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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스펙트럼

지난 칼럼 ‘분주함에 중독되지 않기’에서 ‘체계적인 분주함이 아니라서 고통스럽다’라고 말씀드렸었습니다. 그렇게 어느덧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저도 참 갈팡질팡 한다고 느끼는 것이 그 전 칼럼의 글 소재가 욕망이나 미라클 모닝처럼 뭔가 지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강조해왔었는데, 그새 또 ‘이건 아닌데’라는 스탠스에 서 있으니 일관성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마음에 어떻게 해야 할까 하다가 원씽(The One Thing)이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부제가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인 것처럼 분주함에 고통스러워하는 저에게 맞는 책이었습니다. 사실 10년 전에 읽었던 책이었는데, 그날 창업한 법인의 방향 설정을 다시 하는 피봇팅을 오래 고민하다가 갑자기 그 책이 다시 떠올라서 찾아서 읽었습니다. 책의 제목 그대로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에 집중하라는 내용입니다.

 

당시에는 10년 전이니 제 나이도 30대 초반이었고 결혼도 안 한 총각에 막 전공의가 끝나갈 무렵이라 그렇게 분주하지 않았기에 책의 내용이 구구절절하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녀가 둘인 40대이며 여러 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지금 책의 내용이 절절하게 와닿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저글링(Juggling)과 같은 멀티태스킹을 잘해야 더 성공해야 한다는 신화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 아닌 위대한 일을 해낸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 일을 설정하고 그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여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시그니처와 같은 문장은 “다른 모든 것을 더욱 쉽게 또는 필요 없게 만들 단 하나의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평범한 우리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살고 있습니다. 사실 그 일들 하나하나가 자신이나 가족 또는 내가 속한 집단에서 중요한 일들입니다. 그런데 위대한 일을 해내려면 사실 그 중요한 모든 일들을 저글링을 하듯이 멀티태스킹으로 해내면 사실 그럭저럭 평범한 성취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의지력을 발휘하면 주변 사람들의 칭찬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저에게 행복할지 의문이 듭니다.

 

게다가 의지력은 무한하게 펑펑 솟아 나오지가 않습니다. 어떤 일이건 의지력을 소비해서 씁니다. 그것이 싫어하는 일이면 더 많이 쓰게 되죠. 내가 원해서 하는 일도 진행되면 고통스럽고 의지력을 더 많이 요구하게 됩니다. 그렇게 의지력이 고갈되면 지쳐서 번아웃에 빠지게 되고, 유희적인 활동을 하고 잘 쉬어야 의지력이 다시 충전됩니다. 이 의지력을 쓰는데 있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던져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적당히 중요한 것을 넘어서 나의 미래를 바꾸고 세상에 영향력을 크게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일인가?

 

그냥 적당히 중요한 것으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의지력은 유한하므로 아껴서 써야하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원씽에서는 거절도 잘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은 의지력이 고갈되고 위대한 일을 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의지력을 충전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녁에 좋은 사람들과 술 한잔을 하는 것 또한 더 일을 잘하고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고 죄책감보다는 행복으로 느끼는 마음의 태도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거절을 잘하고 의지력을 충전해 놓았다 할 지라도 스스로 일을 벌려버려서 분주함에 빠지게 되면 의지력이 고갈되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욕망을 추구하면서 덜 고통스럽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