡기를 거부하고,

수양산에 숨어 고사리를 캐어먹고 지내다 굶어 죽습니다.

 

대의명분을 지키기 위해 죽음과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김상헌과

살아야 대의명분도 지킬 수 있다는 최명길의 주장은

왕실과 종묘사직을 보존하기 위한 방책으로

척화와 주화라는 선택하기 어려운 대립관계를 이룹니다.

그사이 조선 땅과 수십만 민초들은 유린당하고 먼 이국땅으로 끌려갔습니다.

 

신군부에 대항하는 민주화 투쟁은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에서 그 열기를 더하고, 5월 광주에서 정점으로 타올라

탱크와 헬기 기총 사격 앞에서도 끝까지 당당하고 담담하게

자유를 외쳤습니다.

 

신념을 환산 가능한 가격(價格)으로 매길 수 있을까요?

가치(價値)라고 하는 모호한 개념으로 정의하면 더 고상해지는 것일까요?

신념의 값을 매기고 가치 판단을 하는 최우선 기준은

민초여야 하고, 조직 내 회원이어야 합니다.

단단함이 없는 신념은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선전하여도

가치 환산은 고사하고, 제 주장하는 가격대로는 절대로 쳐주지도 않습니다.

 

불법도 너의 이득을 위해 펼쳤다는 허황된 논리를 펼치면서,

더 높은 자리를 탐하고자 “절차와 규정 따위 나에겐 필요 없어.”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고 제왕적으로 군림하는 이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회원의 최대 관심사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선다는 명분을 내세웁니다만,

자신의 잇속을 차리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말입니다.

애초에 값을 매길 신념조차 없는 자가 펼치는 미래는 조직의 공멸입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수차례 범람하는 물결에도 굴하지 않고,

굳건히 뿌리를 내려 시원한 그늘을 주었던 나무는,

지난해 밑동만 남기고 부러져 떠내려갔지만,

낮잠(午睡)처럼 달콤했던 기억을 주었습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